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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와 빈곤 - 산업 불황의 원인과, 빈부격차에 대한 탐구와 해결책 ㅣ 현대지성 클래식 26
헨리 조지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5월
평점 :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헨리 조지라는 사람이 누군지를 몰랐다. 이 책의 표지 하단부에 적힌 아인슈타인, 헬렌 켈러, 톨스토이나 아니면 크로포트킨과 마르크스의 이름은 들어봤지만, 이 헨리 조지라는 앞 이름 두 개를 겹쳐 쓴 듯한 이름의 인물은 들어보지 못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 헨리 조지의 이력을 보았다. 앞서 말한 동시대에 마찬가지로 부와 가난을 탐구했던 인물들에 비하면 꽤 불우한 편이 아닌가 싶었다. 부자 귀족 톨스토이, 잘난 엘리트 귀족이었던 크로포트킨, 가난했긴 해도 엥겔스라는 훌륭한 친구이자 스폰서를 가졌던 마르크스에 비하면 말이다.
하지만, 그런만큼 이 저자는 동시대의 다른 유명인들보다 더 중요한 부분을 찌른 것 같다. 이 책의 초반부는 여느 동시대 작가들이 말하는 자본이니 노동이니 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러다가 중반부터 문제의 토지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저자는 토지 사유제가 문제라고 한다.
나는 경제에는 머리가 안 돌아가는 사람인지라, 이 사람 말을 들으면 맞고, 저 사람 말을 들어도 맞는 것 같다. 그런데 은근 생각해 보면 저자의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특히 현대에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토지가 갖는 막대한 가치를 생각해 보면 더욱 그러하다. 건물주가 선망의 대상이 되었으며, 건물주들의 갑질, 혹은 착취로 인하여 잘 나가던 가게들이 다 줄줄이 문을 닫는 광경을 우리는 목격할 수 있다. 또한 생활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도 그러하다. 어차피 돌려 받는다지만 전세에도 막대한 돈이 필요하고, 월세 또한 다달이 막대한 돈이 나간다. 대출이라도 껴서 집을 사려고 해도 어마어마하다.당대의 부동산 문제 때문에 괴로워했던 많은 사람들이 그의 말에 공감을 했다고 하니, 현대에는 얼마나 더 많을까?
또한 저자의 여러 가지 고찰에는 감탄한다. 당대 많은 작가들이 유행처럼 그리스도교를 비판할 때, 그는 그리스도교의 본질은 평등에 있다고 옹호한다. 가톨릭 신자인데, 그 의미 중에 보편이라는 의미를 생각해 보면 그의 주장에 수긍이 간다. 다만 19세기라는 상황 속에서 그의 주장을 교황청에서 안 좋게 봤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그래서 헨리 조지 본인도 교황청에 자기 사상을 오해하지 말라는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그런데 들어줬을까?
어쨌거나 간만에 좋은 책을 읽게 되었고, 몰랐던 사상과 인물에 대해 알게 되었다. 앞서 말했지만, 미칠듯이 땅값이 오르고, 그 덕에 생존에도 위협을 받는 현대의 우리들에게도 어느 정도 좋은 시사점을 줄지도 모르겠다.
끝으로 이 책을 번역하느라 고생하셨을 번역가님과 이 책을 출간하기로 결정한 현대지성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