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휴머니스트입니다
그렉 앱스타인 지음, 김진건.제임스 김 옮김 / 책과나무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종교를 두 개 가진 사람으로서, '신이 아닌 인본주의를 말하다'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자연스럽게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종교학과 신학을 공부한 저자가 인본주의를 어떻게 정의하고 풀어낼지 궁금했다.

통계적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무종교인이 절반 이상으로, 종교 없는 사람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이다. 이에 반해 미국은 17세기 초 영국의 청교도 이주로 시작된 나라답게 전통적으로 종교성이 강하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성경 위에 손을 얹고 선서하며, 미국 지폐에는 "In God We Trust"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또한 미국의 많은 유권자들이 정치인의 종교 유무를 신뢰의 기준으로 삼을 만큼 종교가 사회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내 여러 통계를 보면 무종교인(비신자, religious "nones")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30%에 육박한다고 한다. 이 흐름은 단순한 종교의 쇠퇴가 아니라 전통적 종교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삶의 방식이나 의미 추구가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이러한 변화를 인본주의라는 틀로 접근하고 있다.

이 책의 핵심은 비종교인 역시 '우리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라는 질문에 대해 긍정적이고 영감을 주는 답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종종 무엇을 믿지 않는지는 알고 있지만, 무엇을 믿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저자는 이 문제의 핵심을 '무지'라고 보며, 인본주의자로서 비종교인들은 인생의 모든 중요한 질문들에 대해 의미 있는 답을 찾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나는 무엇을 믿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온전히 공감하지는 못했지만, 그 질문의 출발점에 함께 서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느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갑은 꿈꾼다
하라다 히카 지음, 최윤영 옮김 / 모모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처음 『지갑은 꿈꾼다』를 접했을 때, 띠지에 적힌 "학자금 대출의 노예에서 조기 은퇴를 꿈꾸는 파이어족까지 『낮술』 작가 하라다 히카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라는 문구를 보고, 나는 이 책이 일상 속 소소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는 순간, 생각보다 묵직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고, 가볍게 읽힐 줄 알았던 책은 오히려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

이야기는 10만엔짜리 루이비통 지갑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평범한 가정주부인 하즈키 미즈호는 2년 동안 차곡차곡 모은 돈으로 오랫동안 꿈꿔온 루이비통 지갑을 마침내 손에 넣는다(심지어 M.H라는 이니셜도 새겨서!) 하지만 경제관념이 부족하다 못해 없는 남편의 카드 리볼빙 사건으로 인해 그토록 애써 마련한 지갑은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한 채 중고마켓에 내놓게 된다. 미즈호가 내놓은 루이비통 지갑을 중고로 구매한 미즈노 후미오는 술집 아르바이트와 FX 다단계 판매 일을 하고 있다. 그러던 중 중학교 동창인 노다 유이치로에게 속아 루이비통 지갑과 계약금을 모두 잃게 된다. 노다 유이치로는 평범한 직장인이었지만 우연히 주식 투자로 어마어마한 재산을 모았다는 남자를 보고 주식 투자에 손대기 시작한다. 회사 일도 제쳐놓고 투자에 빠져들었지만, 결국 주가 조작 세력의 희생양이 되고 빚더미에 앉게 된다. 회사도 그만둔 유이치로는 동창들을 만나 사기 행각을 벌이게 된다. 풍수와 운세를 소재로 작가 활동을 하던 헤비타와 마미(필명: 젠자이 나쓰미)는 '싸구려 지갑을 쓰는 남자는 평생 독신에 돈을 못번다', '구혼활동하는 여자는 핑크색 지갑을 써라' 같은 글로 인기를 얻는다. 각종 세미나와 강연을 돌지만 정작 자신의 삶은 공허하고 불안했다. 차기작을 준비하던 중 편집자에게 독자들을 위험한 방법을 유도하는 글은 그만두라는 지적을 받고 홧김에 벼룩시장에서 루이비통 지갑을 산다. 히라하라 마이코사이타 아야는 학자금 상환 문제로 힘겨워한다. 어느 날 아야가 학자금 상환 비법을 알려준다는 사이트를 발견하지만 불법임을 알고 두 사람은 겁에 질려 도망치다 헤비타와 마미를 만나게 된다. 이들은 에세이 취재 대가로 학자금 상환 개선 방법을 지도받지만, 코로나로 인해 투자 상황이 달라지면서 마이코와 아야는 각자 다른 길을 걷게 된다.

읽다 보면, 사실 하즈키 미즈호가 하와이에서 산 루이비통 지갑이 오히려 불운을 불러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 루이비통 지갑은 단순한 물건을 넘어 '돈을 둘러싼 어떠한 상황'을 상징하고,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어낸다. 비슷한 처지에 놓인 미즈노 후미오와 노다 유이치로는 전혀 다른 길을 걷는다. 그리고 히라하라 마이코와 사이타 아야는 서로 의지하다가도 결국 각자 다른 길을 선택하게 된다. 옮긴이(최윤영)의 말에서 "돈이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마주하는 우리의 선택과 태도가 인생을 바꾸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 책 속의 인물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되고, 그 선택이 그들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게 될까?

"그때와 글이 많이 달라졌네요 ···."
조심스레 묻자 그녀는 수줍은 듯이 웃었다. 인터뷰하는 내내 처음으로 보는 자연스러운 미소였다. - P28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케냐 야라 AA TOP #5 - 200g, 핸드드립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9월
평점 :
품절


여러 원두를 구매하다가 알라딘에서도 원두를 판매하길래 구매해보았습니다. 다른 원두들도 맛있어서 믿고 사는 원두였는데, 케냐 야라 AA라는 원두가 나와서 구매해보았습니다. 향이 좋고 다크한 맛이 너무 좋아요❤️ 알라딘 원두는 믿고 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