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동감 넘치는 기자들의 세계

미드나잇 저널 - 제38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 수상작
혼조 마사토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7년 1월

생동감 넘치는 기자들의 세계.

한시도 가만히 있을 수 없고 끊임없이 취재 경쟁에 뛰어들어야 관심 가질만한 기사 하나라도 건질 수 있는 이들의 생활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주 사건은 여아 연쇄 유괴살인사건이지만 이 책은 사건보다 기자들의 모습에 더욱 중점을 두고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주 사건이 작은 사건으로 다가온 건 아닙니다. 아동 사건은 그게 무엇이든 무섭고 끔찍한 일이니까요.

전체적으로 팀장, 기자, 데스크 등등 기자들 사이에서의 계급과 하는 일, 정치부와 사회부 간의 지면 경쟁, 본사와 지국 사이의 갈등. 이런 것들이 생생하고 현실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등장인물이 많아 헷갈리기도 했는데 첫장에 인물설명도가 있어서 중간중간 찾아보기 좋았습니다. 요런 센스는 출판사의 배려겠지요^^ 20년 넘게 기자로 일했던 작가의 작품이라 그런지 작가들이 쓰는 은어들도 많이 나옵니다. 뭐 이해 안되는 대화들은 그냥 넘어갔는데 큰 문제는 없었어요.


유괴사건의 피해 아동이 사망했다는 오보를 낸 후 주오 신문사 내에서는 많은 인사이동이 이루어지게 되고, 그로부터 7년 후 그 기사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세키구치 고타로 기자는 그와 비슷한 사건이 다시 한 번 일어나자 동일범이라는 감 하나로 특종을 쫓게 됩니다.


이야기는 여러 인물의 시점에 따라 바뀌면서 진행되는데 주로 세키구치 고타로 팀장, 정리부원 마쓰모토 히로후미, 후지세 유리 기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자신의 기사는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고타로. 안하무인에다가 후배들을 무시하기 일쑤고 자신이 한번 생각한 것은 앞뒤 따지지 않고 밀고 나가는 이 사람이 처음에는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갈수록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뭐 실제로 후배가 이런 식이면 싫겠지만 일은 확실히 해내니깐요.

한때는 기자도 선망의 직업이었던 저에게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온 책이었습니다. 방송국 기자와 신문기자의 다른 점도 알 수 있었고 현장에서의 긴장감과 사실적인 묘사들도 흥미로웠어요.

사건이 벌어지고 용의자가 잡히고 기자들이 1분 1초를 다투며 관련기사를 써내는 긴박한 과정들을 읽으며, 힘들지언정 활력 넘치는 그들의 삶이 부러웠어요. 거의 대부분 추리소설 속 기자들은 항상 기사를 위해 피해자의 심정은 생각해주지 않는 인정머리 없는 사람들로 그려지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선입관을 깨게 해주었습니다. 기자들의 세계를 많이 들여다 본 재밌는 책이었습니다^^


-기사에 기자의 이름을 넣는 것은 신문사에 어필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자기가 쓴 기사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다.  14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