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프라우
질 알렉산더 에스바움 지음, 박현주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시인이었던 '질 알렉산더 에스바움'의 첫 소설이다. 시를 짓는 사람답게 시적인 표현이 많았다. 그리고 대부분의 시적인 표현들은 개인의 생각이나 감정표현이기 때문에 어렵듯이 이 소설 또한 나에게는 살짝 어렵게 다가왔다.

'현대판 안나 카레리나'라는 문구가 눈에 확 띄던데 나는 '안나 카레리나'를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는 모순이 있다. 그래서 딱히 비교할 수는 없지만 '안나 카레리나'가 유명한 고전이듯이 이 책도 나름의 매력이 있지 않을까 싶다. 심지어 이 책의 주인공 이름도 '안나'이다.

외국 고전소설을 즐긴다. 번역때문만은 아니지 싶은 이해 안되는 문구들도 계속해서 곱씹어보면 큰 감동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았다. <오만과 편견>, <위대한 개츠비> 등 나의 인생책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들 소설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남녀간의 애증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이 글은 2015년에 태어났지만 읽는 내내 뭔가 고전스러운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현대판 여성이 아닌 매번 사랑만을 갈구하는 수동적인 여성의 모습이 조금 답답하게 느껴졌다.

안나는 좋은 아내였다, 대체로.

소설 첫 시작 구절이다. 좋은 아내의 기준이 무엇인가. 오로지 남편만을 바라보며 바깥일을 잘 하도록 인내해주고 자식들을 훌륭하게 키우며 집안일을 잘 하는 것? 그렇다면 '안나'는 결국 이래저래 모든 면에서 실패한 아내였다.

물론 이국에서 말도 잘 통하지 않고 무뚝뚝한 남편과 살다보면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다. 난 말 잘만 통하는 한국에서도 애기 둘 키우다보면 하루에도 몇 번이나 우울해 진다. 그렇지만 '안나'의 해결방식이 과연 옳은 것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랑만을 먹고 사는 여자들은 수없이 많다. 그들은 그게 뭐가 잘못되었냐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최선의 방법이 될 수는 없다. 사랑은 믿을 게 못 된다는 것을 '안나'는 알고 있었지만 주체하지 못함으로 인해 자식을 잃는 큰 고통을 겪었다.

심리묘사가 주를 이룬다. 뭔가 답답하지만 진지한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주인공도 답답했지만 나름의 매력이 있는 캐릭터였다. 자신을 외롭게 하는 남편과 타지로 온 '안나'. 우울함에 심리 상담을 받고 불륜도 저질러 보지만 늘 공허한 그녀의 인생이 조금은 불쌍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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