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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때리기의 기적 - 생각을 멈추고 여유를 찾는 뇌의 비밀
스리니바산 필레이 지음, 안기순 옮김 / 김영사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잠깐의 쉼이 더 큰 도약을 위해 필요할 때가 있다. 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우리는 이때까지 집중만이 일의 성과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이라 생각해왔다. 집중을 오래도록 하지 못하면 우리에게 문제가 있는 것처럼 느끼게끔 만들었다. 물론 집중을 하면 목적 달성에 있어서 좋다. 하지만 저자 필레이의 말대로 한 가지에 너무 몰두해버린 나머지 다른 것들을 보지 못하게 된다. 어떤 창작물들은 만지작거림에 의해 만들어졌다. 뇌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늘 집중하라고 들어왔지만 사실상 뇌를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만지작거리는’ 행동이 필요하다. 집중하려 애쓰기보다 비집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비집중하는 능력이 향상될수록 내가 가진 잠재력이 더욱 발휘될 수 있다. 집중과 비집중이 뇌에서 하나의 리듬이 되어 일상의 균형을 만들어 준다. 자신만의 리듬이 만들어지면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나 다양한 상황에서 여유롭게 대처할 수 있다.
성과 중심의 사회에서 결과는 중요하다. 우리는 그 최상의 결과를 도출해 내기 위해 집중하려고 애쓴다. 하지만 저자가 누누이 말하듯, 그런 조바심에 연연하여 내내 일을 잡고 있는 것보다 15분 정도 쉬어가는 것이 나의 결과를 위해서도 좋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동안 너무 내려놓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몸도 마음도 쉬어야 다시 일어설 수 있듯이 뇌 또한 그렇다. 그리고 그것을 아까워해서도 안 된다. 그때 내가 했던 낙서들이나 공상이 내게 축적되어 있던 짐들을 풀어버릴 수 있는 간단한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집중할 때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들이 갑자기 딱하고 나타날 수 있다. 나의 뇌를 쉬게 하는 방법들은 우리도 아주 쉽게 할 수 있다. 설거지하기, 샤워하기, 청소하기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러한 논리를 알게 되었을 때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 또한 뇌가 비집중할 때 아이디어를 얻은 경우가 많았다. 집중보다 비집중은 창의력을 증진시키는 데에 더 도움이 된다.
‘우리에게 똑바로 서도 쓰러지지 않게 몸을 받쳐주는 육체의 무게중심이 있듯 심리적 무게중심도 있다.’_125쪽
마음가짐 또한 중요한데 자신을 믿는 마음과 긍정적인 사고가 나의 미래에 영향을 끼친다. 조너선과 같이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과 실패에도 무너지지 않는 비법은 이러한 마음가짐에서 비롯된다. 또 이것은 비집중하며 뇌를 가동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집중하지 않으면 모든 것들이 잘 해결되지 않으리라는 강력한 믿음이 있다. 그러나 책을 보면서 그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앞서가기 위해서 하나를 내려놓고, 다시 돌아보는 것도 나에게 도움이 된다.
‘모든 얽매임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만능 해결책은 없다. 하지만 가능성 사고방식으로 무장하면 방랑하는 정신에 활력을 불어넣고, 아이디어와 감정을 만지작거리면 자신에게 주어진 선택 사항을 가장 생산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_213쪽
가능성 사고방식은 이처럼 내가 절벽에서 떨어질 때 밑에서 받쳐줄 쿠션 같은 존재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뇌가 겪는 경험에 따라 만들어 낸 알고리즘에 영향을 끼친다. 또한 자신만의 방향성도 중요하다. 마음가짐은 뇌가 알고리즘을 만들어 내는 데 있어서 무게중심이 된다. 무조건적으로 낙관적인 사고는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하지만 가능성 사고방식은 이와 다르다. 가능성을 생각해두고 그에 대해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낸다. 직관 또한 이에 해당된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직관은 우리가 느끼지 못하지만 그동안의 뇌가 만들어 놓은 또 하나의 알고리즘이다. 그래서 비집중 모드는 직관 또한 결정 요소 중 하나로 인정한다. 집중은 이성적으로 생각해야만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비집중 모드는 그렇지 않다.
‘물에 항복하고 둥둥 뜨도록 자기 몸을 물에 맡겨야 비로소 수영을 할 수 있듯 자유에 따르는 가벼움에 항복해야 비로소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짐이 되기 전에 지나친 무거움을 덜어내라. 선택권은 자신에게 있다.’_288쪽
저자는 마지막 비집중 선언문에서 인간의 모순과 실수에 대해 스스로 깨닫게 될 때, 혼란스러워하지 말고 받아들이라 말한다. 또한 자신을 용서하여 재충전의 과정을 거치라고 말한다. 우리는 그동안 집중하지 못해 안달 난 사람들이었으며, 집중만 하다 일어난 실수들에 너그럽지 못했다. 따라서 자신에게 관용을 베풀 필요가 있다. 또한 뇌에게도 쉼을 주어야 한다. 명상과 만지작거리기를 계속하다 보면 어느새 우리가 꿈꾸던 우리보다 더 멋진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끊임없이 만지작거리도록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