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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 ㅣ 나비사냥 2
박영광 지음 / 매드픽션 / 2017년 9월
평점 :

현직 형사가 쓴 스릴러소설 <시그니처>
일단 '시그니처'란 연쇄 살인자가 살인현장에 남기는 자신만의 사인을 말한단다. 그것 자체만으로도 일단 사이코패스 느낌이 스물스물 느껴진다.
형사가 이렇게 글까지 잘 쓸수가! 대개 형사들이라고 하면 발로 뛰는 직업이라 공부와는 상관이 없을것 같다(?)는 내 선입견을 완전히 무시하고 이 글을 쓴 저자는 가독성 좋은 몰입감 넘치는 소설을 쓰셨다. 하기야 요새는 경찰공무원 시험이 그렇게 합격하기 어렵다던데.
이 책의 전작인 <나비사냥>은 내가 초등학생일 때인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아있는 무시무시한 조직 '지존파'의 이야기를 토대로 하고 있다고 한다. 읽어보진 못했지만 리뷰를 보니 그 책도 대체로 평이 좋았다.
<나비사냥> 두번째 이야기인 <시그니처>는 한때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연쇄살인마 '유영철'과 '정남규'의 실화를 토대로 하고 있다. 약 2년간 13명을 살해하고 20명에게 중상을 입힌 '정남규'. 그는 피냄새에서 향기가 난다고 했을 만큼 역대 최고의 사이코패스였다. 당시 담당 프로파일러는 '내 삶에 회의가 느껴질 정도로 고통스러웠다.'고 말할 정도였고 심지어 정남규는 '내가 유영철보다 한 수 위다.'라며 살인을 두고 경쟁을 벌일 정도였다고.
유심히 뉴스를 보지 않은 탓에 이렇게까지 심각했던 것일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이 책을 계기로 다시 뉴스를 찾아보게 되면서 아, 나도 내 삶에 회의를 느낄 정도로 처참하고 무서운 사건임을 알게 됐다.
형사라서 그런지 사건이 벌어지는 상황, 범죄자들과의 섬뜩한 대화 장면, 그들의 어린 시절 등이 너무나도 현실감 있고 생생하게 다가왔다. 마치 '추격자'나 '악마를 보았다'와 같은 사이코패스 범죄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어린시절이 불우했건 어쨌건 사람 죽이는 것을 마치 파리 죽이듯이 생각하는 그런 범죄는 무조건 지탄받아 마땅하다. 주인공 형사 하태석은 전편에서도 그렇고 이번 편에서도 여동생, 전 여자친구 등 측근이 계속해 범죄에 노출되어서 너무나 불쌍한 인생이었다.
밤에 읽으면 귀신 나오는 소설이나 영화보다 훨씬 무섭다. 나는 낮에 읽어도 무서웠다. 실화를 토대로 했다는 사실이 몇 배 더 무섭게 다가오는 것 같다. 다시는 그런 범죄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