집이라는 모험
신순화 지음 / 북하우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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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과 벽난로 그 하나만으로 이사가게 된 자신의 집이 마음에 들었다는 작가는 그 낡은 시골집에서 아이 셋을 키우고 그 집과 함께 살아나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적어놓은 에세이이다.

시골에 가면 전기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을것 같다는 자신의 착각을 깨주는 여름엔 너무 습하고 겨울에는 너무 추운 시골집을 만나고 무수한 어려움과 역경을 만나는 고군분투를 보여준다.

벌레도 많고 집앞 앵두나무를 자신이 심었다며 마구 따먹고 나무라는 자신에게 외려 큰소리로 화를 내는 동네사람들의 텃세도 있고 무한히도 끝없이 솟아나는 풀이 있는 밭에서 닭들이 똥을 싸대는 마당에서 그녀는 하루에도 열두번씩 놀라고 마음을 추스리곤 하는 그녀의 일상을 기록해 놓았다.


농사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땅이 살아나는 루트와 소중함에 대해 깨닫게 되고 자신이 먹는 음식들에 대한 생각을 달리하게 되고 육류를 거의 먹지 않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아이들은 학교를 오고 가며 자연스럽게 자연을 만나고 죽은새와 고양이를 만나고 그들을 묻어주며 생과사의 철학을 배우기도 한다. 거창하게 무엇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자신만의 뿌리를 가지고 어떤 역경이 와도 잡초처럼 꿋꿋하게 자신의 인생을 설계해 나가길 바란다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큰아이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초등 학교를 자퇴하고 대안학교에 가서 공부 대신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을 만나고 친구들을 모두 집에 초대해 함께 놀고 자기도 한다. 자신의 집이 아지트가 된냥 집이 없어지지 않고 계속 있어주었으면 한다는 아이 친구들의 말에 행복에 대해 생각한다.

한순간에 성났단 마음도 고요한 달빛을 보며 호젓이 내리는 눈을 보며 가만히 추스리게 된다는 작가는 시골집 속의 자신이 익숙해지고 점점 더 큰 애착을 가지고 동화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어쩌면 막연하게 생각할 수 있는 전원 생활의 리얼한 모습에 대해 담담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장점이 무엇이고 단점이 무엇이고 에 대한 관점이 아닌 시골집을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점점 더 그 곳과 하나가 되어가는 실제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듣는 것 같아서 좋았다.

도시가 되었건 시골이 되었건 자신이 있는 공간을 사랑하고 아낀다는 것. 그리고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 속에서 조금 더 자신만의 방식으로 행복해 지기를 원하는 것. 이제 아파트 건설로 매물로 나와 이사를 가야한다는 정든 시골집에서 이제는 남은 하루하루를 더욱 더 소중히 보내게 된다는 그녀의 고백이 그 긴 시간 그 집에서 일궈내고 자라난 소중한 마음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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