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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화의 겉과 속 - 모든 문화에는 심리적 상흔과 이데올로기가 숨어 있다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우리나라만 해도 지역마다 특색이 많이 다르다. 산 너머 강 건너 삶이, 문화가 다르다. 바다 건너 세계는 어떨까? 이 책 <세계 문화의 겉과 속>은 세계를 편견 없이 들여다 볼 기회를 제공한다. 물론 세계는 너무 넓고 방대해서 책 한 권으로 겉과 속을 다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무리 이 책이 888쪽이나 돼도 마찬가지일 터. 그래도 기본 안내는 충실한 편이다. 강준만의 장점이 이상론과 현실론 사이에서 균형을 잃지 않는다는 점인 것처럼 이 책 또한 강준만의 장점이 충분히 녹아 있다.
모든 문화에 장점과 단점이 있고 열등감과 우월의식이 있단다. 그 잘난 미국도 역사가 짧다는 열등감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역사가 길다는 영국은 너무 수줍어하는 경향이 있단다. 이름하여 ‘공손한 꾸물대기’라고. 프랑스와 독일은 바로 붙어 있는 나라지만 또 많이 다르다.
“프랑스 기업에 채용된 한 독일인은 갑작스럽게 해고 통보를 받고 ‘내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왜 미리 지적해주지 않았는가?’라는 반응을 보인 반면, 독일 회사에 근무하는 한 프랑스인은 스스로 사직서를 내면서 ‘상급자가 시시콜콜 간섭이 많아 싫다.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인데, 늘 잔소리를 들어야 하니 괴롭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25쪽.
그러면 우리는 어떤가? 외국인이 본 우리 조직 문화의 난점은 바로 ‘칸막이 문화’다. 황우석 사건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나? “연구원들끼리 의사소통이 왕성하게 이뤄지는 꿀벌통 같은 미국 실험실과 달리 황 교수 실험실은 고도로 칸막이화된 공장 조립라인을 닮았다.”(<워싱턴 포스트> 기사)
그래도 우리도 많이 진보한 거 같기는 하다. 개고기 문제에 관해서 이제는 여유 있게 대응하는 걸 봐서는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들일 줄 알게 됐다고 할까? 강준만은 이런 사례에서 문화 상대주의를 설명하는데 덕분에 책이 학술서처럼 딱딱하지 않고 술술 읽히는 편이다. 통 크게 세계 문화를 이해하려는 사람이라면 읽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