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디스트 윈터 - 한국전쟁의 감추어진 역사, 개정판
데이비드 핼버스탬 지음, 정윤미 외 옮김 / 살림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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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좋지만 번역은 처참하다.
‘승산 가능성’, ‘프랑스령 인도네시아’, ‘폭군 주황제(은나라 주왕)’ 같은 기괴한 번역은 물론이요, “웨드마이어는 스틸웰에 해임된 뒤에 그 지역에 장교로 근무했다.(원래 그는 장군인데 이게 무슨 말인가?)” 같은 문장도 보인다.
리지웨이 공군만 고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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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세상 2025-11-14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급하신 문제말고는 번역문제는 많이 좋아진건가요?
 
일본사 시민강좌
이재석 외 지음 / 연립서가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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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일본사’에 관해서 대중이 읽을 만한, 그리고 읽어야 할 책이 나왔습니다.

제가 왜 굳이 작은 따옴표까지 써가면서 이렇게 말하는가 하면은요,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하면 지도에서 한국과 가장 가깝고 좋든 싫든 오랜 세월 동안 부대끼며 살아온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뭔가 전문성이 있는 대중서가 의외로 많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국내에 일본, 혹은 일본사라는 주제로 나와서 잘 팔린 책들을 보면 대부분 몇몇 작가들의 ‘썰’입니다. 하기사 전문가의 경우에는 주로 대중이 재미있어 하기 어려운 분야들을 다루니 할 수 없습니다만, 그래도 그런 책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니 나름대로 일본에 관한 일을 하면서 한일 관계를 주시하는 사람으로서 우려스럽습니다.

이 책의 저자들은 제가 앞서 말한 ‘대중이 재미있어 하기 어려운 분야를 다루는’ 사람들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의외라고 생각하지만 제가 만난 상당수의 사람들은 ‘역사’가 재미없고 딱딱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나름대로 대중에게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셨던 조너선 스펜스나 미야자키 이치사다 선생님 같은 분들의 책을 읽는데 그런 말씀을 하시는 분도 봤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역사가 재미있었다고 생각한 저는(그런 인간이 사학과가 아니라 독문학, 일문학으로 진학한 건 웃긴 일입니다.) 지금도 왜 그런지 모르지만, 아무튼 그렇습니다. 게다가 교수님도 보입니다. 아, 이거 딱 졸음이 오는 각인데요?

그렇게 생각하시고 책을 펼쳐보시면 다른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저는 이 책에서 우리가 대학교 강의 시간이나 몇몇 학술서를 통해 느끼는 그러한 ‘지루함’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물론 느끼실 분도 계실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구어체를 채택한 저자들과 출판사의 선택에 박수를 보냅니다. 또한 단순한 시간 순서를 따라가는 ’통사‘ 방식이 아니라 한일 관계에서 중요한 ’주제‘별로 서술하는 방식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책을 읽으시는 여러분이 가장 흥미로워하시는 분야를 먼저 골라서 읽어도 지장이 없다는 말씀입니다. 저는 처음엔 그냥 순서대로 읽었습니다만, 나중엔 그냥 침대에 드러누워 관심이 있는 분야를 찾아 읽었습니다.

저 개인은 초반부인 <고대사에서 본 한일관계사의 원풍경(이재석)>, <왜왕과 천황 사이(김현경)>, 그리고 후반부의 <제국의 헌병, 식민지 조선을 지배하다(이승희)>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후자야 뭐 제 관심사이자 번역서 주제와 관련이 있긴 하지만, 앞의 두 책은 고중세사에 대해 무지한 제가 읽어도 재미있습니다. 또한 한일 관계에 관심을 가지신 분들이 꼭 읽어주셨으면 하는 장들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긴 시간 동안 강좌를 이끄시고 이 책을 쓰신 저자들과 제작을 하신 출판사 관계자께 진심으로 고생 많으셨고 좋은 책을 내주셔서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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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궁금증 - 95가지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
허영엽 지음 / 가톨릭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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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나는 군대에서 세례를 받았기 때문에 많은 군 세례자가 그렇듯이 신앙에 관해 지식이 많이 부족했고 세례를 받은 지 2년 정도 지나서 견진 성사를 받을 때도 성사를 받는 데에만 집중하다 보니까 여전히 그런 분야에 대한 지식이 매우 부족하다. 그래서 기회가 될 때마다 신앙서적을 사거나 도서관에서 빌리거나, 아니면 평화방송이나 가톨릭 계열의 잡지나 신문을 읽으면서 부족함을 채우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가끔씩 성경을 읽을 때마다 의문이 떠오른다. 예를 들면,

1. 왜 부자가 천국 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이 다 쉬운가?
2. 성경을 읽으면 뱀의 이미지는 좋지 않다. 왜 그런 것일까?
3. 사두가이, 바리사이, 사마리아인 등등 별별 단어들이 나오는데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도대체 무슨 의미란 말인가?
4. 예수님은 예루살렘 성전에서 채찍을 휘둘러 장사치들을 쫓아내셨을까?
5. 카인과 아벨은 똑같이 주님에게 제물을 바쳤건만, 주님께선 어찌하여 아벨의 제물만 받으셨을까?

등이다. 물론 생각한 것들을 하나하나 적으면 글이 길어지므로 이 정도로 잘라 둔다.
수많은 신앙 서적을 쓰시고 다양한 활동을 하셔서 우리 교우들도 친숙하게 느끼실 허영엽 마티아 신부님이 쓰신 이 책은 우리가 성경을 읽으면서 느꼈을 의문을 이해하기 쉽게 해설해 준다. 물론 이 책에 모든 의문에 대한 해설이 적혀 있지는 않다. 하지만 간접적으로 그러한 의문들에 대한 답도 적혀 있다. 예를 들어 39쪽에서 47쪽에 걸쳐서 허 신부님은 우리에게 성경과 성경의 텍스트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하신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이 직접 다루지 않을 우리의 의문도 어느 정도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도 안 풀린다면… 그럼 뭐 우리는 허 신부님한테 편지를 써서 조금 더 자세하고 두툼한 해설서를 써달라고 요구를 하거나 아니면 가톨릭출판사 같은 출판사의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더 자세한 책을 만들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성경이란 단어의 유래부터 시작해서 성경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부터 시작해서(개인적으로는 성경을 읽으면서 각주에 자주 등장하는 <칠십인역>이 도대체 뭔지 매우 긍금했는데, 그게 고대 헬레니즘 시대에 번역한 구약성경이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구약과 신약에서 우리가 쉽게 느낄 수 있는 의문, 그리고 성경 전체에서 자주 등장하는 개념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보통 이런 구성은 한국에서 나온 책보다는 일본, 특히 ‘신서’라 불리는 형식의 책에서 자주 볼 수 있기에 독특한 느낌을 준다.
자, 내가 할 수 있는 설명은 여기까지! 지금까지 성경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지만, 지금부터 도전하려고 하는데 도대체 뭐가 뭔지 용어나 비유가 어려워서 못 읽겠다고 생각하시는 교우 여러분께서는 이 책을 읽으면서 성경을 읽으시길 바란다. 이 책은 좋은 나침반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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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와 빈곤 - 산업 불황의 원인과, 빈부격차에 대한 탐구와 해결책 현대지성 클래식 26
헨리 조지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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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헨리 조지라는 사람이 누군지를 몰랐다. 이 책의 표지 하단부에 적힌 아인슈타인, 헬렌 켈러, 톨스토이나 아니면 크로포트킨과 마르크스의 이름은 들어봤지만, 이 헨리 조지라는 앞 이름 두 개를 겹쳐 쓴 듯한 이름의 인물은 들어보지 못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 헨리 조지의 이력을 보았다. 앞서 말한 동시대에 마찬가지로 부와 가난을 탐구했던 인물들에 비하면 꽤 불우한 편이 아닌가 싶었다. 부자 귀족 톨스토이, 잘난 엘리트 귀족이었던 크로포트킨, 가난했긴 해도 엥겔스라는 훌륭한 친구이자 스폰서를 가졌던 마르크스에 비하면 말이다.
하지만, 그런만큼 이 저자는 동시대의 다른 유명인들보다 더 중요한 부분을 찌른 것 같다. 이 책의 초반부는 여느 동시대 작가들이 말하는 자본이니 노동이니 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러다가 중반부터 문제의 토지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저자는 토지 사유제가 문제라고 한다.
나는 경제에는 머리가 안 돌아가는 사람인지라, 이 사람 말을 들으면 맞고, 저 사람 말을 들어도 맞는 것 같다. 그런데 은근 생각해 보면 저자의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특히 현대에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토지가 갖는 막대한 가치를 생각해 보면 더욱 그러하다. 건물주가 선망의 대상이 되었으며, 건물주들의 갑질, 혹은 착취로 인하여 잘 나가던 가게들이 다 줄줄이 문을 닫는 광경을 우리는 목격할 수 있다. 또한 생활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도 그러하다. 어차피 돌려 받는다지만 전세에도 막대한 돈이 필요하고, 월세 또한 다달이 막대한 돈이 나간다. 대출이라도 껴서 집을 사려고 해도 어마어마하다.당대의 부동산 문제 때문에 괴로워했던 많은 사람들이 그의 말에 공감을 했다고 하니, 현대에는 얼마나 더 많을까?
또한 저자의 여러 가지 고찰에는 감탄한다. 당대 많은 작가들이 유행처럼 그리스도교를 비판할 때, 그는 그리스도교의 본질은 평등에 있다고 옹호한다. 가톨릭 신자인데, 그 의미 중에 보편이라는 의미를 생각해 보면 그의 주장에 수긍이 간다. 다만 19세기라는 상황 속에서 그의 주장을 교황청에서 안 좋게 봤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그래서 헨리 조지 본인도 교황청에 자기 사상을 오해하지 말라는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그런데 들어줬을까?
어쨌거나 간만에 좋은 책을 읽게 되었고, 몰랐던 사상과 인물에 대해 알게 되었다. 앞서 말했지만, 미칠듯이 땅값이 오르고, 그 덕에 생존에도 위협을 받는 현대의 우리들에게도 어느 정도 좋은 시사점을 줄지도 모르겠다.
끝으로 이 책을 번역하느라 고생하셨을 번역가님과 이 책을 출간하기로 결정한 현대지성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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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극단적일까 - 사회심리학자의 눈으로 본 극단주의의 실체
김태형 지음 / 을유문화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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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는데, 지금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니까 극단주의가 판을치고 있다. 전에는 그게 정치적인 문제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는 사회 전체의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 <그들은왜극단적일까>는 사회심리학자의 눈으로 이 현상을 나름대로 분석하고 있다.
솔직히 나도 이 책에서 들고 있는 여러 가지 극단주의자들의 모습을 보았다. 불과 5분 전까지 친하게 지냈던 인간이 정치적 견해가 조금 다를 뿐인데 마치 무슨 바이러스라도 된 것마냥 기피하고 혐오를 하지 않나, 자기가 일하는 곳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들어와서 일하는 걸 보고 쟤네들에게 일자리 뺏긴다고 하지 않나, 정책의 변화도 모르면서 교도소 식단 가지고 호화 식단이라고 하지 않나?
이것은 저자의 말대로 배타성, 혐오, 광신 등이 드러난 게 아닌가 싶다. 누구나 처음 보는 사람이나 문화에 거리를 느낄 수 있고, 무언가를 싫어할 수도 있고, 무언가를 틀리지 않았다고 믿을 수도 있다. 인간의 심리에선 그런 모습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밖으로 표출하면 문제가 된다.
그것들이 표출되어, 동조자들이 생겨 일종의 집단이 결성되면 ‘봐라, 나는 틀린 게 아냐?’,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았다니!’라는 심리가 생긴다. 같은 사고를 가진 사람들만 모인 집단에서 이견을 허용되지 않으며, 자기들의 오류를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다. 또한 자기들에게 유리한 뉴스만 사실이고, 다른 것은 가짜 뉴스로 취급을 한다. 자기들은 올바르며 오류가 없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 집단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서로를 끝없이 혐오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극단적인 태도에서 서로 한걸음씩 물러나면 어떠할까? 그냥 한걸음씩 물러나기만 하는 게 아니다. 서로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을 해 보는 게 어떨까? ‘왜 이 사람들은 어째서 이렇게 되었을까?’ ‘이 사람들은 어떠한 사고를 가지고 있을까?’ 등등 여러 가지로 생각하고 한번 서로 대화를 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물론 처음에는 갑갑해서 말이 잘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계속 생각하고 대화를 해야 한다. 그렇게 계속 대화해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여 타협한다면, 이 혐오와 상호 폭력으로 치닫게 만드는 극단주의의 사회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랑 다른 것은 적이니 철저하게 타도해서 씨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다원화를 원칙으로 하는 현대 사회에 어울리지 않는 말일 것이다.
아무쪼록 이 책이 양극단으로 갈라진 현대 한국 사회에 대해, 그 극단주의를 치유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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