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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남자 ㅣ 비룡소 클래식 55
빅토르 위고 지음, 조르주 앙투안 로슈그로스 외 그림, 김윤진 옮김 / 비룡소 / 2022년 12월
평점 :
세계 문학의 거장 빅토르 위고의 웃는 남자는 1869년 작품으로 빅토르 위고가
자신의 작품 중 가장 걸작이라 칭했던 소설이다.
영화 <조커>의 캐릭터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비룡소 클래식 이름처럼 클래식함이 느껴지는 분위기와 만듦새,
면지를 가득 채운 웃는 남자의 모습에서 책의 내용이 궁금해졌다.
이야기는 17세기 말에서 18세기 초 영국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그 당시 아동 인신매매 집단인 ’콤프라치코스‘에 의해 아이들의 신체를
기형적으로 만들어 귀족들의 재밋거리로 사고파는 것이 만연했다.
1690년 추운 겨을 밤, 포틀랜드만의 바닷가에서 배에 오르려던
그윈플레인은 눈 깜짝할 사이에 버려졌다.
홀로 남아 추위와 사투를 벌이며 헤매던 중 눈밭에 죽은 여인과
갓난아기(데아)를 발견한다. 아기를 감싸 안고 가까스로 마을에 도착했지만
그 누구도 도움을 주지 않았다.
그때 바퀴 달린 조그만 오두막에 사는 떠돌이 철학자 우르수스가 그들을 받아주었다.
날이 밝아 아이들을 자세히 보니 그윈플레인의 입은 귀까지 찢어져 있었고
데아는 앞을 보지 못했다.
우르수스는 그윈플레인과 데아를 데리고 유랑 극단을 만든다.
그윈플레인의 기이한 모습은 런던의 관중을 웃기는 어릿광대로
'웃는 남자'라 불리며 유명세를 떨친다.
그리고 그윈플레인과 데아는 서로 사랑하게 된다.
만일 데아가 눈이 멀지 않았더라면 그윈플레인을 선택했을까?
만일 그윈플레인의 얼굴이 망가지지 않았다면 데아를 좋아했을까?
아마도 그가 불구를 원하지 않았을 것처럼 그녀도 흉한 모습을 원치 않았으리라!
그윈플레인이 추하다는 것이 데아에게는 얼마나 큰 행복일까!
또 데아가 맹인이라는 사실이 그윈플레인에게는 얼마나 다행이란 말인가!
그들의 사랑의 바탕에는 서로가 서로에게 무척 필요하다는 사실이 깔려
있었다.
그윈플레인은 데아를 구원했고,
데아는 그윈플레인을 구원했다.
그들의 사랑이 시작도 되기 전 그윈플레인은 영문도 모른 채 경찰에 끌려가게
되고, 죽을 위기에 처한 줄 알았던 그의 운명이 힌순간에 뒤바뀌게 된다.
천민인 줄 알고 살아온 자신이 귀족이었다는 믿기지 않은 사실은
그 옛날, 포틀랜드 바닷가에서 버려질 당시 그 배에 올랐다가 침몰하며 쓰여진
편지가 호리병을 타고 그윈플레인의 출생의 비밀이 드러났던 것이었다.
클랜찰리 남작의 아들로 밝혀진 그윈플레인은 귀족 신분을 되찾고 광대가 아닌
퍼메인클랜찰리 경이 된다.
급작스러운 신분 상승은 그윈플레인을 마치 좌초된 배처럼 휘몰아갔다.
당시 영국 귀족 사회와 시대상을 통렬하게 비판한 소설은 세기를 뛰어넘어
우리의 시대와도 다르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평등의 시대를 살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계급은 존재하고 그 속에서 처절하게
소외받는 약자는 언제나 소리없이 울부짖고 있다.
웃는 남자, 그윈플레인처럼. 우리 삶 속에도 존재하는 인물이라 읽는 내내
씁쓸함을 자아내었다. 시작부터 끝까지 암울하고 씁쓸함이 흘러나오는 소설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고전을 통해 현재를 느끼며, 미래를 생각하는 시간을
만들어 준 빅토르 위고의 소설은 과히 수작이라 칭할 충분한 이유가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비룡소 클래식 <웃는 남자>는 324쪽으로 초등 고학년 이상의
어린이들이 읽으면 재미와 이해가 잘 될 소설이었다.
어린이 독자들의 수준을 고려해 원작의 방대함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축약본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소설의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웃는 남자>가 주는 인물의
서사만큼은 충분히 매력적으로 재미를 느끼는 듯하였다.
11살의 세상에서 경험하지 못한 어둡고, 부조리한 사회상은 꽤 충격적으로
다가왔는지 책을 읽으며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에게 감정 이입하여 반응하기도 했다.
다 이해하지 못하면 어떠하리! 이 또한 네가 맛본 다양한 문학의 한 장르인 것을!
비룡소 클래식을 하나씩 읽으며 고전의 세계로 조금씩 들어가 보자!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