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전쟁으로 체첸 반군 세력들은 순식간에 수도였던 그로즈니를 잃고 다시 남쪽 산악지대로 밀려갔다. 그들은 산악지대에서 거점을 마련하고 계속 항쟁을 이어갔지만 이미 과격화 된지라 예전만큼의 지지를 얻지 못했으며 실제로 한 때 두다예프 정권에 협력했었던 아흐마트 카디로프는 이제 완전히 러시아 연방의 편으로 돌아서버린 후였다.


한편 체첸 세력은 무자헤딘의 영향으로 어느덧 '민족 해방'이라는 목표가 '이슬람 국가의 수립'으로 바뀌어갔다. 2000년 3월, 1천명의 체첸 반군들은 러시아군 진지를 기습하였고 그해 5월에는 원격 폭탄을 이용해 즈베르예프 장군을 살해하는 등 체첸 반군 세력들은 기존의 산악 게릴라 전 외에도 이젠 테러 전술까지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2001년 11월, 러시아군에 의해 가족이 사망한 가즈예프라는 체첸인 여성이 러시아 장군인 가드지에프를 자살폭탄 공격으로 죽였다. 또한 다음달에는 러시아군을 향해 폭발물을 실은 트럭을 몰고 돌진하던 15세의 체첸인 소녀가 총에 맞아 사살되었고 그 외에도 각종 자살폭탄 테러들이 2002년까지 러시아에서 여러번 벌어졌다.


특히 2002년 1월에는 모스크바 극장에 들이닥친 40명의 체첸 테러리스트들이 민간인 700명을 인질로 잡는 사태가 발생했다. 체첸 테러리스트들은 체첸 공화국에서의 러시아군의 철수를 요구했지만 러시아군은 강경 진압으로 방향을 잡고 극장 내에 독가스를 투입했다. 독가스의 투입으로 체첸 테러리스트들은 제압되었지만 이 과정에서 인질로 잡혔던 민간인 100여명도 같이 희생당하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하지만 이 일은 2004년 9월, 북오세티야 공화국 부근의 베슬란 학교에서 벌어지는 참극에 비하면 새발의 피였다. 당시 베슬란 학교는 30명의 무장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약 1,000명의 인질들이 붙잡혔는데 이때 인질 중에서는 어린이들이 많았고 이후 특수부대를 중심으로 진행된 인질구출작전에서 300명이 넘는 인명피해가 벌어졌다. 그리고 샤밀 바사예프는 모스크바 극장 테러와 함께 베슬란 학교 사건을 자신이 한 짓이라고 당당하게 밝혔다.


당연히 이러한 강경파의 테러 행위는 안 그래도 체첸을 조질 생각으로 가득차 있던 러시아 정부를 자극하는 짓이었기에 러시아와의 협상을 바라는 체첸 반군 세력 내 온건파들의 영향력은 갈 수록 축소되었다. 결국 2005년 2월, 온건파의 핵심인 아슬란 마스하도프가 러시아와의 마지막 교섭에 실패하고 다음달에 스페츠나츠에 의해 암살당하면서 체첸 반군 내 온건파는 사실상 와해되고 말았다.


2006년, 체첸 반군의 사령관이 된 도쿠 우마로프는 드디어 대놓고 본인들의 목표는 자유민주 국가의 수립이 아니라 샤리아 법으로 통치되는 이슬람 국가라고 밝혔으며 러시아와는 어떠한 협상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나마 몇 안되는 온건파였던 마스하도프의 죽음으로 이제 체첸 반군은 민족해방이라는 대의로 뭉친 독립군에서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폭주를 멈출 수 없는 광신적인 테러조직으로 완전히 타락해버렸다.


한편 러시아 연방의 구성국인 체첸 공화국의 수장이 된 카디로프는 서방 인권단체에게 '러시아의 앞잡이', '인권 탄압자' 등의 비난을 받게 되자 2006년부터 2007년 사이에 대규모 사면 프로그램이라는 당근책을 던져줬고 예상대로 많은 반군들은 자수를 선택함으로써 목숨을 건졌다. 그리고 체첸반군의 중심이던 이치케리야 체첸 공화국은 2007년에 캅카스 에미레이트라는 이슬람 근본주의 조직으로 개편되었다.


2009년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 간 열차에서 테러가 벌어진 것에 이어서 2010년 3월 29일, 모스크바 지하철에서 연쇄 자폭 테러 사건이 터지며 41명이 숨졌고 이어서 다케스탄 지역에서도 자폭 테러로 12명이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테러를 일으킨 것은 캅카스 에미레이트였다. 2002년 극장 인질 사건 이후 모스크바에서 벌어진 최대 테러인만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를 심각한 일로 규정하고 다시 체첸에 대해 강경한 태도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대형 테러가 성공한 도쿠 우마로프는 더욱 기고만장 해졌고 다음해인 2011년 도모데도보 공항에서 또 다시 자폭테러를 벌였고 이 테러로 사망자 35명, 부상자 180명이 발생했다. 하지만 정작 이미 체첸 반군 세력은 2004년 베슬란 학교 사건 이후로 서방세계의 지지를 완전히 잃어버리고 이슬람 근본주의화가 되면서 주민들의 지지까지 사라져버렸기에 세력 확대는 커녕 살아남을 수 있을지부터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추락해버린 상태였다.


결국 2014년 3월, 캅카스 에미레이트의 수장 우마로프는 쫓기던 끝에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의해 암살당함으로서 비참하게 최후를 맞이했다. 그 후 캅카스 에미레이트는 IS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등 어떻게든 발악을 하며 단체를 유지할려고 애썼지만 러시아군에게 많은 대원들이 사살되면서 2016년을 끝으로 사실상 궤멸된 상태다.

출처:

- 손영훈, <체첸-러시아 전쟁의 전개 과정과 국가테러>, 한국중동학회, 한국중동학회논총 31권 3호, 2011, p44~49

- 이종화, <국제인질테러사건의 현황 및 분석>, 위기관리이론과 실천, 한국위기관리논집 제8권 제4호, 2012

- (wikipedia/2010년 모스크바 지하철 폭탄 테러) https://ko.m.wikipedia.org/wiki/2010%EB%85%84_%EB%AA%A8%EC%8A%A4%ED%81%AC%EB%B0%94_%EC%A7%80%ED%95%98%EC%B2%A0_%ED%8F%AD%ED%83%84_%ED%85%8C%EB%9F%AC

- (wikipedia/2011년 도모데도보 국제공항 테러) https://ko.m.wikipedia.org/wiki/2011%EB%85%84_%EB%8F%84%EB%AA%A8%EB%8D%B0%EB%8F%84%EB%B3%B4_%EA%B5%AD%EC%A0%9C%EA%B3%B5%ED%95%AD_%ED%85%8C%EB%9F%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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