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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트 콜렉터
캠론 라이트 지음, 이정민 옮김 / 카멜레온북스 / 2019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의 첫 느낌은 '읽기 쉬운 책'이었던 것 같다.
오랫동안 책을 손에서 놓고 지냈었는데 이 책은 어찌나 술술 읽히던지..
워킹맘에 주중 독박육아에 혈기왕성한 아들 둘을 보려니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는 핑계가 늘 앞장섰었는데..
하루 겨우 한 시간, 잠자기 전에 책을 읽기 시작했었다.
그런데 정말 엉덩이가 아프지 않았다면 한시간이 지난지도 모를 정도로
책이 정말 잘 읽혔다.
이 책은 실화를 바탕으로 써졌다고 한다.
캄보디아 쓰레기 매립장에 사는
'상 리'와 '소피프 신'이 <문학>이라는 것을 매개체로 나누는
많은 이야기와 우정을 그린 이야기.
쓰레기 매립장에서 재활용 쓰레기를 주우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이
어떻게 문학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인지 궁금해서 책을 접하게 되었다.
사실 캄보디아 라는 나라에 대해 아는것이 거의 없어서
머리속에 그려지는 그림들은 유니세프 광고에서 보았던 장면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책 마지막에 실려있는 사진들을 보니 책을 읽으며 그려졌던 그림들과 얼추 비슷했다.
'가난'이라고도 표현하기 힘든 사람들..
하지만 그 안에서도 분명히 삶은 존재했고,
주인공인 '상 리'는 그 삶 안에서도 희망을 갖고 사는 보기드믄(?) 긍정적인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희망을 바라보고 살아갈 수 있게 만든것은 자신의 아이.
즉 모성애가 그녀를 희망적인 사람으로 만들었고,
글을 배우고 싶게 만들었고,
문학을 이해하게 만들었다.
이 소설의 어디까지가 실화이고 어디까지가 소설인지는 명확히 알 수 없었지만,
실은 읽는 내내 이것이 전부 실화라고 생각하고 읽어서인지
결말 부분에서 상당히 많은 감정이 들었었다.
요즘 연극을 보며 많이 울었어서 그런가..
책을 읽으며 눈물이 이렇게 났었던건 처음이었던 것 같다.
주인공 두 사람에게 책을 읽는 내내 푹 빠져있었던 것 같다.
얼마 전,
이 소설과는 반대로 <문학>을 매개체로 하여
인간의 이기심, 인간의 추악한 본성, 탐욕을 보여주는 연극을 한 편 봤었다.
그래서인지 이 소설을 연극으로 만든다면 참 따뜻하고 감동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잘 읽히는 글이었어서 그런지
읽는 내내 그곳의 풍경과 그곳의 사람들과 주인공 두 사람의 목소리까지도
내 머리속에 한 편의 영화처럼 남아있어서 그런 것 같다.
그리고 이건 나 자신만의 편견이었는지 몰라도..
작가가 여자일거라고 너무나 당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남자라는게 또 크나큰 반전이었었다.
이렇게 따뜻한 글을 쓰는 작가의 다른 책이 읽고싶어졌다.
나도 글을 읽는 게 약을 대신한다거나 몸을 낫게 해준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하지만 뭔가를 기대하게 하고 무언가와 맞서게 하는 힘들 길러 준다고 생각해요.
책을 통해 아이가 용기를 얻을 거라 믿고 싶어요.
-p. 61
상 리, 우리의 모든 것은 문학이 될 수 있어.
생활과 희망, 욕구, 절망, 열정.
우리의 장점과 단점 모든 것이.
이야기는 오늘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갈망과
내일의 가능성을 보고 싶은 열망을 담고 있어.
그래서 사람들은 문학을 '인간이 되는 기술 안내서'라고 부르기도 하지.
-p. 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