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vs 일본 한반도에서 만나다 - 러일전쟁 전쟁으로 보는 국제정치 정치 1
이성주 지음 / 생각비행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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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에서 소개된 것 보고 집어들게 된 책일터...


'전쟁으로 보는 국제정치' 기획의 첫번째다.





인류의 역사는 곧 전쟁의 역사다. 지구상에 전쟁이 없던 때는 없었다.

...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로를 죽일 듯 노려보며 총칼을 뽑아들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잊어버리고 일상을 영위한다. 그리고는 전쟁이란 군인들에게 한정된 문제일 뿐이고, 전쟁은 우발적인 충돌에 의해 일어난다는 잘못된 선입견을 갖는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전쟁은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의 연장'이라는 클라우제비츠의 유명한 금언을 꺼내지 않더라도 전쟁이 군인들에 한정된 폭력 행위가 아니란 사실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한 나라의 군사력은 곧 그 나라의 주권을 의미한다. 이 주권이 움직여서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전쟁이다. 전쟁은 그 자체로 한 나라의 정치 행위이며 최후의 외교 정책이다.


'전쟁으로 보는 국제정치'라는 기획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했다. 전쟁을 전쟁 자체로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전쟁의 막후에 있었던 수많은 이해관계와 정치적 결정을 더듬어보며 전쟁의 본질을 함께 고민해보자는 것이다.



필자의 머리말대로 이 책은 러일전쟁 전사戰史가 아니다. 러일전쟁을 전후로 한 국제정치사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영국과 러시아 간 세계 패권을 놓고 다투는 그레이트 게임에서 청일전쟁의 전후사정, 삼국간섭 후 일본의 내정상황 등을 스피드하게 제시하여 글 읽는 맛이 난다. 


확실히 딴지일보에 연재한 글 만큼 전혀 지루하지 않고, 전혀 어렵지 않다. 

매우 흡입력 있고, 쉽고, 간결하고 담백하다. 

(물론 좀 더 충분한 사료와 근거들을 제시하며 깊이 있게 사안을 다뤄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 아쉬움은 러일전쟁을 다룬 다른 책들로 보충하는 걸로...)


출퇴근 시간만 읽었는데, 이틀만에 다 읽었다.




그리고 나는 필자가 간간히 무정부주의적 자세-적어도 민족주의, 국가주의를 혐오-를 드러낸 것 같다고 느꼈다. 일본놈이라고 다같은 일본놈이 아니다.

국가주의, 민족주의를 활용해 일본국민들을 현혹시킨 정치, 군사 기득권 세력과 일본시민의 비참한 현실이 확연히 대비된다.  


225쪽

일본 국민은 청일전쟁으로 시작된 전쟁 국가의 길을 러일전쟁에서 확립했고, 이후 제2차 세계 대전 때까지 전쟁 국가에서 살아가야 했다. 결과는 참혹했다. 전쟁터에 끌려 나가지 않아도 전비로 내놓아야 하는 세금은 어떻게 감당했을까? 전시 때에는 세금과 생명을 같이 내놓아야 했고 평시에는 생명만큼 소중한 돈을 세금으로 내야 했다.

 제1차 세계 대전 덕분에 한숨 돌리긴 했지만 대공황이 터지면서 일본은 다시 위기에 빠져들었고 이후 중일전쟁(태평양전쟁)으로 나아가기 위한 수순을 밟았다. 일본 국민은 경기가 좋든 나쁘든, 전쟁을 하든 안 하든 언제나 희생해야 했고 생명의 위협을 느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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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충돌 - 독일의 부상, 중국의 도전, 그리고 미국의 대응
장미셸 카트르푸앵 지음, 김수진 옮김 / 미래의창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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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국의 충돌 The clash of Empires / 장미셸 카트르푸앵 

- 독일의 부상, 중국의 도전, 그리고 미국의 대응



내가 이 책을 어쩌다 읽게 되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사실 이 책의 전체 내용은 부제가 전부다.

(물론 미국 얘기는 별도 섹션이 없긴 하다.)


중국이 급성장하고 있고, 단순한 카피캣에서 이제는 전략을 가지고 움직여 나감으로써 점점 제국의 위용을 갖춰나가고 있다는 이야기.


뭐 여기저기서 들어본 썰이다.



이 책에서 독특한 점은 "독일"이다.


경제적 측면에서 독일의 부상, 그리고 이런 점을 바탕으로 EU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 행사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독일은 중상주의 모델을 국가성장전략으로 오래전부터 설정하여 추진해 오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설명이다.


국가와 기업이 서로 도와가며 경제성장을 이끌어오고 있으며, 따라서 전세계적으로도 특별히 적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외교전략도 이에 기초한다.


"한 국가를 정복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칼로 정복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빚으로 정복하는 것이다." - 존 애덤스 (미국 2대 대통령)


독일의 중상주의 전략이 지향하는 바를 정확히 설명하는 문장이다.





필자가 이 책을 쓴 진짜 이유는 맨 마지막 장에 나온다. <그렇다면 프랑스는?>


절대강자 미국에 종속되지 않으면서, 서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독일 라인에 대해서 필자는 부러워하고 있는 것 같다.


프랑스가 명분만 따르고 국가발전 전략이 없어서 이 지경까지 몰락했다고 지적한다.



프랑스를 사랑하는 애국자 만세! 라고 끝나기에는 우리의 현실도 녹록치 않다. 


굳이 총칼로 정복당하지 않더라도, 빚으로 정복당하는 게 더 무섭다는 사실을 우리는 애써 모른 척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심히 걱정스럽다. 








빅브라더 p.286

콘텐츠 대신 콘텐츠를 담는 그릇을 공략했던 인터넷 기업들은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이들은 어떤 제품이건 다 갖추고 있고, 어느 곳이건 다 총알처럼 배달해주는 전 세계적 차원의 거대 하이퍼마켓과 같다. 도서, 음악, 영화, 방송, 미술 작품 컬렉션 등을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부가가치 측면에서 살펴봤을 때, 이제 작가나 제작자, 지식인, 예술가에게는 잘 차린 잔칫상에서 떨어진 부스러기만 돌아올 뿐이다. 인터넷 사용자들은 심지어 그들 스스로 작가, 배우, 창작자가 된다. 그것도 무료로 말이다. 이들이 기분을 표현한 글이나 댓글, 사진 등으로 인터넷상의 내용은 더 풍성해진다. 



회계사의 탈을 쓴 패권국 p.291

"한 국가를 정복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칼로 정복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빚으로 정복하는 것이다." - 존 애덤스

앵글로 색슨 자본주의는 칼을 좋아한 반면, 질서자유주의는 빚을 더 좋아했다. 화폐가 같은 경우 남들이 진 빚을 이용해서 그들을 슬그머니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p.299

고객과 좋은 관계 유지하기, 독일 기업에 해가 될 만한 위험은 절대로 감수하지 않기. 이것이 바로 독일 정부가 유지하고 있는 외교 노선이고, 독일 정부는 이를 유럽 차원에서도 적용시키고자 한다.



p.315

I경제(IT economy)에서는 '노동 뇌'가 노동력을 대신해서 주요 생산요소가 된다. 반복적인 임무는 로봇이 맡는다. 고용 구조가 밑에서부터 꼭대기까지 완전히 바뀐다.

...

하지만 헛된 환상을 품어서는 안 된다. 적응 과정에는 고통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특히나 교육 시스템에서는 이런 새로운 사회에 대한 준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고통이 가중될 것이다. 또한 젊은이들을 이에 대처하도록 준비시키지 않고 있어서 상황은 더욱 나쁘다.

오늘날과 미래의 일자리는 생산 이전 단계, 즉 연구, 혁신, 디자인에서 찾을 수 있다. 또한 소비자와 고객의 수요와 필요에 맞게 제품을 계속 변화시키는 업무를 담당하는 분야도 유망하다. 생산 이후 단계에서는 제품의 유지, 보수,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며 소비자와 직접 접촉하는 서비스 분야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 



p.317

정부는 이러한 활동을 장려하고 동반자가 될 수는 있지만, 더 이상 유일한 컨트롤타워 역할은 하지 못한다.



p.320

모든 것의 시작은 학교, 바로 교육에 있다. 개혁을 거치는 동안 교육 시스템은 기진맥진한 상태이고 문맹자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

교육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는 과제는 큰 그림을 그려야 실현시킬 수 있다.


한 국가를 정복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칼로 정복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빚으로 정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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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소년 탐정단 오사카 소년 탐정단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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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소년탐정단>  히가시노 게이코/ 김난주 역




제목과는 다르게 소년들이 주인공으로 활양하는 게 아니라, 다케우치 시노부 선생이 대활약하는 추리소설이다. 그럼 제목을 '오사카 탐정 선생님'이나 '탐정 시노부 선생의 활약' 뭐 이런 정도가 맞지 않나?


암튼 다섯 편의 짧막한 글들을 모아놓았다. 주인공과 함께 상황을 예리하게 바라보고 추론하는 모험을 하다보면 금새 다 읽힌다. 


재미있다. 추리소설 더 보고 싶다. 


그 피곤한 와중에 애들 재우고 한밤중에도 내 눈을 붙잡아 둘 정도였으면 뭐 말 다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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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대가족, 오늘만은 무사히!
나카지마 교코 지음, 승미 옮김 / 예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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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내 심경을 대변하는 것 같아서, 사서 읽게 된 듯 싶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말처럼, 조용하고 편안한 집은 기대할 수도 없다.

예를 들어, 환절기다 싶으면 한 놈, 두 놈 코를 훌쩍거리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온 식구들이 다 감기다. 다 데리고 병원이라도 한 번 갈라치면 뻥 조금 보태서 '민족의 대이동' 수준이다.


객관적으로 힘들다. 정신 없다. 맞다.


그런데 사람이 참 희안한게 행복하면, 즐거우면, 똑같은 상황이라 하더라도 별로 힘이 안 든다는 사실... 웃으면서 넘어간다.






이 소설의 가족들도 다 아픔이 있다. 힘들다. 냉정하게 보면 상처입고, 망하고, 왕따 당하고, 집 밖에도 못 나가는 지질이 궁상 루저들이다. 


작가는 관습적으로 성급하게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실제 우리네 삶처럼 그냥그냥 그럭저럭 덮어놓고 살아갈 뿐이다. 그럼에도 가족이라는 바운더리가 있다는 사실로 희망은 살아나는 느낌이다. 조금씩 일어날 힘이 생긴다. 


문제있는 가족들이 모였지만, 극적으로 서둘러 꼬매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 접근이 실제 우리네 삶과 닮았다. 더 생생하다.


다른 분들도 리뷰에서 밝히듯, 이야기를 너무 서둘러 마무리하는 느낌은 받았다.

좀 더 긴 호흡으로 다시 이야기를 풀어가도 괜찮을 것 같다.





아래는 읽다가 표시했던 부분



169쪽.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그녀가 올 시간이라는 생각에 문득 창밖을 내다보다가 눈이 부신 듯한 표정으로 2층을 올려다보던 가야노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가쓰로는 명치를 한 대 얻어맞은 듯한 충격에 휩싸여 시선을 피하려고 했으나, 활달한 그녀는 그를 향해 손을 흔들며 입을 크게 벌려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순간, 자기도 모르게 오른손을 얼굴 옆까지 들어 올리고 만 가쓰로는 그 자세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녀는 방긋 웃으며 현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갔다.




172쪽. 


이제까지는 아무리 세상 사람들이 소란을 떨고 과자 업체가 선전을 해도 가쓰로에게는 북한 국방위원장의 생일 이틀 전 정도로밖에 인식되지 않았던 그날이, 그 일 이후로는 가쓰로의 역사에 혁명기념일처럼 선명하게 각인되고 말았다.







그나저나 '출판사 책 소개'는 정말 휘황찬란하다. 출판사 소개글만 보면 아주 노벨문학상이라도 타야 할 것만 같다.


한정된 재화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조금 귀찮더라도 좀 더 두 눈 부릅뜨고 살펴봐야겠다는 교훈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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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히노 에이타로 지음, 이소담 옮김, 양경수 그림 / 오우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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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부터가 도발적(?? 아니 지극히 당연한 말인걸)인 책.


저자의 주장이 너무도 당연하지만, 당연한 걸 당연하다고 여기지 못하는 세태와 용기가 부족하여 참고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에게 외치는 샤우팅이랄까...



저자는 '서비스 야근'-야근수당 없이 강요받은 야근-에 대한 문제제기에서 부터 글을 풀어간다.

서비스 야근을 당연시하는 직장문화의 근저에는 어떤 생각이 깔려 있는가


'일=보람' 이라는 많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그 가치관이 바로 문제의 시작이라는 지적이다. '일에서 보람을 찾아라', '보람있는 일을 해라' ...


이런 식의 사고는 경영자 위주의 사고방식으로 우리가 어려서부터 받은 교육과 미디어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강요된다.


하지만, 나와 회사의 관계는 철저히 그 근본을 따져보면 "계약관계"이다.

대등한 두 존재가 만나 계약을 맺는다. 

나는 노동과 시간을 제공하고, 회사는 그에 따른 결과(이익)을 취하며 반대급부로 월급을 지급한다.


이런 계약관계에 대한 인식이 건강한 '나-회사' 관계를 형성해준다.

그렇지 않고 일에서 보람을 따지기 시작하면, 회사에 종속되는 '사축社畜'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사축이 되지 않기 위해서, 동조맥락 속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몇 가지 방법도 제시한다. 

대등한 계약관계, 거래처 관계, 노동시장에서 자신의 가치 정직히 바라보기 등


결국 직장을 다니더라도, 계속적으로 미래를 준비하라는 안철수의 메시지와 같다.




편한 자리를 박차고 계약직을 자처한 상황에서,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친구와 이야기 나눈 느낌이랄까...




참, 매우 적절한 멘트와 상황을 연출한 일러스트레이션은 최고다!!!




* 일부 별 거 아닌 책이라고 비판하시는데, 저자도 말하듯 별 거 아닌 내용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이미 쿨하게 잘 살고 있는거다. 그렇지 못했던 사람들에게는 생각의 전환이 될 수도 있어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책값은 좀 비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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