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애의 마음
김금희 지음 / 창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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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희' 작가는 <너무 한낮의 연애>로 이름을 알게 되었어요. 그 후로도 무슨 작가상 수상집 이런 데서 이름이 많이 보이더라구요. 글을 잘 쓰는 작가구나 인정받은 작가구나 싶었습니다. <너무 한낮의 연애>를 사 놓고 아직 못 읽어 고이 모셔둔 상태인데 이번 신간이 눈에 띄어 <경애의 마음> 먼저 읽어 보았습니다.


제 기준으로는 쉽게 읽히지는 않더라구요. 대중적인 소설처럼 쉽게 읽히면 뭐 그냥 재미는 줄 수 있겠지만 이런 깊이 있는 내용은 어려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서로 맞물린 인연들, 세상 혼자 살아가나 싶다가도 내 옆을 문득 쳐다보면 항상 누군가가 있다는 것. 김금희 작가는 사람 사이의 관계, 인연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걸까요? 아무튼 제 심금을 울린 <경애의 마음>입니다.


주인공이라면 경애, 상수 두 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쩌다가 '반도미싱'이라는 회사의 팀장과 유일한 팀원으로 만난 두 사람. 정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점점 이해해 가는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사랑이라기보다 서로에 대한 존경에 더 가까운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어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여자,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를 안고 사회에서 돌리는 남자. 소위 사회 부적응자들인 이 둘이 어쩌다 저쩌다 한 팀이 되고 베트남으로 발령이 나면서 비밀들이 밝혀 지는거죠.


특히 '언니는 죄가 없다'는 페이스북 대표 상담카페를 운영하는 '언니'인 상수가 사회에선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지만 실제 이렇게나 상대방의 마음을 툭툭 건드리며 위로해 주는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에 놀라웠어요. 키만 멀뚱히 커서 세상 만사 다 귀찮아 보이는 무뚝뚝한 경애씨도 사실은 학창시절 가까이 두었던 친구의 죽음, 사랑의 슬픔 등으로 우울증을 앓았던 나름의 상처가 있다는 것에 씁쓸했구요.


모두들 살려고,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보고자 아둥바둥 해서 생긴 일들 아닐까요. 또 이런 일들이 가까이 있는 서로의 마음을 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까요. 어렵지만 그만큼 생각할거리도 많았던, 그런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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