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라디오
모자 지음, 민효인 그림 / 첫눈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쌀쌀한 가을이 오자 요즘 들어 감성 에세이가 끊임 없이 출간되고 있다. 소설 다음으로 내가 선호하는 장르가 바로 감성 에세이인데 이제까지 여러 에세이들을 읽어 봤지만 유명한 '1cm' 시리즈만큼의 공감을 얻은 책이 잘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드디어 찾았다^^

 

신생 출판사인 '첫눈'에서 처음으로 펴낸 따끈따끈한 감성 에세이 '방구석 라디오'.

'모자를 좋아합니다. 모자라서 그런 가 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따뜻한 작가 '모자'가 조금씩 한 두개씩 천천히 생각날 때마다 써 내려간 듯한 짤막한 글들이 선선한 이 가을, 숨어있던 나의 미친 감수성을 올라오게 했다.

'PLAY', 'REST', 'REPLAY', 'STOP', 'SHUFFLE', 'REPEAT' 총 6개의 쳅터로 이루어져서 각각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되돌아보기, 추억 떠올리기, 잠시 멈추어 휴식, 남들과 다르고 싶은 나의 모습, 반복의 무한 가능성의 주제로 짤막한 글들이 실려있다. 이 중에서 나의 심금을 울린 몇 개의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부모님은 나에게 세상을 배우는 모든 방법을 알려 주셨다.'

작가가 서른 초반이라 나와 나이가 비슷한지라 생각하는 것도 비슷한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게 되고 내가 부모가 되면서 점점 나의 불효가 크게 느껴진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잘났고 내 생각이 다 맞기 때문에 부모님이 하시는 말씀은 전부 다 잔소리라고 생각하고 틀린 생각이라고 여겼다. 아무래도 더 많이 오래 살아본 부모님이 세상을 보는 지혜와 눈이 있거늘. 왜 그 때는 그런 말들이 다 듣기 싫고 짜증났는지.. 어린 내 딸아이가 분명 커가면서 날 그렇게 여길 것이라고 생각하자 세상은 참 돌고 도는거네 라는 슬픈 깨달음이 온다.

 

'우리 중 누가 가장 약자일까. 누구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할까. 지하철을 타고 하루를 견디는 우리 모두 약한 사람들 아닐까.'

세상을 살아가는 데 힘들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어릴 때부터 학교와 각종 학원을 병행해야 하는 어린 아이들과 청소년들. 등록금과 취업 걱정에 맘 놓고 편히 잘 수 없는 청년들. 가정을 이루고 나면 더 고민이 많아지는 중,장년층과 백세 시대 살아갈 날은 많이도 남았는데 노후 걱정이 끊이지 않는 노인들.

나는 정말 지금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토닥여주고 싶다.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면 스포가 되므로 여기까지. 딱 두 개만 소개^^

나머지는 직접 읽기를 권한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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