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회 - 나우주 소설집
나우주 지음 / 북티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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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와 사람 표지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에 대해 궁금한 책

안락사 로 책이 먼저 보였다가 안락사회네 했던 책

안랃한 죽음을 말하면서 사회적 약자를 제거한다는 책의 내용은 궁금증을 유발시켰다

오랜만에 엄청나게 빠져든 책을 찾은 거 같다!

안락한 사회를 위한 안락한 죽음

사회적 약자는 어떻게 제거 당하고 있는가?

작가는 초현실주의 작가라고 생각한다. 소설집이라고 하지만 이건 소설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현실이다. 사회적 약자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너무나도 현실적이고 비판적이다

그리고 너무 구체적인 묘사를 한다. 주인공의 삶이 그냥 그대로 보여진다

더 답답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다

<목차>

코쿤룸

집구석 환경 조사서

클리타임네스트라

기억의 제단

아름다운 나의 도시

조용한 시장

안락사회

봄의 시

토지문학상 수상작 「안락사회」 수록

영목문학상 수상작 「클리타임네스트라」 수록

첫 집필 시작 이후 16년 만에 펴내는 나우주 작가의 첫 소설집!

코쿤룸

책의 시작은 내가 원하는 주인공의 모습이었다. 디지털 매체를 잘 활용하고

내가 원하는 집에 재택근무를 하는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시작과 달리 책의 내용에서 보여진 주인공의 모습은 불안하고 갑갑했다.

"한 소년이 누에고치 속에 나방이 나오려고 애쓰는걸 보았대. 소년은 그 모습이 너무 딱하더래

그래서 칼로 구멍을 찢어주었지" 결국 나방은 얼마되지 않아 죽었고 나방은 누에고치에서 빠져나오려는 과정을 겪어야만

죽지에 힘이 생겨날 수 있게 되는 거야 라는 내용의 동화속 주인공의 오만한 동정과 선의에 분개했다는 주인공

그 소년의 모습이 주인공과 비슷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왜인지 모르겠다

집에 돌아와 누워 있으면 세상의 시계와 나의 시계가 달리 돌아가고 있는 것만 같았다.

현실의 시간은 기억을 품고 가기엔 숨가쁘게 빨랐다 - 42p

결국 주인공은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사는 것 같지 않은 모습들을 보다가, 현실을 바라보게 되는 것처럼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는 결말이었다. 진정한 삶을 살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일까?

집구석 환경 조사서

자신의 꿈이 우주비행사라고 발표한 민수 , 민수의 진로희망은 '정규직'이다.

우주비행사를 꿈꾸던 아이가 불과 2년 후 그 꿈은 정규직으로 변해있었다. 민수의 삶과 주인공의 삶이 다른 것은 없었다.

가정환경조사서를 작성하기 위해 위조하며 가정환경을 적었던 주인공

희망이라는 것, 그리고 진지했던 꿈은 현실을 담을 수 없다. 그게 현실이니깐, 현실은 꿈, 희망과는 다르니 말이다.

사회적 성공이나 기준 따위에 미련이 없다고 말하는 오빠는 많는 취업도전을 그만두고

알바를 시작했다. 현실을 즐기면서 살고 싶다는 말, 가정환경 조사서는 예나 지금이나 왜 필요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나마 지금은 개인정보, 사생활 보호 등의 목적으로 많이 줄어들었다고 하니 다행인 건가 싶기도 하다.

"이 세상엔 문제가 너무 많아. 아무도 네 고통을 느끼지 못해. 세상은 매일 바뀌고 시간은 빠르게 흐르지"

오중은 랩을 하고자 하면서 현실을 받아들인 래퍼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든다. 래퍼가 되고 싶지만, 현실도

꿈도 아직 가지고 있는 그런 사람일 것 같다.

클리타임네스트라

글리타임네스트라가 도대체 무엇인가? 하는 의문에 검색을 해보았다.

그리스로마신화에서 10년간 전쟁터에 나가 있는 남편과 그의 부재로 인해 겪었을 여자

‘클리타임네스트라’의 외로움과 성욕과 애정욕이 담겨있었다.

엘렉트라 콤플렉스도 아니고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도 아닌 나의 엄마에 대한 애정을 담은 내용이었다.

나의 엄마를 사랑하는 엄마를 잃고 싶지 않아 하는 행동들 그리고 불안이 가득 담겨있다.

남과 여라는 제목의 영화를 담아 이야기를 이어가지만 결국엔 클리타임네스트라의 내용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위의 두 작품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사랑은 오직 처한 환경과 상황 때문에 발생한다. 기껏 그런 동기로 시작되는 것이다

상황에 따른 사소한 대응들이 누적되고 있을 뿐이다

기억의 제단

나로 시작하여 너로 이야기하는 소설 구조를 가지고 있다. 소설 속 나는 나이며 너도 나이다

엄마는 신에게 무엇을 갈구하고 있을까. 어떤 기도를 하고 있을까. 무엇이었던 기도가 길어지는 만큼

너와 아버지가 서로 견뎌야 할 시간은 길어지고 있다

개의 살점이 뜯어진 만큼, 아버지의 살점이 뜯어진 만큼, 엄마의 치마가 찢어지듯, 접이식 칼을 주머니에서 꺼내듯

그만 이런 꼴로 살게 결정지어진 운명의 인간이 아닐까 하면서 오랫동안 너를 책으로 박제시켰다.

누군가는 존재의 근원적 아픔이 묻어져 내 소설에 있다고 한다 누군가는 운명에 대한 집요한 천착이라고 했다.

그들만이 진정한 나를 안다. 그럼 나는 나를 모르는게 맞는 걸까?

나는 너를 박제시키고 너는 책에서 살아있다. 이런 세상에 살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책에서 나는 살아있다.

기억의 제단이라는 말, 스스로 제단하기 위한 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제단을 바라고 적은 글인걸까

모르겠다

아름다운 나의 도시

죽도록 일하고 아껴봐야 월세를 계약한 직장인이 제가 살고 있는 월세 집을 소유하는 데는 10년이 넘게 걸릴 것이다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질수록 울적해지곤 했다.

누구는 부모를 잘 만나 날때부터 광이나 팔고 누구는 피박 쓰고 태어나고 그런 대책 없는 억울함 때문이었다.

누구나 욕망을 가지고 있으며 잘 살기를 바라는 그런 마음들이 적나라하게 보여지는 작품이었다.

허황된 꿈을 가지고 ‘나’의 내면 곳곳에는 부유층의 삶을 바라는 욕구, 바람, 슬픔, 희망 등이 담겨져있고

그 언저리 자극 받은 목적의식들 속에서의 씁쓸한 낭패감, 그리고 그런 삶에 대한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작품이다

안락사회

토지 문학상을 수상하였고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사회와 국가가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제거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굉장히 디테일하게 이야기를 꾸몄고 의도적으로 읽는 독자로 하여금 불편하게 만들었다.

안락사라, 안락사가 안락한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다시하게끔 만들었고, 계속해서 의심할 수 밖에 없게 했다.

우리에게 주어진 기한은 10일이었다.

그 안에 주인이 찾아오거나 누군가에게 입양이 되어야만 죽음을 모면할 수 있었다.

"저 아래 평지엔 잠금장치가 달린 녹슨 창살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되어있었다.

개들은 제 구역 안에서 좁은 공간을 두고 자리다툼을 하고 있었다."

철망에 갇혀 내내 생각했다. 왜 날 가둔거지, 저들이 뭐길래, 내 삶인데, 저들이 뭐길래....

사회적 약자를 개로 표현하면서도 개의 시선인데 사람을 생각하게 만드는 그리고 원치 않는 죽음을 맞이하는 것

결국 개는 열등한 존재였던, 사회적 약자였던 사람들의 삶을 다시금 표현한다고 느껴졌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작가의 해설을 보았다. 그리고 나니 책의 내용이 다시 보였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책을 다 읽고 나면 작가가 쓴 의도나 해석을 통해 책을 다시 읽게 만든다는 것이다

내가 이해한 바가 맞는지도 생각해볼 수 있는데 작가의 의도가 어떻든 내가 느끼는 작품의 해석은 또 달랐다

해설을 해주는 책이라 더 구체적으로 상상하게 되고 해설을 읽어보고 나서

또다시 천천히 읽어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짧은 소설로 구성되어있으며 작품별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들이 잘 녹여져있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으며,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서평이 담겨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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