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피난소
가키야 미우 지음, 김난주 옮김 / 왼쪽주머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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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이후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제목이 <여자들의 피난소>인 만큼 주로 여자들의 고충, 재해 속 여자들의 삶을 다루고 있다.


이제까지 작가의 책들에서는 주로 약한 사람들, 소시민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등장했다. 처음 <당신의 마음을 정리해 드립니다>로 만난 이 작가의 책이 가독성이 좋아서 그 후로도 계속 찾아 읽게 되었는데 중간에 살짝 슬럼프가 있기도 했지만 이번 책에서 다시 그 감이 돌아온 듯 하다.


이번 책은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큰 재해 속에서 어렵사리 살아남은 여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노름과 여자에 빠져 사느라 돈 한 번 제대로 벌어다주지 않는 남편과 사는 50대 아줌마 '후쿠코', 너무나 예쁜 외모가 오히려 이런 재해 상황 속에서는 독이 되는 갓난아기 엄마 '도오노', 이혼하고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친정으로 내려와 어쩔수 없이 술집을 운영하는 여자 '나기사'.


이 여자들이 같은 피난소에서 만나면서 일어난 일들, 그리고 이 여자들의 지난 삶과 재난 후의 삶을 굉장한 가독성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


이 작가의 책들의 공통점 중 또 한가지는 정말 짜증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바로 남자들이 그러한 역할을 맡는다. 후쿠코의 남편이 그러하고 도오노의 시아버지와 시아주버님이 그러하고 피난소 대표를 맡은 할아버지가 그러하다. 그 와중에도 피난소에 몇몇 젊은 남자들은 멀쩡하지만 대체적으로 이 책에 나온 남자들은 정말.. 별로였다.


재난이 오면 여자가 더 많이 죽는다, 가족들을 살리려고 희생하기 때문에. 재난 속에서는 사후 피임약을 많이 배포한다, 성폭행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재난 위로금은 세대주에게 지급되기 때문에 주로 남자들의 통장으로 입금된다.. 이 모든 것이 진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이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연대를 맺고 서로 도와나가는 평범한 그녀들의 이야기. 순식간에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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