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 에프 그래픽 컬렉션
닉 아바지스 지음, 원지인 옮김 / F(에프)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라이카>




구 소련의 두번째 위성, 스프트니크 2호


위성 발사의 과학적 가치가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 기억속에 강하게 남아 오늘날에도 회자되고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최초로 생명체가 우주공간에 보내졌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사람들의 관심이 우주로 향하던 시대적 배경과 과학의 발전 방향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희생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지만, 작가는 그래픽 노블 <라이카>를 통해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책의 말미에 인용된 올레그 가젠코의 말처럼, 스푸트니크 2호의 과학적 가치는 극히 미미했다. 1961년 4월 유리 가가린을 태운 최초의 유인 우주 비행에도 기여한 것이 거의 없다. 대단한 것처럼 보였던 선전 효과조차도 우주에서 죽음을 맞이한 라이카를 향한 격렬한 반응으로 인해 퇴색되고 말았다. 당시의 공식 발표는 라이카카 궤도에서 4일간 생존했다는 것이었지만, 사실 라이카는 스트레스와 우주 캡슐 내부의 과열로 인해 5시간도 안 돼서 사망했다."






굴라코에서 힘겹게 탈출하는 세르게이 파블로비치 코롤료프의 이야기




떠돌이 개 생활을 하다가 잡혀서 연구소에 가게 된 라이카의 이야기






연구소에서 비행체 탑승을 위한 개들을 돌보는 일을 하는 옐레나의 이야기




마지막으로 스푸트니크 2호의 발사 준비 과정과 발사, 그 후의 이야기



이야기 만으로도 충분히 극적 긴장감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스토리가 탄탄한 작품입니다.


그런데다가 스토리를 이미지로 완벽하게 구현해 놓아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까지도 드네요.




죄도없이 억울하게 수용소에 보내졌던 사건 때문에 기필코 당의 인정을 받아야 했던 인공위성 수석 책임자 코롤료프의 개인적 상황과, 2차 대전 이후 미국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던 소련이 사회주의 체제 유지를 위해 우주과학 기술의 발달을 선전해야 하는 국가적 차원이 맞물린 상황을 절묘하게 표현해 내고 있습니다.


사회주의 이념에도 동의하고, 국가에 헌신하겠다는 의지도 철저했지만 결국 라이카의 희생을 마주하면서 일을 포기하게 된 옐레나의 감정선은 이 책을 읽게 되는 독자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듯합니다.

라이카를 돌보며 정이 많이 든데다가 소모적인 싸움 때문에 희생되었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컸던 거죠.





우주에 쏘아보내진 스푸트니크 2호의 모습과 지구 대기권과 충돌해 파편이 되어버린 순간.









스푸트니크 2호 사건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념 때문에 희생되었던 코룔로프가 여전히 그 이념을 공고히 할 요량으로 라이카를 희생제물로 바치는 모순.


인간들의 이기심 때문에 우주로 보내져 사라져 간 라이카.


이념 대립은 사라졌지만 또 다른 이유로 여전히 대립하는 세계열강의 모습


<라이카>를 읽고, 긴박했던 냉전시대를 돌아보고 더 이상 '라이카' 같은 희생양이 만들어지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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