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괜찮아, 엄마 왔어
박형철 지음, 서예주 그림 / 학교앞거북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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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제 괜찮아 엄마 왔어 -박형철

엄마와 딸은 산책을 나선다. 오랜만의 나들이에 신이 난 두 사람은 함께 사진을 찍고 악세서리를 구입하기도 한다. 하하 호호 웃으며 걷는 사이에 어느새 엄마가 사라졌다.

딸은 엄마를 찾아 여기저기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엄마는 여기도 없고 저기도 없다.

엄마는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른 것이었는데 아이스크림을 사서 돌아온 엄마도 없어진 딸을 찾아 이 곳 저 곳을 헤매기 시작한다.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묻고 여기저기를 헤매다가 비를 만났다. 비를 맞으며 엄마의 눈에서도 눈물비가 내린다. 결국 만난 경찰 아저씨에게 자초지종을 말하고 조금 후에 딸이 엄마를 부르며 달려온다.

둘은 재회를 하고 딸은 자기 곁을 떠난 엄마를 울면서 채근한다.

엄마는 이제 괜찮다고 말한다.

여기까지가 이 동화의 줄거리이다. 동화만 보면 엄마와 딸이 놀러 나왔다가 잠시 잃어버렸다가 다시 재회한 이야기가 되지만 작가가 소개에서도 말한 대목이 있고 책 뒷부분에 큐알을 찍어 재생되는 영상을 보면 조금도 이야기는 분명해진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가 딸과 함께 나왔다가 딸을 잃어버렸다가 다시 만난 상황이 된다.

그녀의 딸은 속이 탄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가 행여나 길을 잃고 잘못될까봐 가슴이 아프다. 어머니의 팔에는 보호자 라는 이름도 쓰여져 있지만 놓아버린 손끝에 혼자 어디서 무슨 일이나 일어나지 않을까 전전긍긍 했을 테다.

딸과 함께 나온 어머니, 그리고 딸을 찾아다니는 어머니는 치매에 걸린 노모가 아니다. 그저 언제나 그녀의 눈에는 마냥 어리게만 보이는 어린 딸을 데리고 함께 나와서 시간을 보내다가 잃어버리고 애타게 그녀를 찾는 어머니일 뿐이다.

그녀의 눈에는 아직도 어리고 맛있는 것을 보면 사서 입에 넣어 주고 싶은 딸. 그런 딸일 뿐이다.

어미의 상태는 어미 자신도 어쩔 수가 없지만 자식을 향한 어미의 마음 또한 어찌할 수가 없다.

조금 예전의 동화책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책이다.

서정적인 동네에서 일어난 짤막한 에피소드이지만 딸을 향한 어머니의 마음과, 어머니의 젊음과 현재의 모습이 오버랩되며 마음이 좀 짠하게 아려왔다.

엄마의 한없는 내리사랑이란 어쩌면 우리들에게 숙명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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