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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 오쿠다 히데오 스페셜 작품집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오쿠다 히데오 작가의 스페셜 작품집.
이 작가의 <소문의 여자>, <나오미와 가나코>, <무코다 이발소>를 재미있게 읽었는데 전부 장편소설이었다. 2016년에 출간했다는 이 책 <버라이어티>는 스페셜 작품집이란다.
스페셜 작품집이란게 뭘까? 단편처럼 나누어져 있는 건 알겠는데 대체 어떤 내용들일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책 뒤편에 흔히 쓰여 있는 줄거리도 없고 공통된 주제도 없는듯 하다.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읽었는데 오잉? 내용을 전혀 몰라서인지 더 신선했다.
단편소설 6편, 일본배우 '잇세 오가타'와 소설가 '야마다 다이치'와의 대담 2편, 일본과 크로아티아의 월드컵 경기 관람 순간을 크로아티아 인의 눈으로 풀어 쓴 쇼트 스토리 1편, 이 책의 탄생 비화가 담긴 작자 후기까지. 이 작품, '버라이어티'한 거 맞다.
작가가 예전에 잡지 기획자, 광고 기획사의 카피라이터를 해서 그런지 <나는 사장이다!>와 <매번 고맙습니다>에 나오는 광고회사 창업자 '가즈히로'의 어려움에 대해서 굉장히 사실적으로 묘사를 했다. 점점 못된 것에 익숙해져 가는 사장, 그 아래의 하청 업체들은 얼마나 더 힘들까. 나는 절대 못할 것 같은 창업 이야기. 보지 말아야 할 뒷모습을 본 것 같아 씁쓸했다.
한여름 고속도로에서 벌어진 이야기 <드라이브 인 서머>. 이 단편은 읽으면서 스트레스가 쌓였다. 진짜 한여름에 에어컨 켜지 않은 차 안에 있는 것처럼 답답했다. <크로아티아VS일본> 쇼트쇼트 스토리는 그냥 일본 찬양 느낌. 너무 짧기도 했지만 별로 감흥은 없었다.
그 외 수상한 종업원의 미스터리한 행동 <더부살이 가능>, 훗날 내 딸과 나와의 모습을 생각해보게 해 준 <세븐틴>, 작가가 제일 애착이 간다고 한 <여름의 앨범>까지. 내가 워낙 짧으면서 강한 단편들을 좋아해서 나름 재미있게 읽었다.
작가가 편집자의 성화에 못 이겨 쓴 단편들을 그냥 버리기 아까운 것들만 모아 책으로 엮은 것이라고 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단편들을 순간순간 즐기며 읽기에 좋을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