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전쟁실록 - 전쟁이 바꾼 조선, 조선이 바꾼 세계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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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패권을 잡을 것인가, 조선전쟁실록-

 

 고려부터 조선까지 한반도는 강대국들에 의해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야만 했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흔히 한 두 줄로 넘어갈 왜구의 침입은 당시 고려와 조선에게는 골칫덩어리였다. 고려와 조선의 역사를 훑어보면 전쟁과 떼어놓을 수 없다. 또 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 한반도에 나타났던 전조증상들까지 이 책은 짚어준다. 전쟁은 지도자의 결심에서부터 이뤄지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 결심에 있어서 주변의 상황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그 당사자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도 승패가 갈린다. 우리가 흔히 아는 광해군과 인조가 그렇다. 당시 명에 대한 사대주의가 강했기에 광해군의 전략은 대신들에게 탐탁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역사가 알려준 결과는 광해군의 전략이 더 효율적이었다는 점이다. 이처럼 나는 임진왜란 때의 신립, 김성일 등 한 사람의 잘못된 판단으로 국가의 기세가 흔들리는 역사를 보았다. 한 나라의 왕과 그를 따르는 대신들에 의해 국가가 좌지우지되었다. 선조, 인조, 광해군, 흥선대원군의 정치를 보면서 지도자의 판단력이 정말로 수많은 백성을 살리고 죽일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이렇게 험한 요새가 있는데도 지킬 줄을 몰랐으니 신립은 머리가 아주 모자라는 사람이었구나!”

이여송의 한탄처럼 조선에는 병법에 밝고 일본군을 상대할 지략을 갖춘 장수가 가장 절실했는지도 모른다.

 

 왜구와의 전투에서부터 신미양요까지 한반도가 겪어온 전쟁들을 보면서 사람의 중요성을 느꼈다. 전쟁은 단면적으로 보았을 때에는 무기를 들고 영토를 빼앗는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에는 외교의 한 부분이었다. 또 어떤 전략을 펼치느냐에 따라 작은 규모의 군대가 몇 만의 대군을 이기기도 했다. 적은 수로 맞싸워 이겨낸 전투들이 많았다. 이순신의 전투들은 거의 다 그러했고 사상자도 없이 몇 백의 일본 배를 물리쳤다. 더불어, 전쟁에 필요한 장비 또한 중요하게 작용한다. 한 명의 목숨이 소중한 상황에서 무기는 때로 이를 극복시켜주기도 한다. 책을 통해 판옥선, 거북선 등에 대한 여러 무기들을 상세하게 알게 되면서 전쟁 속 논리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미처 몰랐던 다양한 지식들을 알게 되었는데 그와 관련한 인물이 원균과 곽재우이다. 이순신과 원균의 관계를 더 자세히 알게 되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곽재우 또한 학창시절 의병대장으로 활약했다는 점만 알았을 뿐, 그와 관련된 역사적인 일화는 알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징비록과 여러 실록들을 인용함으로써 그 당시 역사 인물들의 말을 그대로 보여준다. 또한 여러 매체에 의해 다루어진 역사 인물에 대한 이미지가 사실과는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선조가 몽진을 떠난 것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었던 나에게 여러 외교적 상황을 보여주며 그것이 마냥 무책임한 행동으로만 볼 수 없단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좁은 땅에서 많은 강대국들이 한반도를 탐냈고 그만큼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엄청난 수로 몰아붙이는 군대들을 물리치고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의병, 백성들의 용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임진왜란의 3대 대첩 중 하나인 행주대첩도 그러했다. 또한 신식무기를 가진 일본군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조선군이 의병이 가세하여 다시 탄력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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