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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장의 살인 ㅣ 시인장의 살인
이마무라 마사히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18년 7월
평점 :

사상 최초 데뷔작으로 4관왕을 휩쓴 대작입니다. 읽어 보니 대작이 맞네요. 이게 작가의 첫 작품인데 이렇게 재밌게 쓰시다니 추리소설 좋아하는 저에겐 희소식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이력을 보니 제18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했네요. 본격 미스터리가 무엇인지 잘 몰라서 찾아 봤더니 탐정이 등장하고 사건의 비밀을 파헤쳐 나가는 것이더라구요. 이런 스타일이 흥미진진하고 머리도 막 굴리면서 읽고 좋아요^^
대학교 연극영화과 동아리가 '자담장'이라는 펜션으로 합숙을 갑니다. 가서 단편영화를 찍고 온다는 명목이지만 결국엔 미팅의 목적이 더 크죠. 그런데 이게 알고보니 동대학교 졸업생 남자 선배 3명이 여자를 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후배 부장에게 억지로 이런 합숙을 강요한 것이었어요. 세 명 중 한 명의 부모님 펜션이기에 숙소를 무료 제공해준다는 명분이 있지만 합숙에 참가하는 여학생들은 마치 도살장 끌려가듯이 싫어합니다.
거기다가 '다음 희생양은 누구인가'라는 뜻모를 협박장이 동아리 방에서 발견되자 너도나도 합숙 불참 의사를 밝히는데 동대학 '미스터리 애호회'의 단 두 명뿐인 회원 '하무라'와 회장 '아케치'는 뭔가 미스터리한 일들이 벌어질 것 같은 이 합숙에 관심을 보이고 연극영화과도 아니면서 참가하고 싶다고 조릅니다. 연영과 부장 '신도'는 이 남학생 두 명이 여학생도 아니면서 참가하고 싶다고 하니 계속 거절하다가 수많은 사건을 해결한 미소녀 탐정 '겐자키'가 함께 참가하겠다고 하자 어쩔 수 없이 허락하게 됩니다.
여기까지의 내용으로 보면 사실 '시인장의 살인'이 아닌 '자담장의 살인'이라고 해야 맞지만 내용 전중반부 쯤에 갑자기 기상천외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이 책의 제목이 '시인장의 살인'이 적합한 쪽으로 변하게 돼요. 현대 많이 언급되고 있는 좀비가 나타나거든요. 어느 이상한 연구소의 연구원들이 이상한 약을 록 페스티벌을 즐기러 온 사람들에게 살짝식 투여함으로 이 사람들이 좀비로 변하고, 이 좀비들이 근처 자담장에 쳐들어와 연영과 합숙 회원들을 물어뜯고 난리가 납니다.
좀비떼가 등장하지만 이 책은 확실히 어떠한 트릭이 등장하는 본격 추리의 살인 이야기가 맞습니다. 좀비라는 불가항력의 괴물들이 등장하면서 그 가운데 벌어지는 살인 사건 이야기. 굉장히 신선하고 흥미진진하게 다가왔어요. 등장인물이 많고, 자담장의 전개도와 각 어느 방에 누가 숙박하는지 등이 복잡해 계속해서 앞장을 들춰봐야 했기 때문에 약간은 따라가기 버거웠지만 재미는 확실히 보장합니다.
좀비는 왜 만든 것이며 이 와중에 살인은 왜 저지른 것일까. 완벽한 밀실 상황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범인은 누구이고 의도는 무엇인가. 소녀 탐정 겐자키와 미스터리 애호회 회원 하무라가 시원하게 추리를 해 나갑니다. 요새 이런 스타일의 소설이 잘 안 보여 아쉬웠는데 오랜만에 딱 맞는 소설을 만난 것 같아 전 너무 재미있게 읽었네요. 작가님 다음 작품 얼른 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