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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와 배우가 - 김신록 인터뷰집, 두 번의 만남, 두 번의 이야기
김신록 지음 / 안온북스 / 2023년 1월
평점 :
이 책의 저자는 배우 김신록으로 나는 다른 작품보다 얼마 전에 엄청난 인기를 이끌었던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진화영 역으로 출현하셧던 것이 생각난다.
사실 나한테 김신록 배우는 TV 속에서 송중기를 괴롭히던 진화영의 모습이 더 친숙하다.
그러던 중 김신록 배우가 '작가'가 되어 책을 냈다는 소식을 인스타에서 접하게 되었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렇게 만난 김신록 작가는 내가 생각치도 못했던 대단한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배우와 배우가」는 배우이자 작가인 김신록이 배우들을 인터뷰하는 내용을 담은 책으로 이야기의 구성도 대화 형식으로 구성되어있다.
김신록 작가는 25명의 배우들과의 대화를 인터뷰글로 정리해서 책으로 묶었다.
나는 최근 대화 형식으로 된 책을 종종 읽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뭔가 내가 이야기에 참여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맘에 들었던 구조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어른들 얘기에 스리슬쩍 끼어있는 어린애가 되버리는 기분이었다는 것이다.
내가 책 속의 대화에서 어린애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낀 이유는....
바로.....
글이 너무 어려워!
물론, 배우님들을 막 가볍게 본건 아닌뎅 인터뷰를 대체 다들 어떻게 하나 싶을 정도로 어렵다!
문장을 쓱 읽고 한번에 이해할 수가 없고 자꾸 되돌아서 생각하게 만든다.
....? 혹시 그게 목적인가? 가볍게 읽는 게 아니라 자꾸 생각하게 만드는 거?!
혹시 그것이 목적이라면 그 목적을 잘 달성했다고 말할 수 있다. (암... 그렇지..)
사실 연기에 대해서 많이 알진 못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배우들은 움직이는 행동 하나하나, 물건을 옮기고, 걷고, 말하는 등의 모든 행동에 의미를 담아낸다는 것이다. 심지어 행동과 행동 사이 또는 행동의 이전단계 에너지가 발산되기 전까지도 말이다!
연기라는 것에 삶뿐만 아니라 영혼까지 들이부어서 모든 신경이 호흡까지도 지배한 듯하다.
사실 살면 사는대로 흘러가는 1인으로써 내가 평소에 숨쉬듯이 하는 행동들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내가 펜을 잡고 문을 열고 걸어가고... 하지만 배우의 관점에서 모든 것을 되집어보니 무엇 하나 가벼운 것이 없다.
부제에 '두 번의 만남, 두번의 이야기'라고 적혀있듯이 이 책은 한번의 인터뷰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두번에 걸쳐 인터뷰를 진행한다. 같은 사람이지만 앞의 인터뷰 느낌과 그 다음 인터뷰 내용에서 조금 다르게 느껴지기도 하고 마치 1부와 2부가 나눠진 연극같은 기분이다.
가장 재밌게 읽었던 인터뷰는 김석주 배우님과의 인터뷰였는데...
일단 들어가는 글 부터가 신기했다.
"주체와 세계의 작용과 반작용에 대한 치밀한 탐구를 이어가며
동시대인을 이해하는데 가장 적합한 몸의 메커니즘을 찾아가는 극단이 있습니다.
극단 '동'에서 활동 중인 김석주 배우를 만나 '되어지는 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이게 뭔 말인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만 너무 어렵냐구영!! 나두 대화에 껴줭!! 나도 멋진 배우님들이 대화에 공감하고 싶다구!!
김석주 배우와의 첫 번째 인터뷰는 다소 연기의 심층적인 내용을 다뤘다면 (급포장)
두 번째 인터뷰는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연기를 하면서 힘들었던 시절, 망했버렸다고 생각했던 나날을 얘기하면서 중간중간에 웃음이 포함된 대화였지만
지금 지나서야 웃을 수 있지 그때 당시엔 연기의 길이 매우 고된 길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인터뷰의 내용이 한명당 길지 않고 짧게 나와있어서 단편 에피소드 소설집을 읽는 것 같은 가벼움이 있다.
(물론, 내용은 전혀 가볍지 않지만)
이 책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세계는 내가 TV, 요즘은 넷플릭스나 디즈니 플러스 같은 매체를 통해서 접하는 배우의 세계는 정말 잘 포장된 겉모습일 뿐이구나, 더 깊은 , 더 많은 생각들이 뭉쳐진 세계였던 것이다.
연기, 배우 그 모든 것들이 거대하게, 웅장하게 밀집되어있는 세계를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하지만 인내심을 갖고 읽어야 한다는 점은 알아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