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작가
로버트 해리스 지음, 조영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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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해리스'는 정치 담당 기자, 칼럼니스트 출신 작가로 그래서 이런 류의 소설을 잘 쓰는구나 싶다.

2007년 출간 당시 전 세계 언론을 논란으로 들끓게 했던 화제작이라는데 지금 우리나라 불안한 시국에도 뭔가 맞는 듯해서 더 집중해서 읽은 것 같다.

유명 정치인이나 연예인들이 자서전을 낼 때 대필 작가가 꼭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대체로 본인이 쓰지 않나? 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내 생각보다 대필 작가가 정말 많고 그 바쁜 유명인들이 스스로 그렇게 글을 잘 써서 출판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의구심이 들긴 했다.

마틴 라인하트가 1,000만 달러를 투자하면서 영국 전 수상 '애덤 랭'의 회고록을 준비한다. 조건은 단 두가지 2년 안에 끝낼 것, 테러와의 전쟁에 대해 가차없이 까발릴 것.
그런데 애덤의 측근이자 대필 작가였던 '마이클 맥아라'가 배에서 떨어지는 의문의 사고를 겪게 되고 자살로 처리된 후 주인공에게 대필 작가 의뢰가 들어온다. 처음에는 께름칙했지만 어마어마한 보수에 넘어간 주인공은 결국 외딴 섬에서 애덤과 함께 회고록 만들기에 들어가게 된다.

맥아라의 죽음은 과연 자살일까?
전 수상 애덤 랭의 회고록은 왜 반드시 2년 안에 만들어져야 했을까?
너무나도 철통보안인 섬에서 회고록을 만드는 이유는?

각종 의문과 함께 이야기는 비밀스럽게 흘러간다. 애덤의 아름다운 아내 '루스', 애덤의 비서 '아멜리아', 이 회고록을 의뢰한 회장 '매덕스' 까지. 인물들의 관계와 각종 비밀들로 인해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를 궁금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 책은 2007년작이라서 그런가 문체가 뭔가 예스럽다. 출간 당시보다도 더 고전식으로 작가가 쓴 탓일까? 어쨌든 난 고전적인 문체와 농담들 재밌어하기 때문에 마음에 들었다. 뭔가 파이프 담배를 물고 영국 신사모를 쓴 인물들이 등장하는 흑백 영화를 보는 느낌이랄까? 그런 느와르적인 분위기가 멋있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정치인들은 대리인이 꼭 필요한걸까? 책 하나 자기 뜻대로 자기 힘으로 쓰지 못하는 우두머리들의 무능함에 씁쓸하기만 하다. 이 책 역시 끝까지 읽어보면 큰 반전이 숨겨져 있다. 스릴이 넘치기보다 음산한 분위기와 촘촘한 플롯이 뒤가 궁금해지게 만드는 매력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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