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전 - 세상 모든 단어에는 사람이 산다
정철 지음 / 허밍버드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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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평소의 나는 에세이를 잘 읽는 편이 아니었다. 딱히 에세이가 재밌다고 느껴본 적도 몇 없었고, 별것 아닌 글을 휘황찬란하고 예쁘게만 꾸며 써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겉은 예쁜데 정작 포인트는 하나도 못 담은’ 에세이를 너무 많이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 우연히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사실 처음에 이 책을 봤을 때는 ‘아, 이것도 결국 똑같은 겉만 삐까번쩍한 책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평소에 이 책의 저자인 정철 카피라이터의 ‘사람이 먼저다’ 등의 작품을 앞서 마주해 본 적이 있었고, 그 작품들을 정말 인상깊게 읽었던 기억이 있었기에 나는 다른 에세이들을 만날 때의 기대감보다 훨씬 큰 기대를 가지고 이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이 책의 구성은 정말 독특하다.
‘사람사전’ 이라는 책의 제목에 맞춰, 책의 구성도 정말 ㄱ 부터 ㅎ 까지, 다양한 단어들을 수록해 놓은 사전처럼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이 책을 읽을 때 앞에서부터 읽어라- 혹은 프롤로그부터 살펴봐라- 등의 ‘책을 읽어야 하는 순서’ 는 주어지지 않는다. 그저 내가 읽어보고 싶은 오늘의 단어, 문자 페이지를 펼쳐서 당장 읽기 시작하면 된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생각했던 이 책의 장점을 몇 가지 뽑아보았다.

1. 책을 읽는 순서가 반의무적으로 주어지지 않고 내 마음대로 진정한 독서를 즐길 수 있다는 점.
2. 말해 뭐해, 정철 카피라이터만의 담담하면서도 묵직한 문체가 타 에세이들과는 비교할 수 없었던 것.
3. 뻔한 말 한 마디 없이 사람을 향한 부드러운 시선을 짧고 긴 문장들로 ‘어느 페이지에서나’ 만날 수 있었던 것.

이 책은 예쁜 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예쁜 책이 아니라 아름다운 책이다.
그 만큼 읽으면서 굉장히 뭉클했던 문장들도 많았고, 단순히 툭 던진 듯 보이지만 가슴을 깊게 후비는 글들이 너무 많아 이 책을 읽는 동안 굉장히 행복했었다.
부담되지 않지만, 커다란 뭉클함과 따뜻함을 느끼고 싶어하는 각자 자신의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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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SF #1
정소연 외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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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소 공상 과학을 주제로 한, 특히 천체나 우주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나 영화를 감상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여가 시간에 마션, 인터스텔라, 그래비티, 아르테미스.... 등의 많은 작품들을 감상하며 한국에는 SF라는 장르에 대한 작품들이 외국 작품들에 비하여 매우 적어서 아쉬웠던 기억이 있었다.


그러다, 최근 독특한 책 한 권을 우연히 접하게 되어 재밌게 읽어보게 되었다.

가만히 보면 겉 외양은 분명히 책인데, 속은 에세이, 크리틱, 인터뷰, 소설, 칼럼 등 'SF'라는 장르를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는

'오늘의 SF #1' 라는 책이다.


사실, '오늘의 SF #1'은 단순한 서적이 아니라, SF에 관련한 작품들을 다양한 장르별로 묶어둔 한 편의 SF 잡지이다.

'오, 독특하다. 재밌겠는데?' 처음에는 이 책이 잡지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고, 한 장르에 국한된 것이 아닌 다양한 작가님들의 여러 시선에서 바라본 SF를 한 권에서 전부 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만큼 기대도 매우 컸다.

그리고 그 기대는, 참 감사하게도 꺾이지 않았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듀나, 김이환 작가 등 내가 기존에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들을 썼던 작가님들이 오늘의 SF #1의 작가로 포함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 이 책은 못해도 평타 이상은 가겠구나' 하는 생각은 들었다.

그러나 웬걸, 평타를 뛰어넘어 책은 너무 완성도 높은 재미를 보여주었다.

사실 나는 소설이라는 장르를 에세이나 수필보다 더욱 좋아하므로 이번에도 소설 부문에서 가장 큰 재미를 느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의외로 에세이 부문, 특히 정보라 작가의 'SF 작가로 산다는 건' 에서 가장 탄탄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왜냐하면, 평소 무한한 상상력을 필요로 하는 SF 작가들은 자신의 소설에 대한 소재나 참신함을 어디에서 끌어올까 궁금했는데 이 챕터를 보고서 조금이나마 그 문제에 대한 정답을 찾을 수 있었고, 그들의 글을 읽는 나 또한 실제로 SF 작가가 된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에서는 SF라는 장르가 생소한 독자들도 쉽게 이 책의 매력에 녹아들어갈 수 있도록 '위저드 베이커리', '버드 스트라이크', '파과' 등의 다양한 작품으로 유명한 구병모 작가의 작품에 대하여 분석하여 작성된 '구병모론' 등의 글을 통해 SF가 아닌 듯, SF인 공상과학의 재미에 퐁당 빠져들어갈 수 있도록 한 구성이 참 마음에 들었다.

오늘의 SF #1 이라는 창간호를 이어 #2, #3, #4... 쭉 쭉 이 잡지가 이어져 부디 한국에도 SF라는 장르가 외국만큼더욱 보편화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였고, 이로 인해 유명한 SF 작가를 잇는 많은 공상 과학 분야의 작가들의 탄생들을 기대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오랜만에 참 재미있게 읽었던 한 권의 SF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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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 나를 위로하고 사랑하게 만드는 마법의 시간
루이스 L. 헤이 지음, 김태훈 옮김 / 센시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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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저래 많은 일을 겪으며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항상 좋은 일만 겪기에는 정말 어렵다. 특히 나를 가장 사랑해야 할 존재인 '나 자신'이 정작 나에 대한 자존감이 떨어져 우울감과 절망감을 갖게 되고, '아, 나는 항상 왜 이 모양일까' 라고 고민하는 시간이 누구에게나 다 한번쯤은 겪었을 것이고, 겪고 있고, 겪게 될 경험이다.

항상 마음속으로는 '내 자신을 우선에 두자, 나를 사랑하자' 하고 마음을 굳게 다져보지만, 이를 행동으로 실천하기에는 참 어려운 많은 사람들을 위해 그들에게 큰 위로와 도움을 전해 줄 책이 나왔다.

무려 '5000만부 이상' 누계 판매작이자 미국의 대표적인 심리치료사인 루이스 L. 헤이의 유고작, '미러'이다.



사실 나는 자기계발서랍시고 허풍은 뻥뻥 쳤는데, 정작 속은 빈약해서 읽다가 실망했던 자기계발 책들이 많아서 처음에 이 책을 읽기 전에는

1) '이 책과 다른 자기계발 도서와의 차이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2) '5000만이라는 독자들을 변화시키고, 울고 웃긴 이 책만이 가진 매력은 무엇일까',

3) '결국 이 책도 다른 책들과 다름없는 허풍 아닐까'

등의 질문들을 토대로 많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읽은 '미러' 는 다른 심리치료에 관련된 책이나 자기계발서와는 독특한 매력과 아우라를 지니고 있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놀랐던 것은 오직 이 책에서만 드러나는 '미러 워크(MIRROR WORK)'이다.

 

사진에서도 드러나다시피, 미러 워크는 정말 단순하다.

과정은 거울 속의 자신을 들여다보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밖에 없고,  '미러 워크'는 겉보기나 실제로 행했을 때에도 전혀 행하는 과정 중 어려움이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효과는 어마무시했다.

사실 처음에 이 책을 읽으며 나 또한 미러 워크를 행했을 때에는 괜히 쑥스럽고, 이렇게 했을 때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별로 큰 기대는 가지지 않았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2주 동안 미러 워크를 진행하니 실제로 미러 워크를 행할수록 점점 나에 대한 자신감이 상승하고, 평소 타인의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을 지녀 오히려 타인을 불편하게 하지 않으려다가 정작 나 자신이 제일 불편한 상황에 처했던 상황이 많았었는데, 이제는 그런 부탁에 대한 거절도 조심스럽게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동안 힘든 일이 있었다면, 그리고 그 힘든 일으로 인해 나 자신의 마음이 벌레한테 갉아먹힌 느낌이라면 한 번쯤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고 당당하게 추천하고픈 책이다.

'미러 워크' 로 당신의 상한 마음을 다독거려주고, 당신 자체를 정말 사랑할 수 있는 기적이 이 책을 통해 일어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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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식당의 밤
사다 마사시 지음, 신유희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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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친한 친구였던 남자 이야기야. 들어볼 텐가?”.
“들려주실 수 있습니까?”
“상관없지만...... 긴 이야기가 될 걸세.”
.
.
이 책은 고상하고 품위 있는 은하식당의 주인인 ‘주인장’ 과 주인장이 운영하는 가게인 은하식당으로 모여 각자의 사연을 나누며 등장하는 가끔은 따뜻하고, 가끔은 애절하고, 가끔은 눈물을 훔치게 되는 이야기들으로 이루어져 스토리를 펼치고 있다.

처음 이 책을 읽기 전, 사실 표지가 너무 예뻐서 이 책의 서평이벤트에 신청한 책에 대한 외모지상주의(?) 도 없지 않아 있는데 내용도 표지만큼 참 잔잔하고 예뻤다.
책 자체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고 즐기면서 읽었지만 그래도 내가 개인적으로 느낀 아쉬움을 적어보자면 내가 기대했던 ‘음식’ 에 관련된 이야기는 많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처음에 나온 이야기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후반부로 지나가는 부분에서는 앞부분보다는 책장이 넘어가는 속도가 조금 느렸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던 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이렇게 잔잔하고 따뜻한 소설을 읽게 되어 반가웠고, 이 책은 독특하게 일반적으로 악역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거의 등장하지 않아 읽는 내내 색다르게 즐거웠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행복을 놓치지 않고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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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264 : 아름다운 저항시인 이육사 이야기
고은주 지음 / 문학세계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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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부터 고등학생 2학년이 된 현재까지, 거의 5년에 걸쳐 지금까지 국어와 문학 시간에 많은 우리나라의 저항 시인들과 그들의 저항 시를 배워 왔다. 그 중에서 배우며 내가 가장 좋아했고, 현재도 가장 좋아하고 있는 시인 두 명은 '서시', '별 헤는 밤' 등으로 유명하고 이번 1학기 기말고사 시험범위에도 수록되었던 시인인 윤동주 시인과 고등학교 1학년 때 수행평가로 추가로 조사해 가서 노트 포트폴리오 검사를 맡았던 기억이 있는 이번  '청포도', '강 건너간 노래', '광야' 등으로 유명한 이육사 시인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두 시인 중 한 명인 이육사 시인의 삶을 소설로 풀어낸 책이라 읽기 전부터 기대되고 흥미로웠던 점도 있었지만, 반면에 '내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시들로만 책의 내용이 주로 구성되어 있으면 어떡하나' 하는 마음을 가지고 기대 반, 떨림 반으로 이 책을 펼치게 되었다. 


이 책은 작은 책방을 운영하며 그 시대의 문인들을 좋아하는 마음보다 더 위인 존경하는 마음으로 그들의 글을 즐겨 읽는 '나'의 책방에 이육사 시인이 들어오는 것 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처음에는 이육사와 그의 시에 대한 내용으로 티격태격하다가 '나'와 이육사 시인 사이에 열띤 토론이 벌어지게 되고 그로 인해 안면을 트게 된 '나' 와 이육사 시인은 그간 있었던 이육사 시인의 행적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가끔은 쫓기는 이육사 시인을 본인의 책방에 숨겨주기도 하며 결론적으로 '나'는 이육사 시인에게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첫 아내를 결코 배반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또 계속하여 독립운동을 비밀리에 진행해야만 했던 이육사 시인은 '나'를 위해 시를 한 수 지은 채 떠나게 되고, 이어서 북경에서 독립운동을 진행하던 이육사 시인은 결국 북경의 일본 영사관 감옥에서 사망하게 된다. 그가 떠난 이듬해 해방을 이루고 한참을 더 살아온 '나'는 칠순에 이른 어느 날 그간 있었던 모든 일을 글로써 적게 되고, 그 원고가 조카인 '나'에게 돌아온다.


 독특하게도, 이 소설에는 두 명의 '나' 가 존재한다. 과거의 시점에서는 책방의 주인이자 이육사를 도와주며 흠모했던 '나', 그리고 현재의 시점에서는 과거의 시점의 '나'의 조카이자 현대 상황의 시대에서 이육사에 대한 새로운 내용을 알아가고 있는 '나' 로 이 책은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고, 그 점이 책을 읽으며 계속되는 장면 전환의 한 포인트가 된 것 같아 나한테는 인상깊었던 부분인 것 같다. 


명예나 본인의 부보다는 오직 조국의 독립을 원했던 이육사처럼 나도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현재 열심히 준비해 나가는 성실함을 갖추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들게 만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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