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우드는 진심으로 터너의 충고를 따를 작정이었으나 자신의 다리를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잠시 동안 좌절감에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는 병동에서 닷새를 더 보낸 뒤 다른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수업과 노동을 하는 나날이었다. 이제는 그도 여러 면에서 여기니클의 아이들과 같았다. 침묵의 미덕을 받아들였다는 점도 포함해서.
할머니가 면회를 왔을 때, 그는 쿡 박사가 다리에서 붕대를 제거한 뒤화장실에 가려고 차가운 타일 바닥을 걸으며 무엇을 보았는지 말할 수없었다. 그때 비로소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본 엘우드는 할머니의 심장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런 일이 벌어지게 만든 자신에 대한 수치심 또한 견딜 수 없었다. 그는 이미 사리져버린 할머니의 다른 가족들과 마찬가지로 할머니와 아주 멀리 떨어져 살면서 지금 이 순간만은 할머니 앞에 앉아 있었다. 면회 날 그는할머니에게 잘 지내고 있지만 슬프다고, 힘들지만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은 이런 말을 하고 싶었다. "이 사람들이 나한테 이런짓을 했어요, 할머니. 이런 짓을 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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