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 - 영화관 소설집 꿈꾸는돌 34
조예은 외 지음 / 돌베개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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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소설집이라는 이 책

최근들어 영화관 가지 않았던 나에게 영화관에서 펼쳐지는 일곱편의 이야기라는 글은 너무나도 읽고 싶게 만들었다.

조예은, 윤성희, 김현, 박서련, 정은, 조해진, 한정현

7명의 작가가 쓴 청소년 문학이자 소설이다

책에서는 우리가 사랑하는 공간, 따뜻한 공감, 빛나는 성장이 상영되는 우리만의 영화제라고 표현하였는데 짧게 단편 모음으로 나오는 책이라 읽기가 편해서 좋았다

이 책은 <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는 도서관 소설집 <캐스팅> 영화관 소설집이 세트이다

기회가 되면 더 잉상 도토리는 없다는 책도 읽어보고자 한다

차례

조예은 | 캐스팅

윤성희 | 마법사들

김 현 | 믿을 수 있나요

박서련 | 안녕, 장수극장

정 은 | 사라진 사람

조해진 | 소다현의 극장에서

한정현 | 여름잠

캐스팅

장하준이라는 연기잘하고 잘생긴 무명배우를 보며 

"세상을 살아가는데 실력 혹은 열정이 결과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슬펐고 운이 집작보다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사실이 억울했다"

기주영 이라는 역할을 맡은 배우 정하준과 정하준이 맡아서 연기한 기주영은 실제로 다른 존재. 

기주영은 영화 속 인물이라는 사실, 모든 삶이 러닝 타임 두시간 짜리에 불과했다는 것에 슬픈 조연의 이야기에 "대부분의 주인공들은 영문도 모른채 무지막지한 일에 휘말린다 그냥 삶에 큰 위기 없이 대사 한 두 마디 던지고 퇴장하는 조연이 좋다"고 대답하는 리라언니

주인공을 정하다보면 종종 다른 인물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 조연들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썼다는 조예은 작가

영화관 내 한번쯤은 상상해봤을 이야기, 그리고 생생하게 그려지는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이야기 속에 빠져드는 기분이 들어 영화관에 온 듯 했다

마법사

후드티의 모자를 벗지 않고 푹 뒤집어 쓰고 다니는 아이 성규, 뒤꾸무치가 내려오지 않아 까치발로 걸어야 하는 아이 민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두 아이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가출 후 서로의 삶을,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돌본다. 

"애쓴다","그만 애쓴다" 할머니의 말을 담은 저 애쓴다는 말이 그렇게 슬픈말로 들리는 지 모르겠다. 

믿을 수 있나요

AI와 함께 살아가던 산호네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책의 시작부터 너무 신선했다. 심리상담 전문 AI인 선샤인, 산호네 가족들과 함께 산 지는 8년 차

그 선샤인이 AI포비아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했고, 강간살인인지 기물파손인지에 대해서 반짝 논하다가 잊혀졌던 이야기를 담았다. 인간들은 유가족으로 가족이었던 AI선샤인의 죽음이라는 것에 슬퍼하는 이야기다.

"누구도 억울하게 유가족이 되지 않게, 죽기 전에 죽음이 되풀이되지 않게 해야지"

AI와 함께 하는 삶에 일어나지 않은 일이나 존재하지 않은 대상을 머리속으로 그려본다는 작가의 말에 정말 일어나지 않는 일이란 것이 있는지 생각해보았고, 무서움을 느꼈다. 그리고 일어날 것만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한 사람의 죽음은 한 사람의 삶과 연결되어 있다. 민이 손을 내밀어 자신을 어둠의 출구로, 빛의 입구로 이끌어 가 주길 바랐다. 

그러니까 죽기 전에. ―84p

안녕, 장수극장

할아버지는배우를 꿈꾸던 할아버지가 꿈을 이루지 못한 아픔에 작은 극장을 만들었다. 아들의 이름을 따 아들만큼 소중하다는 의미인지, 장수 오래살라고, 긴 수명을 지으라고 만든 이름인지 모를 장수극장에 관한 이야기다. 극장이 없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한 작은 도시에서 자라는 청소년을 떠올리며 적었다는 작가의 말에 극히 공감했다. 논과 밭이 많지는 않지만 극장은 버스를 타고 20분이나 가야한다. 30분 기차를 타면 가까운 도시로 향할 수 있는데 누가 작은 극장을 가는가 생각하면서도 조용히 혼자있고 싶을 때 가면 정말 10명 내외의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있다. 그런 마음인 극장이 사라진다고 하니 서운하니 심심한 상황이 될 것 샅다. 작은 영화관이 열리지만 우리 동네도 점점 작은 동네를 기준으로 카페만 주구장창 생기고 있다. 소중한 공간들이 많이 지워지기도 하고 새로운 공간들이 생겨나기도 한다. 책에서 장수극장을 끝으로 마무리하니 아쉬워지는 마음이었다.

사라진 사람

영화를 보러갔는데 영화관에서 사람들이 사라진다. 

"네가 그렇게 믿는다면 그게 실제현실 인거야 내가 무엇을 봤는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네가 무엇을 믿는지가 중요한 거야"

실종자 가족/ 출근한다고 나갔던 아빠가 사라졌다. CCTV어디에도 나오지 않았고 휴대폰도 신용카드도 사용하지 않았다. 사라진 아빠는 나의 정체성 그자체가 되었고, 나를 둘러싼 모든 대화가 정체성 주변을 맴도는 것 같다. 영화관에서 사라지는 사람들의 궁금해 영화관을 찾는 이야기

"필름은 굉장히 짧은 시간에 지나가서 보통 사람들은 이 장면을 봤다는 것을 잘 모를 거에요 하지만 무의식엔 남아있겠죠"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나오면 매번 다른 기분이 드는 작가의 느낌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리고 점점 사라지고 있는 극장에 대한 생각도 느껴졌다

사실 저는 영사 일이 직업이기도 하지만 영화를 좋아하는 시네필이기도 해서 그런지영화 상영이 끝나면 모두 다른 사람이 되어 나간다고 생각하지만요.” “한 영화가 사람 인생을 바꿔 놓을 리가 없잖아요.” “영화는 사람 인생을 바꿔 놓기도 해요.” 162P

소다현의 극장에서

친하게 지내던 보육원의 봉사자 선생님이 내 엄마가 된다. 엄마는 제안을 했다 "스무 살이 될 때까지 안전하게 보호하고 공부를 돕는다. 아빠와 형제가 없지만 그 자리를 채워주겠다. 하지만 스무 살이 되면 그때부턴 양육의 의무를 내려놓고 8년동안 엄마하고 나머지는 친구를 하겠다"나의 엄마이자 친구가 되어달라던 엄마는 암 3기를 받고 요양원에 있다.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그날의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흘리는 엄마를 보는 나, 엄마의 희망이자 삶이였던 DVD모으기, 담배불이 큰 연기가 되어 삶의 전부를 잃고 희망을 잃을 때, 그때 다시 만나게 되는 윤지의 내용.

과학 수업이 끝난 뒤 책상을 정리하고 있던 한 아이에게 말을 건네기 직전, 떨리고 두려우면서도 끝까지 용감하자고 다짐했을 소다현의 한 시절이 스크린 위로 또 하나의 영화인 양 영사되고 있다- 201P

비혼이며 아이를 키운다는 백지선 작가의 용기와 이야기를 담아 쓴 소설이다. 소다현의 극장을 나도 가보고 싶었다. 

여름잠

사라진 영화관들. 그것을 찾아야해

전화로 흐린말을 하는 선배, 사라져서 이젠 눈에 보이지도 않는 것들을 찾으라니 당황스러운데 잃어버린 잠을 찾으라고 한다. 37년 만에 한국에 온다는 미국인의 사라진 영화관 찾기 투어에 안내를 받아 이야기는 시작된다. 무더운 여름잠을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을 하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나도 내 자신을 가둘 수 있는 가장 평화로운 방법은 잠이다. 사실은 잠을 못자긴 하지만 갇힌 상태의 잠을 자는 것만큼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소설에서는 삶을 잃어버렸던 것, 잃어버린 사람에 대한 것, 잃어버리고 잊고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했고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역사 속 사건들도 나왔다. 그리고 여전히 붙잡고 잠을 자지 못하고 꿈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담겨있었다. 영화관을 찾는다. 근데 잃어버린 잠을 찾는다고 한다. 잃어버린 잠을 잊지 않고 있어야 함을 또 깨닫게 된다

캐스팅이라는 책은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담기도 하면서도 짧은 소설 안에 교훈을 주기도 한다.

짧은 시간 내에 읽을 수 있는 책이며 잃으면서 생각도 하게 만들었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으며,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서평이 담겨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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