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 상업주의 - 정치적 소통의 문화정치학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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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많은 이들을 ‘멘붕’으로 몰아넣은 결과였다. 물론 나처럼 박근혜가 되건 문재인이 되건 세상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리라 예상한 사람도 있겠지만 말이다. 야권으로서는 분위기가 좋았는데 왜 졌을까? 투표율만 높게 나온다면 무조건 이긴다더니 왜 졌을까? 대선이 끝나고 온갖 매체가 다양한 분석을 내놓았다. 내가 이 책에 끌린 이유도 이 책의 결론에 해당하는 <맺는말: 왜 안철수의 도전은 실패했나?> 때문이다.


<안철수의 힘>에서 2012년 시대정신을 ‘증오 시대의 종언’으로 규정한 강준만은 안철수와 문재인이 패배한 이유를 ‘증오 상업주의’에서 찾는다. 크게 봐서는 문재인 또한 증오 패러다임에 함몰해 증오 상업주의를 뛰어넘는 통 큰 정치를 보여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게 바로 문재인이 대선에서 패배한 결정적인 이유다. 문재인은 여야를 막론한 모든 사람들에게 ‘훌륭한 인품의 소유자’라는 평가를 받았었지만, 그건 철저히 개인 수준에서만 머물렀을 뿐 그의 대선 전략의 핵심은 시종일관 증오 상업주의였다. 이와 관련, “제18대 대선은 좌우파 이념 전쟁이 아니라 감수성 전쟁이었다”라는 박권일의 평가가 가슴에 와 닿는다." 230쪽.
 
강준만은 증오 상업주의의 뿌리로 폭스 뉴스와 무브온을 든다. 보수를 팔아 미국 뉴스 시장을 장악한 폭스 뉴스와 민주당 전위 조직으로 오바마 당선에 일등공신인 무브온이 어떻게 시작하고 성장했는지 살펴봄으로써 반면교사로 삼자 제안하지만 글쎄 장사가 되는 사업을 누가 마다할 수 있을까?


강준만은 우리나라 진보에게 솔 알린스키를 본보기로 삼을 것을 제안한다. 강준만은 최근에 솔 알린스키를 열심히 전파하고 있다. 역시 <안철수의 힘>에서도 소개됐다. “세상을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보지 말고 있는 상태 그래도 봐야 한다”는 알린스키의 법칙을 첫걸음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증오를 원동력으로 욕망하는 시대에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정말 증오 시대의 종언을 바란다면 가야 할 길일 것이다.   

<증오 상업주의>는 강준만 선생이 2013년에 처음으로 낸 책이다. 올해는 몇 권이나 쓰고 얼마나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굴지 궁금하다.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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