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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집은 켄타 별 ㅣ 리틀씨앤톡 모두의 동화 12
윤혜숙 지음, 윤태규 그림 / 리틀씨앤톡 / 2019년 12월
평점 :
<내 친구 집은 켄타별>

아무도 날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아 들고, 가장 가까운 가족마저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을 때......어떤 기분이죠?
이 소설집의 주인공들은 저마다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모두 '외로움'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 두 편 <조는 도서관>과 <박물관 아이>에는 좋은 환경에서 극성인 엄마의 케어를 받으며 살아가는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요.
다음 두 편 <척척박사 도비>와 <내 친구 집은 켄타 별>에는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 나옵니다.

<조는 도서관>의 주인공은 눈뜨자마자 엄마가 갈아준 브로콜리 주스를 마시고, 체력관리를 위해 러닝머신을 뛰어야 하죠. 게다가 학교 수업이 끝나면 학원순례가 시작되는데, 학원스케줄도 엄마가 짜준대로이고, 심지어 학원 동선도 엄마의 문자로 통제됩니다. 그야말로 '관리'받는 아이인셈이죠. 스카이 대학에 진학해서 돈 많이 벌어야 행복해진다는 엄마의 신념에 끼워맞춰 살아가는 아이의 소원은 다름 아닌 실컷 잠을 자는 것입니다.

두 아이들은 각각 피아노를 칠 때, 그림을 그릴 때 행복감을 느끼지만, 꿈을 쫓아 사는 일이 허락되지 않습니다.
두 아이 모두 괴로운 현실을 뒤로하고 상상의 세계를 그리는데요. '조는 도서관'에서 주인공은 그 동안 밀린 잠을 몰아자며 평안함을 느끼고, 읽고 싶은 책도 마음껏 읽어보는 호사를 누립니다. 두번째 소설 속 주인공은 조선시대 화가 김홍도를 만나 그림을 그리는 이유에 대해 고민하고, 화가의 열정을 느껴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꿈이 너무 막연했고, 현실의 도피처일 수도 있었다는 깊은 깨달음을 얻게 되지요.
다른 두편의 주인공들은 가난, 부모님의 부재 때문에 소외된 아이들입니다.
<척척박사 도비>의 주인공은 철거예정지 비닐 하우스에서 살아가고, 이 때문에 반 친구에게 놀림을 당합니다. 게다가 컴퓨터를 쓸 수 없어 숙제를 못해가고 속이 상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바로 그 때 도비를 만나 풀에 대한 소상한 정보를 듣게 되고, 도비가 알려준 내용에 그림을 더해 제출한 과제로 큰 칭찬을 받게 됩니다.
<내 친구 집은 켄타 별>의 주인공도 부모님의 돌봄을 받지 못하고 혼자 시간을 보내다 켄타별에서 온 외계인이라고 생각하는 아이와 놀이터 친구가 됩니다.
주인공은 친구 덕분에 외로움을 잊고, 누군가를 믿고, 도와주는 소통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지요.
아이들은 누군가의 손길을 느끼고, 보살핌을 받으며 자신을 발견하고, 꿈을 찾아가게 됩니다.
서로 다른 환경의 아이들을 배치시킴으로써 외로움의 문제가 환경에서 오는 것이 아님을 알게 하고, 관심과 사랑은 모든 아동들에게 필요한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 내 말을 들어 주고 내 편인 친구를 갖는 건 정말 근사한 일이에요. 누군가에게 그런 친구가 되어 주는 건 더 멋진 일이고요.
어때요, 지금 해 볼래요?"
지치고, 외로운 주인공들에게 손 내민 친구들!
힘들고 지친 아이가 숨통이 트이게 도와주기도 하고,
꿈을 향해 가는 일이 어떤 것인지 깨닫게 만들어주고,
가난한 환경에서도 꿈을 향해 전진하도록 도와주고,
서로의 외로움을 눈치채고 안아주는 친구, 그런 친구

저자가 책 속에 그린 네 명 친구들의 따뜻한 모습입니다.
필요한 건 거의 갖춰져 있는 환경의 아이들이나 무엇하나 제대로 된 게 없는 상황의 아이들 모두 마음 속에 채워지지 않는 허기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을지 모릅니다.
저자의 이야기처럼 아이들이 서로에게 '친구'가 되어 주면서 온기를 나누는 걸 희망하는 마음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