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상대는 추첨으로
가키야 미우 지음, 이소담 옮김 / 지금이책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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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나카야마 시치리 등 가독성 최고인 일본 작가들 중에 근래 좋아하게 된 작가가 바로 '가키야 미우'이다. 거의 우리 엄마뻘 되는 연세이신데 이렇게 읽기 쉽고 재미있는 글을 잘 쓰시다니 부럽기도 하고 대단해 보이기도 하다. 이 작가의 전작은 <서른두 살 여자, 혼자살만 합니다>, <당신의 마음을 정리해 드립니다>, <70세 사망법안, 가결> 등 한국에 출판된 것은 모두 읽어봤는데 역시 가독성 하나는 최고라고 할 만 하다.


이 작가분의 책들은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는데 이번 신간 역시 제목에서 무슨 내용인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결혼을 하지 않고 그에 따라 아기도 없어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정부에서 이를 해결하고자 맞선 상대를 추첨으로 하여 선을 보게 하고, 응하지 않거나 상대방을 3번 거절할 경우 '테러박멸대'라는 군대같은 곳에 보내기로 한다. 이 말도 안되는 법안이 결국 통과가 되고 결혼할 상대를 못 찾던 사람들, 모태솔로였던 사람들 등등이 정부가 해주는 맞선을 보게 된다.


여기에는 두 남자와 두 여자가 나오는데 이러한 정책을 반기는 사람도 있고 말도 안되는 정책이라며 반기를 드는 사람도 있다. 알코올의존증인 아버지로 인해 자신에게만 의지하는 엄마가 부담스러운 '요시미', 엄마와 쇼핑과 해외 여행 다니는 것을 인생 최대의 목표로 삼고 살아가는 '나나', 이런 나나에게 지쳐 생활력 강하고 수수한 여자를 찾는 '란보', 여자와 이야기하는 것조차 긴장되어 두려워하는 모태솔로 '다쓰히코'. 각자의 삶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추첨맞선결혼법'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이다.


솔직히 이야기 전개가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설정이지만 읽으면서 점차 진짜로 이런 제도가 생긴다면 나는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읽게 되었다. 나는 이미 결혼을 했기 때문에 걱정 안 해도 되겠지만 결혼 전에 이런 제도가 생긴다면 정말 곤혹스러울 것 같았다. 맞선 자체가 부담스러운데 그것도 정부에서 마음대로 점찍어주는 상대라면 우리나라 1950~60년대 상황과 다를게 뭐란 말인가.


작가의 여느 책처럼 해피 엔딩으로 끝났지만 사실 이런 제도가 통과된다면 사회가 엄청 혼란스러워질 것 같다. 소설은 소설이니 재미로 따지자면 이번 책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고부간의 갈등, 저출산 문제, 결혼제도 문제 등 가족 간의 문제를 주로 다루는 작가의 책들에서 재미는 당연, 생각할 거리도 많다고 보장한다. 다음 책이 또 기다려진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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