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
이노우에 마기 지음, 이연승 옮김 / 스핑크스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표지가 너무 일본스러워서 그게 조금 마음에 걸리지만 사실 일본소설이 맞으니 뭐.. 파란 머리카락에 하얀 장갑, 늘 붉디붉은 웃옷을 즐겨 입는다는 표지의 남자는 '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습니다.'를 외치는 소설 속 탐정의 모습이다. 원래 이런 류의 추리소설은 재미를 보장하기 때문에 가독성은 좋았다. 중간중간 트릭이 잘 이해되지 않아 곰곰이 생각한 것 외에는 술술 잘 넘어갔다.


탐정은 잔인한 중국 사채업자 '푸린'과 함께 어느 날 요상한 사건을 의뢰받는다. '와타라세 리제'라는 이름의 여자는 자신이 어릴 때 엄마가 신흥 종교에 빠져 자신을 데리고 산속으로 들어갔고 그 곳에서 교주를 포함한 신도들 서른 명 남짓의 사람들과 함께 살았다고 했다. 요즘 사이비 종교 이야기가 책이나 드라마 등 매체에서 많이 다루어지고 있는 듯 하다. 요 근래 한 번씩 챙겨보던 드라마에서도 사이비 종교의 심각성이 부각되었는데 연이어 이 책을 만나니 역시 그런 종교 집단이 무섭긴 무섭구나 싶다.


그러다가 어느 날 지진이 발생하여 물은 마르고 신단이 무너지는 등의 불상사가 벌어지자 교주는 이를 종말의 전조로 보고 신도들과 함께 집단 자살을 꾀하게 된다. 가까스로 빠져나와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난 '리제'는 유일하게 자신과 같은 어린아이였던, 그러나 믿을만 한 오빠였던 '도우니'가 머리가 잘린 채 자신의 옆에 놓여져 있는 것을 보고 경악하는데..


탐정은 이 사건을 의뢰받아 교주뿐 아니라 신도들이 모두 자살한 상태에서 도우니의 머리가 잘렸다는 것은 리제의 짓인가 아니면 트릭을 사용한 다른 이의 짓인가를 밝히게 된다. 여기서 탐정은 이 사건이 기적이라고 보고 주변 사람들이 제시하는 모든 가능성을 하나씩 제외하는 방법으로 의문을 풀어나간다. 그래서 제목이 '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이다. 모든 일어날 수 있는 무한의 가능성을 풀어나가면서 과연 탐정의 사건 해결은 가능할 것인가.


여러 가지 트릭이 등장하여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들이 제시되고 그것을 탐정이 풀어나가면서 추리소설 특유의 흥미를 일으켜 주었다. 소녀 리제가 정말 그렇게 따르던 도우니 오빠를 죽였는가 안 죽였는가라는 결론을 떠나서 각종 트릭과 가능성이 제시되고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 나가는 추리의 즐거움이 더욱 크다. 사채업자 푸린은 왜 등장했는지 알 수가 없지만 어쨌든 이 사건이 기적인지 아닌지를 알고 싶다면 꼭 마지막 장까지 읽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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