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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남긴 27단어 ㅣ 생각쑥쑥문고 14
샤렐 바이어스 모란빌 지음, 정용숙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7년 8월
평점 :

뒷모습의 소녀가 슬퍼 보이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파란 표지와 보름달의 모습이 희망을 뜻한다고 봐야할 것 같다. 이 책은 부모를 갑자기 잃은 소녀의 심리 치유 과정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위대한 알리기에리' 씨는 마법을 부릴 줄 아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아빠이다. 그보다 더 대단한 마법을 부릴 수 있다며 딸에게 둘만의 비밀로 간직하자고 했던 엄마는 소녀에게 언제 어디서나 소녀의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단어 27 가지를 가르쳐 주었다.
소녀의 인생 전체를 차지하고 있던 부모님이 갑자기 떠난 후, '코비'와 '브룩' 자매는 할머니에게 맡겨지게 된다. 할머니, 삼촌 '윔', 삼촌의 여자친구 '샐리' 아줌마까지. 그들의 자매를 향한 부단한 노력과 사랑이 그때부터 시작된다.
엄마가 남긴 27가지의 단어는 마법을 부릴 수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 정말 아무런 연관도, 의미도 없는 것들이다. 물론 어른이 되어 때가 묻을데로 묻은 나의 생각에 말이다. '금어초', '인동초', '프리지어' 같은 것들은 내가 볼 때 그냥 풀이나 꽃 이름이고, '나팔바지', '장신구' 같은 것들은 내가 볼 때 그냥 단순한 물건들의 이름 같다.
하지만 그것들에는 '코비'와 엄마만의 심오한 뜻이 담겨져 있다.
'야단법석, 야단법석, 야단법석'.. 이렇게 속으로 되뇌이다 보면 흥미진진한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이렇게 되뇌이다 보면 아빠와 엄마가 있는 섬으로 데려다 준다.
엄마가 소녀에게 준 27 단어는 그냥 단순한 단어가 아니었다. 소녀가 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안타까운 일이 있을 때 힘이 되어 주었으며 심리 치료에 탁월한 방법이었다. 아빠와 엄마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늘 단어가 이 소녀의 머릿속을 따라다니듯이 소녀의 마음 속에 늘 존재했다. 자매가 그것을 깨닫기까지 주변 사람들의 많은 도움도 한 몫 했다.
어른들도 함께 읽으면 더없이 좋을 듯한 동화였다. 나만의 단어를 간직하고 힘들 때마다 그것을 되뇌이는 방법, 나도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