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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연애를 기록하다
양성관 지음 / 북카라반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부럽다. 첫째, 연애하고 있다는 것이 부럽다. 둘째, 자기 연애 이야기를 자랑은 아니더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다는 것이 부럽다. 셋째, 한 달 동안 꾸준히 일기를 썼다는 게 부럽다. 나 같은 의지박약들에게는 절대로 불가능한 일일 테니까.
사실 난 처음 읽으면서 “여자들, 너희는 다 속고 있는 거야” 이런 걸 까발리는 책일 줄 알았다. 대체로 여자가 여우짓 많이 하니까 그 반대로 나가는 전략을 취할 줄 알았다. 그런 면에서는 좀 기대에 못 미쳤다.
어찌 보면 글쓴이 양성관이 좀 괜찮은 남자가 아닐까 싶다. 앞에서는 성인 군자처럼 굴지만 뒤로는 엉큼하고 더러운 짓 가리지 않는 사람이 태반인 세상에서 여자 친구든 독자든 누구를 상대하든 상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준다. 좀 너무 현실에 충실한 감이 없지 않지만 말이다.
의사라는 직업이 이제는 월급쟁이나 다를 게 없는 세상에서, 물론 다른 월급쟁이들보다 통장에 찍히는 액수 단위가 다르겠지만 그리고 공중보건의나 수련의 월급은 크게 다르지 않을 테고, 나름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기도 하다. 열심히 살아온 글쓴이를 응원해 본다. 청혼했는지 모르겠지만 결혼식 잘 치르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