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자본론 - 얼마를 벌어야 행복해질까
다치바나 아키라 지음, 박재현 옮김 / 시목(始木)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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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소확행)이 유행이다. 나 역시 소소한 것에서 만족과 감사를 할 줄 아는 것은 행복을 느끼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방법이다. 그런데 이 책, <행복의 자본론>에서는 행복의 본질을 뜯어본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청년 실업률, 정리해고와 조기 퇴직에 내몰리는 중년, 준비도 없이 맞게 될 너무 긴 노후라는 냉혹한 현실 앞에서 갓 구운 빵 냄새나 가을 햇살 같은 소소한 행복 운운하면 문제가 해결될까?

(네이버 책소개 中)


 '소확행'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의 현실적인 기준이 충족되었을 때 가질 수 있다는 것. 그 '기준'을 이 책에서는 세 가지 자본으로 소개한다. 세 자본이 어느 정도 조화를 이룰 때 행복하다고 한다.


1. 금융자본(자유)


No Money, No Freedom


 돈이 없으면 독립할 수 없다. 예속되고 자유를 잃는다. 자유롭지 않으면 행복할 수 없다. 즉 행복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돈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얼마를 벌어야 할까? 이 책에서는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를 구체적인 수치로 알려준다.


1) 연 수입 800만 엔(가구당 1500만 엔)까지는 수입이 늘어날수록 

   행복도도 커진다.

2) 금융자산 1억 엔까지는 자산이 늘어날수록 행복도도 커진다.

3) 수입과 자산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행복도는 변하지 않는다.



2. 인적자본(자아실현)

 하지만 인간은 금융자본만으로는 행복에 한계가 있다. 두 번째 자본은 인적자본. 즉, '일'이다. 인적 자본은 '수입'과 '자아실현'으로 연결된다. 그렇다면 어떤 일을 할 것인가? 이 책은 그 부분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는데, 미래 일자리에 대해서, 자아실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아주 재미있는 파트였다.


 사무직, 제조업 등 정형화(매뉴얼화)된 일이 '맥잡'이다. 반대로 일의 가치를 시급으로 계산할 수 없는 일이 '크리에이티브 클래스'인데, 이것은 '확장성'의 여부에 따라 둘로 나뉜다.
 '영화' 같이 시간, 장소 등에 한계가 없는 것을 확장성이 있다고 하고, 그 일을 하는 사람을 크리에이터라 한다. 반면 '연극'은 극장의 규모, 공연 횟수 등에 한계가 있으므로 확장성이 없고, 이를 스페셜리스트라 한다.

 모두 나름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을 뿐, 더 좋고 더 나쁜 것은 없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등 이미 새로운 직업군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다른 어떤 직업들이 생겨날지, 미래의 나는 어떤 길을 가게 될지 생각해보며 읽었다. 이 외 직업 가치관, 일본의 업무상황, 신입직원이 스트레스로 자살한 사건 등 일본 노동 현장의 여러 모습들을 보여주는데, 한국과 너무 비슷했다.

저자는 결론을 이렇게 낸다.
① 좋아하는 것에 모든 인적 자본을 투입한다.
② 좋아하는 것을 현금화할 수 있는 적합한 환경을 발견한다.
③ 관료적으로 변한 조직과의 거래에서 수익을 얻는다.
간단하게 정리했지만, 용기가 꽤나 필요해 보인다.


3. 사회자본(유대감)


행복은 사회 자본에서만 얻을 수 있다. 166p


 앞에선 행복에는 세 가지 자본이 필요하다더니, 이제와서 사회자본에서만 얻을 수 있다니?
 금융자본, 자아실현은 모두 타인의 평가와 인정에 의존한다, 아무도 모르는 금융자본은 한낱 종이쪼가리일 뿐이고, 타인이 인정해주지 않으면 자아실현도 없다는 것이 저자의 의견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수긍하게 되는 말이다.

 저자는 사회 공간을 세 가지로 나누었다. 애정공간(가족, 애인 등), 우정공간(친한 친구+상사, 선후배 등), 화폐공간(화폐를 매개로 연결된 사람들).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는 애정공간과 우정공간에서 생겨난다. 따라서 저자는 사회자본의 최적의 조건을 이렇게 정리한다.

 강한 관계는 연인, 가족으로 최소화하고, 우정을 포함한 그 외의 관계는 모두 화폐 공간으로 대체한다.

 아주 소중한 사람들만 곁에 두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고, 관련 책이 쏟아지는 지금의 사회에서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내용이다.


▶결론

 이 책에서는 행복을 위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이렇게 정리한다.
① 금융자산은 분산투자한다.
② 인적 자본은 좋아하는 일에 집중 투자한다.
③ 사회 자본은 작은 애정 공간과 큰 화폐 공간으로 분산한다.


 뭐랄까, 엄청난 깨달음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순간의 행복이 영원할 것이라는 환상을 깨고 현실을 바라보게 하는 책이다. '행복'에 대해 조금 더 큰 그림을 그리게 된달까. 세 가지 자본과 소확행이 조화를 이룰 때 행복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소소한 만족감보다 조금 더 근본적인 해결책(시야)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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