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느린 걸음
김병훈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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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가 느린 호흡으로 이전부터 자신이 찍어왔던 사진들과 그 속에 담겨진 짤막한 이야기 혹은 추억 등을 잔잔히 풀어놓는 옛날 사진첩 같은 에세이 이다.



비교적 예전의 사진들이 많이 수록되어있고 요즘 젊은 사람들은 보지 못했을 예전의 모습들이 많이 담겨져 있다.





작가의 가족 혹은 기억속의 장소. 단골집 그리고 자연 등 주제는 굉장히 다양하다.



도시의 모습이 있고 그 옛날 택시의 모습도 있다.몸이 불편하셨던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 1998년 동대문 야구장의 고교야구대회의 모습과 추억이 담겨져 있다.



청계천 아파트의 철거때 집앞을 나서던 부녀의 모습과 예전에 줄을 서서 먹던 중화요릿집의 이야기도 있다.



27년전 승강장에서 아버지와 함께 전철을 기다리며 하셨던 아버지의 말씀을 기억하며 전철을 타면 어쩐지 안도감을 느낀다고 말하는 작가의 아버지에 관한 추억도 있고 창경궁 툇마루에 앉아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보며 사진을 찍던 그 어느날의 작가의 일상도 있다.



굉장히 이전의 사진들이 담겨져있고 나는 비교적 옛날 사람이라 이런 사진들을 보며 알아차릴 수 있는 모습들이 많아서 정겨웠다.



작가의 기억속의 사진과 추억들을 풀어놓는데 나의 예전 기억들과 모습들이 오버랩 된다는 것, 독자로써 책을 읽으며 혹은 사진을 보며 함께 생각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멋진 일인거 같다.



이것이 사진을 실은 에세이의 매력이기도 하다.





책의 한페 이지에 게시된 사진은 한컷이지만 그 한장을 찍으며 그 장소와 시간에서 작가가 마주했을 전후의 상황과 느꼈을 여러가지 감정들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었다.



그저 이쁜 사진만을 나열하고 머릿속의 생각만 풀어놓는 그런 사진집이 아니라서 더 좋기도 했고 책의 재질도 하얗고 미끌거리지 않고 문구점에서 사던 옛날 일기장 느낌의 재활용지 느낌이 나서 예전의 일기를 들여다보는 기분도 들어 정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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