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한 장처럼 - 오늘을 살아가는 당신을 위한 이해인 수녀의 시 편지
이해인 지음, 오리여인 그림 / 샘터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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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수녀님의 신간 에세이 "꽃잎 한 장처럼" 이 출간되었다! 사실 나는 이해인 수녀님에 대해서 잘 모르는데 검색을 해보니 팬카페도 있으시고, 책도 쓰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수녀님께서 팬카페까지 있으니 얼마나 대단하신 분일까에 대한 궁금증도 생기게 되었다.




이해인 수녀님은 첫 서원을 한 지 54년이 되셨고, 만 77세를 맞이하며 작성한 "꽃잎 한 장처럼"은 '오늘을 살아가는 당신을 위한 시 편지'라며 이해인 수녀님의 신작 수 다수, 그리고 지난 2년간 일간지에 연재되었던 시 편지와 함께 이해인 수녀님의 일기 노트 일부가 들어가 있다. (2년간 작성했던 편지들과 함께하니 책은 빵빵하다)



나는 정말 딱딱한 책을 좋아하는데 역시 하드책이라 너무 마음에 든다. 거기에 책의 글씨가 커서. 깔끔해서 이 책은 읽기가 편했던 것 같다. 전반적인 책의 내용은 우리들에게 위로를 보내며, 시와 좋은 말들을 통해 스스로를 위로해주려한다.




수녀님 인상이 너무 좋아서 한참을 들여다 본 것 같다. 수녀님은 정말 많은 공부를 하셨고 많은 책을 내셨다. 그리고 표지가 마음에 든다고 했는데 알고보니 오리여인의 그림이였다. 역시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오리여인의 그림이였다. 나 나름 잘 찾아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태주 시인의 추천하는 글로부터 이 책은 시작되는데 수녀님과 나태주 시인이 동갑내기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통해 뭔가 수녀님과 가까워진 느낌이 든다. 수녀님의 건강을 걱정하며 수녀님의 책을 통해 위로와 치유를 받았으니 이제 수녀님이 기도를 받아야 할 차례라며 기도를 해주신다. 그 마저도 정말 걱정 가득하고도 따스한 말들이 가득하니 편안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꽃잎 한 장처럼, 꽃은 흩어지고 그리움은 모이며, 향기로 말을 걸고,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며, 필 때도 질 때도 있는 동백꽃처럼 꽃이 가지고 있는 많은 의미들 중 꽃잎 한 장처럼이라는 시에서의 말을 가장 잘 담고 있어 이 책의 제목을 정했다고 한다. 가장 마음에 담고 있는 꿈, 하고 싶은 말을 잘 대변해주는 시라고 생각하셨다고 했는데, 꽃잎 한 장 처럼이라는 시가 나에겐 조금 슬프게 다가왔다.


살아갈수록 나에겐 사람들이

어여쁘게 사랑으로 걸어오네

아픈 삶의 무게를 등에 지고도 아무렇지 않은 척

...

꽃잎 한장의 무게로 꽃잎 한장의 기도로

나를 잠 못들게 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

그들의 이름을 꽃잎으로 포개어 나는 들고가리라

천국에까지



한 편의 시처럼



오래오래 생각해서

짧게 쓰는 시



길게 늘렸다가

짧게 압축하는 시



짧을수록 오래 읽는

시가 좋았다

시처럼 살고 싶었다



저 시는 아마도 '굉장히 오래오래 오래 생각해서 썼던 시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가 짧아서 나는 읽는데 부담을 가지지 않아서 좋았다.



내가 나에게 1/ 내가 나에게 2



계속 잘하라고 힘을 내라고 거울 앞에서 내가 나를 안아준다.

파도를 보면 자꾸 기침이 나온다고 수평선을 향해서

일어서는 희망이 나를 자꾸 재촉해서 숨이차다고-



답답한 어둠 속으로 더 깊이들어가지 말고 잠시 저 자신을 위로하고 달래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적어본 편지라고 하는데, 그 편지가 어둠 속으로 고민 속에 빠지는 나에게 또다시 위로를 해준다. 시를 적었던 것, 시에 대한 의미가 적혀있어서 너무 좋은 것 같다. 시를 읽을 때 시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 있는 것들은 시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서, 좀 더 집중하게 만든다.



기도편지의 일부에서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성당이 나왔다. 왠지 모르게 수녀님과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시를 읽으면서 편안했던 것들이 더 편안하게 느껴지며 괜히 아는 지역, 아는 장소 나왔다고 친해진 것만 같은 기분이였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서 찔렸던 부분을 찾았다. 무의식속에 그냥 살아가던 내가, 생각이란 것을 하고 말을 할 때와 생각하지 못하고 미처 말이 먼저 나왔을 때를 후회하던 나에게 좋았던 구절이었다. 수녀님께선 말에 대한 격언과 시를 찾으셨고, 그에 대한 12가지 참회의 마음으로 용서를 청한다고 글을 적으셨다. 나 또한 이 참회를 보며 용서를 청해야 하는 것이 많았다. 특히, 가까운 사이라 하여 유머나 농담을 섞어 타인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을 수 있다는 것,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형식적으로 대한 것, 잘못한 것을 구차한 변명으로 대답한 것에 대한 것들이 머리 속에서 맴돌았다. 신중하게 충고하는 말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감정이 우선이 되는 말을 조심해야 함을 또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생활 속 작은 메모는 2021년 1월부터 적은 메모들이 12월 마지막을 끝으로 마무리가 된다.


메모에는 코로나에 대한 이야기, 주변의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 병으로 인해 어려움을 경험하는 이야기, 날씨 이야기, 바깥 풍경의 이야기 등이 적혀있다. 메모는 정말 일기와 같은 메모로 수녀님의 생각이나 감정이 많이 드러난다. 나는 시집이나 에세이에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 많이 들어간 책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냥 편안히 읽을 수 있고, 저자의 생각을 다시 내가 생각해볼 수 있으니 다른 사람의 생각을 엿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때도 있다만 이것 저것 가설을 세우는 것도 좋고, 생각없이 읽어보기도 좋아서 깊이 생각하지 않고 볼 수 있는 책에 요즘은 더 많은 관심을 둔다.


마음의 여유를 찾고 싶을 때, 생각없이 위로받고 싶을 때 추천하는 책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으며,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서평이 담겨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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