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으면서 그가 하고 있는 생각 중 일반 사람들도 하는 생각이지만, 두렵고 무서운 말을 찾았다.
"인간의 뇌는 스스로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테면 지금처럼 외부에서 들은 이야기에 대한 정보가 사실을 바탕으로 하지 않더라도 사실처럼 느끼는 거지"
가뜩이나 신경이 곤두서 있는 이기식이 내린 결과의 산물, 준비과정이 있었고, 나름의 노고도 있다. 결과를 보니 흡족했다.
생명체가 움직이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그 생명체가 자신과 연계성이 있는지는 관심밖의 일이다.
작은 것 하나에도 신경을 쓰고, 관리하며, 의도적이고 결과론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살피는 모습을 보이는 정신과의사의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세심하고도 아주 깊은 적막감을 주게 만드는 책이다. 책의 전개와 시선은 아주 빠르며 순식간에 압도하고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일상속에서 함께 지내는 누군가는 사이코패스일지도 모른다는 공포감과 불안감을 주면서도, 그가 하는 행동에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모습을 책으로 보면서 두려움에 갇히게 한다.
"사람들은 문득 홀로 있는 자신이 누군가가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곤 한다." 그게 실제이든 환영이든 상관없이 그 진실은 우리의 앞에 나타나며, 진실을 거부한 채 다른세계로 가 현 세계에 허우적거리며 방관자가 되어버리고, 또다른 타인으로 나를 바라보게 만든다.
상대가 의식하지 못하게 자연스럽게 몇 가지 제스처를 활용해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가며, 양해를 바라고, 상대의 실제적인 성격유형과 지적능력 등 같은 유용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다른 사람의 패턴을 파악할 수 있는 똑똑한 사람으로서 문제를 이끌어내고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인다. 똑똑한 사람이 더 무섭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