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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의 북디자이너 41인
프로파간다 편집부 지음 / 프로파간다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내가 좋아하는 '책'... 그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요즘들어 나름 꽂혀서 읽게 된 책.
그림이 많고, 익숙한 책 디자인들을 보며 옛날 추억도 떠올라서 좋았다.
단점이라면, '어라 이런 책이 있었네'라며 장바구니에 담아뒀다는 것...
(언제 다 보고, 책값은 어쩔것이냐 ㅜㅜ)
책의 형식 : 작가별 질문과 답변 + 작가 스스로 꼽은 대표작들
41명의 북디자이너에게 똑같은 내용의 질문을 던진다. '어떻게 북디자인에 흥미를 느끼게 됐나?', '당신의 영감은 어디에서 오는가?', '당신의 디자인 철학은?' 등등
그렇게 질문을 받은 각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스타일 대로 답변을 보내온다. 이것을 그대로 수록.
그리고 각 디자이너의 북디자인 작품을 수록하고, 각 작품마다 있었던 에피소드나 여담 등 디자이너가 직접 기록한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1세대 북디자이너에서부터 현재 활동중인 작가에 이르기까지, 북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을 관통하는 공통점이 있다면, 나는 '컨텐츠'라는 단어를 꼽겠다.
각자마다의 스타일과 추구하는 바는 다를 수 있겠지만, 디자이너 모두들 기본으로서의 컨텐츠에 집중하고 그 컨텐츠에 충실하고자 다양한 시도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독자들도 안다. 내용과 디자인이 전혀 닮지 않았음을... 결국은 기본으로 돌아가야 하는건가.
41인의 디자이너 중에서...
<정병규>
그의 작업 철학, 가치관, 인생관 등... 다시 한 번 곱씹어 읽어볼 만하다.
<안상수>
<서기흔>
- 편집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
소통에 고정된 방식 같은 건 없다. 다만 편집자뿐 아니라 독자를 포함해 책을 만들며 관계 맺는 모든 이들과 대화하는 마음가짐이 있을 뿐이다. ... '책을 디자인하는 일은 그대와 함께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상상하는 것이고, 함께 나눌 대화의 장소를 정돈하고 가꾸는 일이다. 나눌 대화의 내용을 생각하고, 그 내용에 걸맞은 탁자와 의자, 찻잔, 차의 맛과 향, 그리고 대화의 틈을 메우는 창가의 바람, 그 바람에 흔들릴 커튼을 준비하는 일이다. 그대 이름을 부르는 설렘에서 출발하는 것, 이것이 디자인이다.'
요컨대, 모든 소통의 시작이요 과정이며 끝은 '사랑하는 것'이다.
; 개미, 열린책들 1997
;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홍세화, 창작과비평사 1995
; 태백산맥, 아리랑
<최만수> : 끄레 어소시에이츠
; 명조체의 작은 제목. 여백의 미가 살아있는 작품이 좋다.
- 당신의 디자인 작업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알렌 허버트와 밀턴 글레이저. 그들에게서 그래픽 디자인의 기본을 배웠고, 그들의 디자인에서 느껴지는 '억제된 자유로움'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 당신의 디자인 철학은?
북디자인을 포함해서 그래픽 디자인이라는 것은 기능적 요소(논리)와 미적 요소(감성)의 상반된 두 가지를 동등하게 배려해 구성해 내는 작업이다. 따라서 균형감각이 중요하다.
- 작품 :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이성과 힘 2000], [가만가만 사랑해야지 이 작은 것들, 이철수 판화, 삼인 2005], [2008 snowcat diary] ...
<박상일> : 수류산방
; 20세기 건축의 모험, 이건섭, 수류산방, 2006
; 우리와 함께 살아 온 나무와 꽃, 이선, 수류산방, 2006
; 궁궐의 현판과 주련, 문화재청+수류산방, 2007
; 예술가와 디자이너, 브루노 무나리, 디자인하우스, 2001
- 어떻게 북디자인에 흥미를 느끼게 됐나?
책을 만드는 모든 과정, 즉 기획과 편집, 디자인은 별개가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조혁준>
- 편집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
클라이언트(혹은 편집자)의 요구는 대체로 결과에 집중함으로써 역설적이게도 차별성 없고 무난한 결과물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기획의 의도에는 차별화의 핵심이 담겨 있는데, 책을 만들면서 원래의 의도와는 달리 소위 '시장성'에 타협해야 한다는 핑계로 이도 저도 아닌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콘텐츠가 가지고 있는 원래의 차별성이 어디에 있는지, 그 차별성을 어떻게 드러낼지에 대한 의견 교환을 많이 하고 싶다.
- 당신의 인생철학은? 디자인 철학은?
책 디자인은 문자, 이미지, 공간, 색 등의 다양한 다른 시각적 요소를 어떻게 같게 하고 어떻게 다르게 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탐구하게 만든다. 같음 속에서 다름은 빛을 발하고, 다름이 쌓여 같음-어울림, 아우라-을 지향한다.
<김두섭>
- 어떻게 북디자인에 흥미를 느끼게 됐나?
북디자인이라기보다는 타이포그래피에 관심을 갖고 있다. 모두 인정하듯 타이포그래피는 그래픽 디자인의 근간을 이룬다. 타이포그래피의 사전적 의미는 '활자를 다루는 기술 내지는 예술'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활자의 주된 매체는 책이다. 따라서 북디자인 혹은 편집 디자인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안광욱> : 책은 동시대 독자들에게 희망을 주어야 하고 북디자인 역시 사람냄새와 휴머니즘이 느껴지도록 표현해야 한다.
; 야생초 편지, 황대권, 도솔 2002
; 바보 이반의 산 이야기, 최성현, 도솔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