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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SF #1
정소연 외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1월
평점 :
나는 평소 공상 과학을 주제로 한, 특히 천체나 우주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나 영화를 감상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여가 시간에 마션, 인터스텔라, 그래비티, 아르테미스.... 등의 많은 작품들을 감상하며 한국에는 SF라는 장르에 대한 작품들이 외국 작품들에 비하여 매우 적어서 아쉬웠던 기억이 있었다.
그러다, 최근 독특한 책 한 권을 우연히 접하게 되어 재밌게 읽어보게 되었다.
가만히 보면 겉 외양은 분명히 책인데, 속은 에세이, 크리틱, 인터뷰, 소설, 칼럼 등 'SF'라는 장르를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는
'오늘의 SF #1' 라는 책이다.
사실, '오늘의 SF #1'은 단순한 서적이 아니라, SF에 관련한 작품들을 다양한 장르별로 묶어둔 한 편의 SF 잡지이다.
'오, 독특하다. 재밌겠는데?' 처음에는 이 책이 잡지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고, 한 장르에 국한된 것이 아닌 다양한 작가님들의 여러 시선에서 바라본 SF를 한 권에서 전부 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만큼 기대도 매우 컸다.
그리고 그 기대는, 참 감사하게도 꺾이지 않았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듀나, 김이환 작가 등 내가 기존에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들을 썼던 작가님들이 오늘의 SF #1의 작가로 포함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 이 책은 못해도 평타 이상은 가겠구나' 하는 생각은 들었다.
그러나 웬걸, 평타를 뛰어넘어 책은 너무 완성도 높은 재미를 보여주었다.
사실 나는 소설이라는 장르를 에세이나 수필보다 더욱 좋아하므로 이번에도 소설 부문에서 가장 큰 재미를 느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의외로 에세이 부문, 특히 정보라 작가의 'SF 작가로 산다는 건' 에서 가장 탄탄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왜냐하면, 평소 무한한 상상력을 필요로 하는 SF 작가들은 자신의 소설에 대한 소재나 참신함을 어디에서 끌어올까 궁금했는데 이 챕터를 보고서 조금이나마 그 문제에 대한 정답을 찾을 수 있었고, 그들의 글을 읽는 나 또한 실제로 SF 작가가 된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에서는 SF라는 장르가 생소한 독자들도 쉽게 이 책의 매력에 녹아들어갈 수 있도록 '위저드 베이커리', '버드 스트라이크', '파과' 등의 다양한 작품으로 유명한 구병모 작가의 작품에 대하여 분석하여 작성된 '구병모론' 등의 글을 통해 SF가 아닌 듯, SF인 공상과학의 재미에 퐁당 빠져들어갈 수 있도록 한 구성이 참 마음에 들었다.
오늘의 SF #1 이라는 창간호를 이어 #2, #3, #4... 쭉 쭉 이 잡지가 이어져 부디 한국에도 SF라는 장르가 외국만큼더욱 보편화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였고, 이로 인해 유명한 SF 작가를 잇는 많은 공상 과학 분야의 작가들의 탄생들을 기대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오랜만에 참 재미있게 읽었던 한 권의 SF였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