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기억을 지워줄게
웬디 워커 지음, 김선형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표지가 무서웠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표지의 소녀를 보니 슬프다. 열다섯 꽃다운 나이에 처참하게 강간당한 제니 이야기. 소설은 처음부터 제니가 강간당하는 장면에서 시작해 충격을 주었다.

스릴러 소설을 많이 읽다 보면 도입부만 읽어도 재미 있겠다 없겠다를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앞부분 단 30쪽만 읽었는데도 흥미진진 재밌는 책인 것을 가늠할 수 있었다.

이 소설은 정신과 의사가 피해자 제니와 제니의 가족들을 상담하는 형태로 내용이 전개된다. 아무래도 정신과 상담 내용이다 보니 소설이 전반적으로 약간 어두운 분위기인 데다가 등장인물들의 심리가 구체적으로 묘사된다.

그렇다고 사건 전개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냐 하면 또 그것도 아니다. 서술이나 대화 도중에 끊임없이 비밀이 밝혀지고 반전이 드러나서 이 책이 도대체 어떻게 결말을 맺을지 궁금해지게 했다.


열다섯 살 제니가 파티 도중 숲속에서 몹쓸 짓을 당한다. 그 기억을 모두 지워버리려는 엄마 '샬럿'과, 범인을 잡기 위해 기억을 지우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아빠 '톰'.

결국 가족의 실세인 엄마의 뜻대로 빠른 후속조치와 함께 약물투여로 그 당시 기억을 지워버리는데. 정신은 지웠지만 몸이 그 날의 고통을 기억하는 오류로 인해 제니는 결국 자살기도를 하고 만다.


여러 등장인물들이 나오는데 이들은 모두 비밀을 하나씩 갖고 있다. 심지어 이 글의 화자인 정신과 의사마저도. 하긴 정신적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계속 마주하면 의사도 제정신은 아닐텐데 문제가 없는게 이상할 정도다.

비밀 없는 사람은 없다지만 이 작은 마을의 사람들은 우물 안 개구리처럼 저들끼리 뭐가 이렇게나 속고 속이는건지. 결말의 반전은 놀랍고 전체적으로 소재가 좀 충격적이어서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았다.

저자는 변호사, 출판 편집자, 금융 전문가 등 각종 전문가로 활동한 능력자이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다 보면 뭔가 저자가 똑똑한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그만큼 글도 잘 썼고 심리 묘사한 부분도 굉장히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

어찌보면 심리를 너무 깊게 다루고 있어 살짝 어렵거나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인간의 숨은 욕망,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인간의 나약한 면들을 볼 수 있어서 색다른 감상을 할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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