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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이중계약 - 음악가들의 고군분투 생활기
니시하라 미노루 지음, 이언숙 옮김 / 열대림 / 2016년 12월
평점 :
알쓸신잡에서 잠깐 언급된 책이라, 도서관에서 빌려 봤다.
부제 '음악가들의 고군분투 생활기'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18, 19세기 당시 사회 속에서 음악가들은 어떻게 살았는가, 어떻게 생계를 유지했는가 라는 다소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기가 이 책의 포인트 인 것 같다.
그 외에 책 내용의 전개는 반복되는 내용이 많고 좀 지루했다.
책 첫 부분에 음악가들의 초상화와 간략한 설명들이 10여쪽 이어지는데, 여기에 책 내용이 다 압축되어 있다. 그래서 책은 주욱 훑어보는 식으로 봤다.
그나저나 2017년 대한민국에서 음악하는 젊은이들도 여전히 배고프다. 알바 뛰어가면서 좋아하는 음악을 꾸역꾸역 해나가는 이들이 아직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음악가의 어려운 현실을 개선하고 제도적, 정책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쪽으로 포커싱을 맞춰서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직업으로서의 음악가가 필요하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음악을 좋아하고 악기를 잘 연주한다고 해서 모두가 음악가가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삶의 여백으로서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이에 적절히 부응하는 소수의 프로 음악인들이 있다면 음악은 발전하는 것 아닐까?
결국 음악을 향유하는 일반 대중의 수와 자세가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p.34
그다지 지명도가 없는 연주가가 무대에 서는 경우, 청중을 불러모으는 일은 연주가의 중요한 숙제다. ... 관객을 모으는 작업은 당시 음악가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p.44
음악가, 좀 더 엄격히 말해 연주자의 사회적 존재감은 당시 음악의 사회적 존재감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었다. 19세기에 들어서면서 음악가는 정치적인 이유나 경제적인 요인으로 몰락해 가는 궁정악단을 떠나 자유로운 신분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음악가는 궁정의 규칙으로부터 자유로워진 대신에 수입이 불안정해지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p.114
연주회를 개최할 때, 샹들리에 등 연주회장을 연출하기 위한 비용은 연주가가 부담해야 했다. ... 아직 홀 하나를 채울 정도로 인지도가 높지 않은 신인 연주가의 경우, 조명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연주회를 늘 낮에 열었다. 그러나 청중 입장에서는 낮에 열리는 연주회는 그 즐거움을 반감시키는 것이었다. 연주회장의 최대 매력은 누가 뭐래도 빛으로 반짝이는 화려한 촛불 샹들리에에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