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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우울에게 - 아프지만 잊고 싶지 않아서 쓴 우울한 날들의 기록
김현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1월
평점 :

생각해보니 우울증이란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적이 없다.
성격이 긍정적이라고 해야할지
아니면 어느것에도 집착을 안하는 편이라 해야할지.
아무튼 매사에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인데다
사람에 대한 욕심도 없어서 상처받을 일도 없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뭐..어릴때부터 그랬던건 아니었는데
어릴때 친구를 나만 차지하고싶어했다가 상처를 받은 이후로
자기 보호 차원에서 이런 성격이 된건 아닌가 생각한다.
요즘 유독 우울증이란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됐다.
일단은 이 지긋지긋한 코로나때문에 진짜 긍정적인 '나'이지만
가끔은 이러다 코로나블루가 오겠네 싶을때도 있으니까.
그리고 최근에 봤던 연극 속 주인공도,
최근에 읽었던 소설 속 주인공도 모두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게다가 가장 친한 친구가 '나 우울증인가?'라며 가벼운 척 전한 이야기.
그래서인지 요즘 우울증이란게 남의 이야기 같지 않게 느껴졌고
이 책도 읽고싶어졌었다.
이 책은 어릴적부터 우울증을 앓아왔던 저자의 경험담이
저자가 그린 만화와 함께 실려있다.
저자가 자신의 상태가 우울증인건지 아니면 너무 과민반응하는건지
망설이다 치료 시기가 늦어졌던 이야기.
어렵게 어렵게 정신과에 가봐야 할 것 같다고 말을 꺼냈으나
부모님의 반대로 가지 못했었던 이야기.
모두가 꺼려하겠지만 정신과에 가봐야하나?
하는 생각이 진심으로 들면 진짜 우울증이란 이야기.
정신과는 치과, 내과, 피부과처럼 그저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일뿐
꺼려하지 않아도 된단 이야기.
이처럼 이 책을 읽고있을지모를
우울증을 앓고 있을 사람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부터,
자신의 우울증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우울증이 심하게 왔을때의 상태는 어땠는지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하고있다.
이런 부분은 우울증을 앓고있는 당사자 뿐만 아니라
그 당사자 주변사람에게 특히 필요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다.
그저 예민할뿐이라고, 과민반응이라고 지나쳐버릴게 아니라
속마음을 충분히 들어주고 공감해주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우울증에 빠져있을때 도움을 준
선생님과 친구들에 대한 부분을 읽을땐 괜히 눈시울이 붉어졌다.
크게 드러나지 않게 어쩌면 사소한 일일지라도
저자에겐 큰 도움이 됐던 부분들이었기에
그 도움들 하나하나, 건네준 말 한마디 한마디가 참 따스하게 느껴졌다.
무기력하고 아무것에도 하고싶지가 않아지고.
죽는것보다 내일이 오는게 더 두렵다는 말이 참 무서우면서도 안타까웠다.

'부모님과 친구들, 주변 사람 대다수가 갑작스러운 죽음이라 생각할 테지만
나는 언제 발걸음을 옮겨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다.
낮에 웃다가 그날 밤에 삶을 끝맺는 게 우울증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끝맺음을 생각해보지 않은 우울증 환자는 없을 거다.
그러나 저마다의 이유로 그럼에도 살아가고 있다.'
-p. 169
다행히 저자는 주변 사람들의 응원
그리고 자신과 비슷한 수 많은 사람들의 감사와 공감을 받으며
하루하루를 더 살아갈 이유가 생겼다한다.
우울증이란것이 그저 남의 이야기가 아닌
언제든 나에게도 내 곁의 누군가에게도 생길 수 있는것이니
무심히 지나치지 않고 저자의 주변 사람들처럼 혹은 저자처럼
심연의 바다속에서 헤엄쳐 나와 수면위로 떠오를 수 있게
충분한 공감과 위로를 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싶다.
그 누구도 빠져나오지 못할 바다 속 깊은 곳에서 허우적대지 않길.
다가올 내일보다 죽음이 나을거라고 생각들지 않기를.
부디.

'그래서 나는 '죽지 못해서' 살아가고 있다.
살아갈 이유들이 이젠 너무 많이 생겨버렸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살아가자고 말하기 위해,
그들과 행복하기 위해.'
-p. 283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