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베르크의 늑대인간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 5
올리퍼 푀치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눈여겨만 보던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 이미 3권까지 나왔었고 이번에 4권 <중독된 순례자들>과 5권 <밤베르크의 늑대인간>이 한꺼번에 출간되었다.

나는 앞선 1권부터 4권까지 읽지 못하고 다섯 번째인 <밤베르크의 늑대인간>을 먼저 읽었는데 아무튼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앞선 4권까지의 내용을 몰라도 각 시리즈의 사건들이 확실히 독립된 내용이기 때문에 상관없을 것 같다.

원래 1권에서는 사형집행인의 딸이 어렸다는데 여기 5권에서는 결혼해서 아들이 둘이나 있다. 사형집행인 야콥 퀴슬 역시 조금 더 세월이 지나 할아버지가 되었다. 사형집행인 '야콥 퀴슬'과 그의 딸 '막달레나', 그리고 그녀의 남편이 된 '지몬'. 이들 주변에서 벌어진 괴상한 사건과 그것을 해결하고자 추리하고 진실을 좇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야콥'은 그의 딸들 '막달레나', '바르바라'와 막달레나의 남편 '지몬', 부부의 두 아들 '페터', '파울'과 함께 숀가우를 떠나 동생 '바르톨로메우스'가 사형집행인으로 살고 있는 밤베르크로 향한다. 어릴 적부터 헤어져 살던 동생이 그 도시 시의회 서기의 딸과 재혼을 하는데 결혼식에 와달라고 부탁을 했기 때문이다.

40여년 전의 사건으로 서먹해져 있는 동생과의 갈등, 사형집행인 일가의 자손으로 두 형제 모두 그것을 업으로 살고 있다는 점 등을 제외한다손 치더라도 이들 가족의 주변에서는 너무나 많은 기이한 일들이 벌어진다.

수십년 전. 밤베르크에서 마녀재판이 일어나 수백 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고문과 화형을 당한 일이 있었는데, 현재 와서 갑자기 늑대인간이 출몰한다는 목격담과 소문이 무성해지자 마녀재판처럼 늑대인간 재판이 벌어진다. 이로 인해 또다시 무고한 사람들이 죽을 위기에 처하자 두 사형집행인 형제와 가족들이 이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기 시작한다.


추리소설이라기보다 역사 미스터리소설에 가깝다. 중세시대의 마녀재판, 사형집행인, 영주 주교 등 학창시절 역사 시간에 배운 듯한 내용들이 속속들이 나온다. 소설 전반적으로 퍼져 있는 낡은 유럽풍 건물들의 어두운 뒷골목의 모습, 시체 썩는 냄새와 짐승의 질퍽한 체취가 읽는 내내 나를 따라오는 것만 같았다.

의술이 발달하지 않은 1600년대 독일. 몸에 좋은 약초를 캐는 것도 마법의 주문을 위해 하는 마녀의 짓이라고 의심 받아 화형당하던 시대였다. 악마와의 약속으로 짐승으로 변해 사람들을 헤치고 다닌다는 늑대인간이 과연 실제 존재했을까? 이단재판의 선동으로 인해 무고하게 죽은 사람들만 불쌍할 뿐이다.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보고 싶은 대로 본다. 여론몰이는 그 옛날 중세 때도 위험했으며 무지함은 진정한 독이 될 수 있다. 사건을 해결한 야콥 일가는 대단했지만 잔인하게 죽어야만 했던 사람들은 불쌍했다. 나중에는 범인이 누구인지보다 그 사람이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동기가 더 중요해졌다. 무려 700페이지에 달하는 두께와 촘촘한 글씨들이 진도를 방해했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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