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뭐 어쨌다고 13살 에바의 학교생활 일기 1
부키 바이뱃 지음, 홍주연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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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첫 소설이라는 이 책은 내가 볼 때 소설이라기보다 '그림책'에 가깝다. 중학생 소녀의 그림일기 같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인지 페이지 수는 225 정도 되지만 나는 이 책을 단 30분 만에 독파해버렸다.


이제 막 13살이 되어 중학교에 처음 진학하게 된 주인공 '에바 우'. 어른들은 모두 '넌 잘 해낼 수 있을거야.', '아주 굉장히 즐겁고 새로운 일들이 널 기다리고 있을거야.'라고 하며 새로운 생활을 기대하게 하지만 에바는 이 모든 것이 혼란스럽기만 하다.





유치원 때부터 가장 친했던 친구 '맥신'과 '로건'은 심지어 학교 생활이 재미있단다. 천재성을 보이는 '로건'은 수업시간을 즐기고 연기자가 꿈인 '맥신'은 매일 학교에 갈 때 입고갈 옷을 고르는 것을 즐긴다. 이렇게 친구들이 자신만의 즐거움을 찾아가는데 나는?


어디에서나 칭찬 받는 '피터'오빠와 애교 넘치는 막내 '클라라' 사이에 끼어 있는 에바는 심지어 '중간'이라는 단어의 '중' 자도 싫어한다. 자신이 형제들 사이의 중간일 뿐만 아니라 뭐든지 능력이 중간치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중학생'의 '중' 자도 싫어할 수 밖에.


이런 에바가 학교생활을 시작하고 뭐 여전히 즐겁게 학교 가고 싶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점점 그 생활에 익숙해져 간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어쩌면 난 100% 망한 건 아닐지 몰라.


포인트덱스터 중학교의 소위 '점심 혁명'을 일으키면서 자신의 잠재력을 찾아 나가게 된 것.


이런 에바의 중학교 생활을 엿보면서 내 중학생 때의 모습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었다. 중학생 시절보다 초등학생 시절이 더 재미있었다고 느끼는 한 사람으로서 나도 내 잠재력을 꾸준히 찾아 나갔으면 어땠을까, 학교 생활을 조금만 더 즐겼으면 어땠을까 약간은 후회가 밀려왔다.


내가 뭐 어쨌다고. 에바의 이런 혼란스러운 생각처럼 나는 그 때 사춘기여서인지 오로지 비판할 줄만 알았지 주변의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선 눈여겨 보지 않았던 것 같다. 중학생 때고 어쨌든 간에 지금이라고 다를까. 먼 훗날 지금 이 시기를 추억할 것처럼 지금 현재 내 주변의 아름다움과 나의 잠재력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그냥 단순한 그림일기 소설을 읽고 이렇게나 깊은 깨달음을 얻다니 성공한 독서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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