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빨강 머리 앤 Art & Classic 시리즈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설찌 그림, 박혜원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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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빨강 머리 앤은 늘 우리의 친구였다.

책으로 읽었던 적은 없었지만 티비 만화영화로 접했던 기억이 난다.

빼빼 마르고 하얀 얼굴에 주근깨가 가득했던 빨강 머리 앤.

그 주제가의 한 소절이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잊혀지지 않았다.

그렇게 어린 시절의 우리 친구 빨강 머리 앤을 소설로 처음 만나보았다.




아무래도 아이를 낳고 부모의 입장이 되어 읽어서인지 어릴 적 티비로 봤던 때와는 느낌이 상당히 달랐다.

우리의 친구ㅡ라고 부르기에는 이미 너무나 마릴라 아주머니의 입장이 되어버려서인듯했다.

소설 초반의 앤은 정말 천방지축에 상상력이 정말 어마어마했고 하루가 멀다하고 사고를 쳤다.

감정 또한 들쭉날쭉해서 너무 제멋대로인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마릴라 아주머니의 양육 방식이 너무나 이해 될 정도였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앤의 모습들은 어른이 아닌 아이이기에 너무나 당연한 게 아닌가 싶어졌다.

아이이기에, 아이일때만 가질 수 있는 무한한 상상력과 끊임없이 표현하는 감정들.

코로나로 일년이 넘게 에너지 넘치는 아들들과 24시간 붙어있는 나의 이마를 치게 만드는 순간이었다.

나 역시 아이들의 넘치는 에너지를 이해하지 않고 오로지 올바르게 키워야겠다는, 마릴라 아주머니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또한 분명 사랑이지만 늘 조용히 들어주고 어떠한 모습도 사랑해주고 앤의 결정에 늘 응원해주는 매슈 아저씨의 모습을 보며 지금 나에게 필요한것이 이것이구나 라는걸 느꼈다.

어린 시절에 읽었다면 빨강 머리 앤 이라는 친구를 사귄 느낌이었을지 모르겠으나, 부모의 입장이 되어 읽게 된 이 책은 그 어느 육아서보다 더 훌륭한 육아서가 되었다.

551페이지라는 적지 않은 페이지 속에서 고아 소녀 앤은 점점 어른을 향해 갔고 얼떨결에 앤을 키우게 된 마릴라 아주머니와 매슈 아저씨의 변화들을 지켜보며 따스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 누구나 빨강 머리 앤을 사랑하게 되겠지만 그 뿐만 아니라 초록 지붕 집과 에이번리 마을을 너무나 사랑하게 될 것 같다.

책 속에 묘사된 에이번리 마을의 풍경과 앤이 이름지었던 많은 장소들.

그곳의 바람과 향기와, 지천에 핀 꽃들을 눈으로 보지 않아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눈을 감으면 그려질 것만 같은 그 풍경이 그리워질것만 같다.

책을 읽는 내내 나 역시 그 마을 사람이 된 듯 등장인물 한사람 한사람이 친근하게 느껴졌다.

모든 소설들이 그렇겠지만 이 책은 특히 나에게 잠시나마 정말로 존재했던 세상이 되었다.

왜 많은 사람들이 빨강머리 앤을 좋아하는지, 너무나 알 것 같다.

​앤의 부쩍자라버린 모습에 마릴라 아주머니가 아쉬움을 느꼈듯 이 소설이 끝난다는것을 너무 아쉬워하며 책장을 덮었다. 한동안 앤과 에이번리 마을과 그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그리워 질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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