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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철학자가 되는 밤 - 인생은 왜 동화처럼 될 수 없을까? 문득 든 기묘하고 우아한 어떤 생각들
김한승 지음, 김지현 그림 / 추수밭(청림출판) / 2020년 4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매력적이다.
책 제목부터 책 표지 그리고 작가 소개글까지.
평범하지 않았고 독특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튀는건 아닌.
그래서 매력적이게 느껴졌던 것 같다.
제목부터가 끌렸던 것 같다.
누구나- 철학자가 될 수 있다니..
매일매일을 정말 치열하게 현실적으로
(코로나 덕에 제대로 전투 육아 중..)사는 요즘.
이 책을 읽으면 나도 철학자가 될 수 있을까 생각했다.
머리속에서 현실을 털어내고 무언가를 깊이있게 생각하고 싶었던 것 같다.
책 속의 글들은 어쩌면 한번쯤은
일상속에서 생각해 봤을수도 있었을 것 같은 이야기와
혹은 단 한 번도 상상조차 해보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있다.
동화같은 이야기이기도 하고
어쩌면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다.
어쩌면 누군가는 같은 에피소드를 앞에 두고
무심히 지나칠 수 있을 이야기들을
작가는 지나치지 않고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지 않았을까?
늘상 평범한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는
책을 읽으며 '아..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 하며 감탄하기도 했던 것 같다.
동화같은 이야기들이었지만 읽으며 곰곰히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들이었다.
물론 때로는 물음표로 마무리하게 되는 이야기들도 있었지만,
어떤 이야기들은 고개가 많이 끄덕여지기도 했다.
특히 <공평함은 공정한가?>란 이야기는
연극이나 영화로 만들어봐도 좋을 것 같았다.
한달에 한 번씩 무지의 베일 시스템이 역학 재배치를 하는데,
이로인해 사람들의 역할(직업)이 바뀌는 이야기이다.
그로인해 낙엽 치우는 사람이 다음달엔 대통령이 되기도 하는데
사람들은 특수한 직업에 뽑히기 위해 특수 역할 훈련도 받는다.
하지만 그렇게 사람들을 한달에 한번씩 섞었다가 재배치 하는 것이
결코 공평한 사회인것이 아님을 이야기하고 있다.
마치 한 편의 블랙코미디를 보는 것 같아 인상깊에 남았다.
이 책은 <1부 정글 위 무지개>, <2부 정글을 지나가는 달>,
<3부 정글에 찾아온 밤>으로 나뉘어진다.
여기서 정글이라는 것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생각의 지도에 있는 정글은 철학적 분석으로 세련되게 다듬어지지 못 한 채
제멋대로 자란 상상이 뒤엉킨 곳이다.'
-p.12
작가는 이 책의 삽화를 그린 그림작가의 아버지인데
딸과 나누는 이야기를 통해 생각을 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냈단다.
그리고 딸은 아버지가 만들어낸 이야기를 통해 함께 철학적 생각을 하고
그것을 그림으로 그려냈다고한다.
작가와 딸은 함께 정글을 만들어 나간 사이인 것이다.
작가는 딸과 함께 나눈 이야기들을 기쁜 비밀이라고 말한다.
딸이 태어났을때부터 작가가 딸에게 수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던 것..
딸이 자라고 딸과 나눈 모든 이야기들이 둘만의 기쁜 비밀이 되었다는 것..
실제 현실인 그 이야기가 나에게는 더 동화같은 느낌이었다.
아버지를 닮아서일까?
딸의 소개글도 작가의 소개글만큼이나 독특한 느낌이었다.
태어나보니 아빠 딸이 되어있었다는 글로 책을 덮는 순간까지 미소지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