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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3 ㅣ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3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쟈쟈 그림,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 2019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3>
출간즉시 베스트셀러! 어린이 판타지 1위!
화려한 수식어를 가지고 어린이 독자들을 사로잡은 책,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 시리즈 입니다.
1편을 읽자마자 다음편을 읽고싶다는 아이들의 요구에 서점에 가서 구해왔던 책이라 더 기억에 남아 있는데요.
1,2편이 나온 후 몇 달 여 시간이 지난 후에 3,4편이 동시에 출간되었어요. 기다렸던 만큼 아이들이 책이 오자마자 반색을 하며 읽어 나가더라고요.
독자 리뷰 중에 "책 안 읽던 애가 걸어가면서 읽는 모습에 눈물이 났어요."라는 글이 있던데, 전천당을 읽는 아이들 모습을 지켜본 부모님들이라면 동감하실 이야기이죠.
저희 집 두 아이들도 책 읽는 동안 엄마가 부르는 것도 몰라서, 책을 빼앗아 밥을 먹이고, 재우기도 했으니까요.
서론이 길었네요.
그럼 이 책의 어떤 점 때문에 아이들이 쏙 빠지는지 알아봐야겠죠....

우선 '전천당'에 대해 부연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요.
'전천당'은 하늘이 내려 준 동전을 받는 가게라는 뜻이래요.
가게 주인 베니코가 뽑은 오늘의 동전을 가진 사람은 전천당에 손님으로 초대?되어 자신의 고민을 해결해 줄 마법의 과자를 살 수 있어요.
전천당에 가고 싶다고 아무나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전천당에서 과자를 산 적이 있더라도 원할 때 다시 찾아갈 수도 없답니다.
그래서 베니코에게 초대 되었다는 표현을 써봤어요.
"놀라서 휴대 전화로 현재 위치를 확인해 보았다. 휴대 전화 화면에 지도는 나왔지만 동네 이름이나 주소는 뜨지 않았다."
"오래되어 보이는 가게였지만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탐나는 과자와 작은 장난감 들이 가게 앞에 주르르 놓여 있었다."

전천당의 마법과자와 장난감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물건인데요.
주인공이 처한 상황과 해결의 실마리를 내포하고 있는 이름을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인연 주먹밥>, <운을 시험하는 콩알 과자>, <취업 캔디>, <반짝반짝 별사탕>, <모아 만주>, <럭키 쿠키>, <금전운 사과>, <운세 뽑기 젤리> 등 이름만 보아도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 지 예측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요. 그래서 독후활동으로 아이의 소원과 좋아하는 음식을 합쳐서 전천당 과자 네이밍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동생이 내 신하가 되는 쿠키' 이런 식으로요 ㅋ
하지만, 이 마법과자는 소원을 들어주는 신기한 힘이 있지만, 과자가 전적으로 손님의 운명을 좌지우지 하지 못합니다. 전천당을 만난 것이 행운인지 불행인지는 과자를 구입한 자신에게 달려 있거든요. 저는 이 점이 매력적이더라고요. 신기한 힘, 내 소원을 들어줄 대단한 힘 때문에 수동적으로 끌려 가는 게 아니라 마법의 효력을 쓸 것인지 말 것인지 본인이 결정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결과도 자신이 감내해야 한다는 점 말이에요.
운명의 상자를 열 것인가? 말 것인가?
예를 들면 첫번째 이야기 <자장자장 모나카>에서 악몽 때문에 잠을 못자고, 시름시름 앓고 있는 딸아이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주인공 앞에, 베니코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딸아이의 악몽을 단번에 사라지게 해 줄 과자 <자장자장 모나카>를 추천해 주지요.
그런데 여기서 멈추질 않고, 또 다른 과자 <역습 진저에일>을 소개합니다.
딸아이가 고통을 당하고 있는 건 누군가의 저주 때문이고, 복수를 원한다면 이 과자를 선택하면 된다고 말하면서요.
주인공은 <자장자장 모나카>말고, 베니코의 다른 선택지를 보고서는 저주를 내린 이에 대한 분노에 휩싸이며 어떤 걸 선택할지 고민합니다.
이렇게 베니코는 운명을 바꿀 힘을 주면서 동시에 선택을 하게 하죠. 그리고 그 선택이 자신의 욕심에 의한 것이라면, 그에 맞는 불행한 결말을 맞게 되고, 반대로 양심에 근거한 옳은 선택이라면 고통스러웠던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우리 전래 동화에서 늘상 보아왔던 '인과응보' 스토리이지만, 전천당의 이야기는 판타지라는 장르답게 굉장히 흥미롭게 전개되는 걸 느낄 수 있어요.
교훈이 강조된 여느 동화와 비슷하다면 아이들이 그렇게 빠져들지도 않을 테니까요.

게다가 3편에는 전천당 말고 경쟁 업체ㅋ '화앙당'이 등장하면서 이야기 구조가 더 치밀해지고,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되었는데요.
아까 소개해드린 에피소드에서 딸아이에게 저주를 내렸던 누군가가 바로 이 '화앙당'에서 '저주 지푸라기 인형 과자'를 구입한 거였고요.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프롤로그에서 화앙당의 주인 소녀가 등장해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을 알리고, 에필로그에서는 전천당 주인 베니코와 화앙당 주인 요도미가 만나 대화를 하는 것으로 끝을 맺습니다.
"당신은 운을 팔지. 그게 진짜 행운이 될지, 아니면 불행이 될지는 과자를 산 손님한테 달렸어. 나로서는 그건 너무 불친절해. 기분 나빠. 구역질 날 것 같다고."
전천당의 영엽방식에 불만을 품고, 사람들의 나쁜 마음을 활성화시킬 과자들을 판매하는 요도미에게 전천당 주인 베니코는 일침을 놓습니다.
"앞으로 혹시 저희 전천당의 과자가 화앙당의 과자를 파괴하는 일이 있더라도 원한은 품지 마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야기를 마치고 서로 다른 어둠 속으로 향하는 두 주인공들을 보며 4권에서는 더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면서 이야기가 흥미진진해 질거란 사실을 예상할 수 있어요.
골치아픈 일에 휘말리고, 현재 상황이 너무 불만족스러울 때......... 사람들은 다른 현실을 꿈꾸곤 하지요.
전천당의 마법과자는 사람들의 이런 심리를 이야기로 표현하고 있어서 판타지 임에도 더 깊이 공감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마법 과자를 먹고, 원하던 일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아니면 전혀 예측 못했던 또 다른 상황에 처하기도 하는.......
버타이어티한 우리 인생을 간결한 에피소드 속에 쏙 넣어놓고, 다양한 감정과 마주하게 하는 베니코의 전천당 속으로 신비하고 즐거운 여행을 떠나보세요~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