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제일 치킨쇼 - 2022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일공일삼 106
이희정 지음, 김무연 그림 / 비룡소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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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비룡소 황금도깨비상을 받은 동화 제목부터 매력적이라

기대를 하며 책을 펼쳤다. 

 

초등학생 염유이는 치킨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치킨을 좋아한다.

학업 성적은 좋지 못해도 영어로 된 치킨 이름은 거침없이 술술 외울 정도로

치킨 마니아이다.

이런 유이의 꿈은 세상의 모든 치킨을 맛보는 치킨왕이 되는 것이다.

 

 

치킨 업계 1위 '냠냠 치킨'의 남봉원 회장이 글로벌 시장에서 마스코트가 될

황금 닭 선발을 위한 <천하제일 치킨 쇼>를 열었다.

쇼에 참가하는 닭은 모두 101마리, 거기에 치킨쇼 평가단으로 활약할 어린이를 뽑는데

치킨 상자 속에 숨겨진 행운권을 가진 어린이가 평가단 자격이 주어진다.

 

그런데 왜 100마리도 아닌 101마리일까?

살벌한 글로벌 경쟁 시대에 백 퍼센트 노력으론 부족하며

백 퍼센트를 뛰어넘는 백 일 퍼센트 노력만이 최고를 만드는 법이라는

남봉원 회장의 철학에 따라 101마리가 후보에 오른 것이다.

 

받아쓰기 백 점 받은 날, 줄넘기를 연속으로 오십 번 성공한 날에만

치킨을 먹을 수 있는 유이로서는 평가단 행운권을 받을 확률이 희박했지만,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지는 법! 가까스로 유이는 천하제일 치킨 쇼 어린이

평가단으로 참여하게 되고 무대에 오른 수 많은 닭 중 마지막 번호를 단

일공일호 닭에 끌리게 된다. 매 라운드를 거치며 열렬히 응원하게 되는데...

 

일공일호를 제외한 나머지 백 마리의 닭들은 철저한 관리를 받은

'냠냠 양계장' 출신이었고 일공일호는 시골의 허름하고 비좁은 닭장 출신이었다.

스펙으로 보면 보잘 것 없는 일공일호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언젠가 다가올

멋진 미래를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그 기회를 천하제일 치킨쇼가 안겨 주었다.

 

최고의 황금 닭이 되기 위한 매 라운드 치열한 서바이벌은 세대를 불문하고

우리네 현실, 아이들의 입시 전쟁, 어른들의 빡빡한 사회생활이

오직 최고를 뽑기 위해 경쟁하는 닭들과 다르지 않아서 씁쓸함도 함께 느껴졌다.

 

제목에서 스치는 가벼움과 달리 내용은 푹 고은 삼계탕처럼 깊이가 있었다.

 

"아빠가 그러는데 성공하려면 남들보다 두 배는 앞서가야 한대."

"만화 영화도 두 배속으로 보면 결말을 빨리 알 수 있어.

그렇지만 재밌는 대사를 다 놓쳐서 결국엔 다시 봐야 해.

너도 좀 천천히 공부할 필요가 있어."

 

유이와 건우, 아이들의 대화에서도 웃픈 현실이 녹아 있었다.

 

동화이지만 어른들이 읽고 더 깨닫게 될 구절이 많은 이야기다.

그렇다고 시종일관 무겁고 삐딱한 시선이 아니라 냉철한 비판과 함께

치킨 쇼 서바이벌의 익살과 재치, 유이의 일상 속 엉뚱함과 발랄함이

잘 버무러진 반반치킨과 같은 밸런스를 엿볼 수 있었다.


176쪽 내용의 동화는 유쾌하고 재미있다.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치킨, 닭에 대한 이야기라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동화이다.

스토리만으로도 충분히 흡입력이 있지만, 치킨에 치킨무가 진리인 것처럼 김무열 작가의

그림이 찰떡 같이 조화를 이루어 책을 펼친 순간 마지막 페이지를 만나게 된다.

많은 아이들이 읽고 재미와 감동을 느껴봤으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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