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부모님도 나도 치매는 처음인데, 어떻게하지?》

부모님도 나도 치매는 처음인데, 어떻게 하지? - 부모님과 가족 모두가 후회하지 않는 치매 안심 가이드
와다 히데키 지음, 김은경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20년 5월

치매라는 건 나와는 상관없는 얘기라고 생각했었다.

보험 광고나 드라마의 소재로만 접해왔던 치매.

그런데 작년 여름쯤이었나?

시어머니와 대화를 하는데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남편에게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하게 되었다.

다행히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그동안 건망증 정도라 여겼던 게

실은 치매 초기였다하여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

치매환자에게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인터넷 검색으로 몇가지 알아보긴 했지만

치매라는건 나아질 수 있는 병이 아니기에

좀 더 전문적인(?) 정보가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때마침 이 책을 보게 되었고 택배를 받은 날 바로 책을 펼쳤다.

이 책은 저자는 일본의 저명한 노인정신의학 및

임상심리학 전문의인 와다 히데키이다.

30여년간 노인정신의학 분야에 종사하며 연구를 했다하니

이 책 한권이 든든한 가이드북이 되어줄 수 있으리란 믿음이 생겼다.

책 표지에 빨간 글씨로

"부모님과 가족 모두가 후회하지 않는 치매 안심 가이드"라고 적혀있는데

치매 환자를 가족으로 둔 사람으로써

'후회하지 않는'이란 말이 가슴 깊이 박히는 느낌이었다.

시간은 (얼마나 될 지 알 수 없지만) 정해져있고

어떻게하면 그 시간을 나중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보낼 수 있을지 궁금했다.

이 부분은 꼭 치매에 걸리신 부모님뿐만이 아니라

노년기에 접어든 부모님 모두를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노화가 시작된 부모님을 세심히 관찰하는 것이다.

치매의 증상은 주로 다섯가지 유형을 보이는데

1. 기억력 장애

2. 인지기능 장애

3. 판단력 장애

4. 성격 변화

5. 실행 기능 장애

이렇게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뉘어진다고 한다.

내가 어머님과 대화를 하다

처음 이상하다고 느꼈던게 바로 '기억력 장애'였다.

1분전에 말씀드린 걸 마치 들은 적 없다는 듯

다시 물어오시는게 반복되다보니

뭔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하지만 이 기억력 장애는 치매 초기 뿐만 아니라

고령이 되기 이전부터 겪는 사람도 있다하고

나머지 네 유형의 증상은 치매 중기 이후부터 나타난다하니

치매 진단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일상생활에서 큰 문제는 없다한다.

나 역시도 옆에서 지켜볼 때 같은 질문을 계속 받긴 하지만

그래도 생활하는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느낀다.

이 책에선 치매에 걸리신 부모님의 변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 한다.

도움을 주겠다고 억지로 뇌 트레이닝을 하려 한다거나

건강에 안좋다며 술 혹은 담배를 억지로 끊게 하여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치매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또한 대화를 할 때 크게 위험을 초래할 일이 아니라면 "NO"를 하는 것보단

일단 무조건 긍정적인 대답을 한 후

부모님께 스트레스가 되지 않도록 설득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책을 읽으며 느끼는 것이

우리가 아이를 키울 때에는 아이의 자존감이 다치지 않도록 애를 쓰는데

치매에 걸리신 부모님을 대할 때에도

아이를 소중히 키웠던 그 마음과 같은 마음으로 대하면 좋을 것 같다 생각했다.

당장은 조금 힘들지라도 지금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분명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