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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 덕후가 떠먹여주는 풀코스 세계지리 - 어른이를 위한 세계지도 읽고 여행하는 법
서지선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계지리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첫 느낌은 어떠한가.
사실 난 세계지리에 그닥 관심이 없는 편이다.
워낙 타고난 길치 방향치라 길이라는 것 자체에 관심이 없었고
그러다보니 지도에도 관심이 없는 편이었다.
내가 지도에,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세계 여러나라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배낭여행을 갔을 때 어느 가게안에서 본 세계지도 때문이었다.
아주 커다란 세계 지도가 있었는데
내가 있는 나라의 위치를 보다가 문득 지도의 제일 윗쪽을 보게 되었었다.
내 눈에 들어온건 그린란드였다.
세계 여러 나라들에 대해선 관심이 없다해도
티비를 통해 어느 정도는 들어봤었는데
그린란드라는 이름을 봤을 때
그곳이 어떤 곳인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어릴때부터 사회 수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특히 지리를 배울 땐 너무나도 괴로웠었지만
그래도! 배낭여행자였는데! 모르는 나라가 있다니..
그 세계지도를 보면서
이 세상 모든 나라를 가보지 못하고 그냥 생을 마감한다는게
너무나도 억울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렇게 세계지리와 세계지도는 내 마음속에 약간의 관심으로 들어왔었다.
그리고 어느날 눈에 띈 이 책.
제목이 그냥 풀코스 세계지리-인 것보다 더 재미있을 것 같이 느껴졌었다.
지리 덕후가 밥상을 그냥 차려준 것도 아니고 떠먹여주기까지?
지도 전문가라도 될 것 같은 부푼 가슴을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첫 만남부터 깜짝 놀랄 선물을 주었다.
지도 읽는 법은 모르지만 한참을 바라보게 되는 세계지도.
그렇게 세계지도를 바라보다가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총 네개의 장으로 나뉘어져있다.
1장. 다시 만나는 세계지도
2장. 사람이 만드는 세계지도
3장. 여행자를 위한 세계 기후 읽기
4장. 모험가를 위한 세계지도 탐험
그 중 첫번째 장은 지리 공부를 멀리한 나에겐
조금 공부하는 느낌을 주는 장이었다.
오대양 육대주부터 위도 경도 적도에 대해.
시차가 생기는 기준과 날짜 변경선. 그리고 나라별 기후차 등등.
사회시간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긴 했지만
원래 뒤늦게 하는 공부가 재밌는 법인지 나름 재밌게 읽어나갔다.
글들이 지식전달만을 했다면 교과서와 다르지 않아 지루할 수 있겠지만
작가는 제목처럼 지도 덕후이고 여행자이기에
여행 경험담도 함께이고 재밌는 사실들도 함께여서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그 중 재밌었던 게 내가 궁금해 했던 그린란드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는
서로에게 맞지 않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이슬란드는 으외로 푸릇푸릇하고 그린란드는 얼음의 땅이었다는.
그리고 그린란드라는 이름을 짓게 된 것이
그 나라로 사람들을 이주시키기 위해
'초록의 땅'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소문을 내서
아름답고 풍요로운 척 했다는
사기성 연막(?)이 깔려있었다는 것.
또 하나는 기후차에 대한 것이었는데,
어쩔 때에는 우리나라가 남극보다 더 추울 때가 있다며
남극 세종기지에 다녀온 극지연구소 연구원이 올린 트윗을 보고
한참을 웃었다.

2장으로 가면 지도를 만드는 여러가지 도법에 대한 이야기부터
세계 여러나라들이 자신의 나라를 중심으로 만드는 지도에 관한 이야기,
세계엔 얼마나 많은 나라가 있으며
독립을 꿈꾸는 나라들에 대한 이야기들까지.
그동안 관심을 갖지 않고 있었던 것들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3장은 세계 여러나라들의 기후에 대해 나오는데
기후에 대한 설명과 함께 '여행자의 노트'라고 하여
직접 여행을 했던 경험담이 실려있는데 그 이야기를 읽는 재미도 쏠쏠했다.
마지막 4장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가장 긴 강, 가장 깊은 호수,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 가장 인구밀도가 낮은 나라 등등.
기네스북에 오른 기록들에 대해 나오는 데 가장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 글과 함께 세계 여러 나라들의 아름다운 사진들이 실려있는데
이 세상엔 정말 아름답고 신기한 곳들이 많구나하며 한참을 바라보게 되었다.
책 맨 마지막엔 이렇게 세계 196개국 체크리스트가 부록으로 실려있는데
달달달 외워두면 나름 세계 지도 전문가 포스가 뿜어져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빨간색으로 표시 된 여행금지국가들도 있었는데,
부디 온 세상에 평화가 와서
어느 나라든 자유롭게 여행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세계지도를 읽은 여러분들의 세성도 크게 확장되었을 것입니다.
어렴풋이 알던 것들 혹은 오해하고 있던 것들을 새로이 정리하는 과정에서
단순히 지식 향유를 넘은 커다란 사회적 구조를 읽으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여러분들의 확장된 세계를 주위에 무럭무럭 알려주세요!
세상에 뒤틀린 오해를 바로잡는 데는 한 명 한 명의 힘이 중요하니까요.
지리는 따분한 지식이 아닌,
우리가 사는 세상을 이해하는 재미있는 수단임을 모두가 느낄 수 있게요.
-p. 241 에필로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