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빌리의 노래 - 위기의 가정과 문화에 대한 회고
J. D. 밴스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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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집 사진이 미국 중부지역 시골 마을의 전형적인 모습일까. 미국에는 워낙 많은 인종들과 그 인종 중에도 워낙 많은 계층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들의 삶을 다 파악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책은 스코틀랜드계 아일랜드인 이주자들이 정착한 애팔래치아 지역의 이야기다. 광활한 토지 면적이 부끄럽게 너무나 좁은 시야의 문화들. 그 답답하고 꽉 막힌 지역에서 소위 '개천에서 용 난' 꼴인 주인공의 회고록이다.

읽기 전에는 당연히 소설인 줄 알았다. 책 표지에 떡하니 '위기의 가정과 문화에 대한 회고'라고 적혀 있는데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영화화 확정이라고 적혀 있는 경력을 보고 그런 생각을 했을까? 대부분 영화화되는 책은 소설이니까.

결론적으로 '빌 게이츠 선정 2017 여름 필독서', '뉴욕타임스 50주 연속 베스트셀러' 등의 소개문구처럼 나는 이 책을 재미나게 읽었다. 중간중간 논문 같은 분석에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마치 성장소설인 듯한 그의 담담한 이야기들이 흥미를 주기에 충분했다.

미들타운에서는 공립 고등학교 입학생의 20퍼센트가 졸업에 실패한다고 한다. 오하이오를 벗어나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 자체가 별로 없을 정도.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은 그냥 단지 본인의 생각이 아니라 환경 때문이라는 것. 주변에서 기대하지 않는 만큼 본인들에게도 별로 기대하는 것이 없단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자가당착에 빠져 오로지 사무직만을 바라보고 생산직은 홀대하는 고정관념에 빠진 사람들. 가난하게 살면서 그곳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복지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들. 본인은 깎아내리면서 낙오자가 된 것을 모두 정부의 실패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 물론 정부가 모든 정치를 잘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고립되어 생각조차 바꾸기 싫어하는 미들타운 사람들의 선입견을 증오하는 것이다.

저자는 망나니 엄마 밑에서 남들과 비슷하게 클수도 있었지만 선견지명이 있었던 할보와 할모 덕분에 예일 로스쿨을 졸업했다. 저자의 성공에는 분명 본인의 노력도 있겠지만 그런 할보, 할모를 만난 행운도 있을 것이다.

애팔래치아 지역 사람들을 비난한 내용이 주를 이루는 듯 하지만 결국 성공을 위해서는 나 자신을 믿어야 한다는 것. 노력 없이 계속 주변상황만 탓해서는 한 발짝도 벗어날 수 없다는 본인의 깨달음을 전달해준 회고록이 아닐까 싶다. 나 역시 미국 사회의 한 단면을 바라보면서 배울 점은 많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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