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모형 S & M (사이카와 & 모에) 시리즈 9
모리 히로시 지음, 박춘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모처럼 꿀맛같은 휴일을 보내는 중...ㅋㅋㅋ
아무것도 안하고 아침부터 지금까지 책만 읽었다.
쿠션을 끼고 앉아서 맛있는 차를 마시면서 흥미진진하고 몰입도 높은 책을 읽었다.
배가 고프면 사탕도 하나 까서 입에 물고.
저녁때까지 읽을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읽어버려서
뭔가 좀 아쉽지만...
내일은 또 출근... 금요일은 회식... 토요일은 약속...
생각만해도 피곤해지는 남은 이번주를 오늘을 위안삼아 버텨야한다!!

가까운 거리의 두 공간에서 비슷한 시간 대에 벌어진
두 밀실 살인 사건. 심지어 한 곳에서는 시체의 목이 사라진 상태. 그리고 두 사건 모두의 밀실의 열쇠를 갖고 시체와 함께 발견된 유력한 용의자.
문제가 되는 건 동기를 파악할 수 없다는 점.
일반적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된다고 말할만한 상황도 사람에 따라서는 그저 자연스럽고 당연한 이유가 될 수도 있으니까.
일반적 상식이란 게 도대체 뭐고,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암튼 너무 재밌다.
S&M 시리즈도 이제 1권 남았구나...
뭔가 아쉽고 섭섭하고...
드라마랑 애니 찾아볼 생각에 설레이기도 하고.
[손 the guest] 정주행이 끝나 이젠 뭘 볼까 고민 중이었는데 마지막 한 권 다 읽기 전에 부지런히 드라마랑 애니 찾아놔야지!

P. 34) 인간에게 여유를 잃는 것만큼 행복한 건 없으리라.

P. 95) 싫은 일투성이지만 스쳐 지나는 한 순간만 참으면 된다. 언제나 시간이 지나면 불쾌한 기억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린다.

P. 157) 타인의 불행을 무시할 생각은 결코 없다. 하지만 공부해서 성적을 올리는 것도, 운동 경기에서 우승하는 것도, 장사해서 돈을 버는 것도, 회사에서 출세하는 것도 전부 누군가에게서 착취한 행복이다.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불행해지는 것이다. 어디에 ‘불경‘의 경계가 있을까?
사회를 위해서, 정의를 위해서, 라고 변명하는 건 나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그걸 믿는다면 명백한 위선이다. 그런 정신이 정말로 다수 존재한다면 경찰도, 정치가도, 교육자도, 전부 자원봉사자만으로 조직할 수 있으리라.

P. 248) 말이란 건 자기가 믿지 않는 것도 쉽게 뱉어내게 되는 법이야.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 마.

P. 250) 죽일 사람은 죽이는 법이야. 아무리 사소한 계기일지라도 이유가 크고 작고는 관계없어.

P. 306) 자신과 타인이 같지 않다는 건 행복한 일 아닌가? -중략- 인간과 땅바닥도 다른 존재지? 그러니까 서 있을 수가 있어. 사람은 제각각 다르기에 그 사이에 마찰이 생기고 그 덕분에 미끄리지지 않고 살아갈 수 있지. 마찰이 없다면 꽈당 넘어질 거야.

P. 427) 논리란 애당초 두 기능을 갖고 있어. 하나는 행위 자체나 선택, 결정을 정당화시키는 기능이야. 이 경우에는 보통 행위나 결단을 먼저 한 뒤 그 존재를 보강하고자 추후에 존리가 구축돼. -중략- 그럼 논리의 또 하나의 기능은 뭔가요? 다른 논리를 격퇴하는 기능.

P. 454) 사람의 인상은 희한하다. 생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았던 인물이 의외의 행동을 했을 뿐인데 호의적으로 보이는 경우가 있다. 정반대의 경우도 많다. 그런 순간에는 마치 포지티브 필름이 네거티브 필름으로 반전하듯이 기준이 뒤바뀐다.

P. 516) 우리 모델러가 추구하는 건 그 경계를 지나는 프로세스입니다. 키트를 조립하는 프로세스. 삶에서 죽음으로의 프로세스. 0에서 1로의 프로세스. 어느 한 지점이 아닙니다. 변해가는 순간. 한순간의 이동. 전자의 흐름. 알겠습니까, 교수님? 인간이 왜 전쟁을 하는지 생각해보십시오. 영토, 자원, 민중, 종교. 그런 것들은 전부 표면적인 논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안심하기 위해 그런 이유를 내세울 뿐입니다. 실은 뭔가를 추구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틀려요. 그런 하찮은 욕망 때문이 아닙니다. 그저 인간은 추이의 프로세스를 보고 싶을 뿐입니다. 모양이 바뀐다, 역사가 바뀐다. 그 순간을 보고 싶을 뿐...

P. 540) 아마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고귀한 기만을 ‘성숙‘이라 부르는 것이겠지.

P. 574) 어렸을 적에는 무든지 솔직하게 말할 수 있고, 솔직하게 들을 수 있었는데. 이유를 알 수 없는 힘에 지배되어 조금씩 자유를 잃어가는 듯하다. 이게 어른이 된다는 의미일까? 조금 어처구니가 없다. 사이카와는 그녀가 유아화됐다고 했지만 그건 반대다. 인간은 점점 바보가 되어가는 구조로 되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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